'청소파업' 중인 부산 서면거리 쓰레기 천지

입력 2015. 3. 15. 13:11 수정 2015. 3. 15.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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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진구 투기 악용되는 '전단신고제' 방치 지적 상인들 "보여주기식 쇼..근본대책 마련해야"

부산진구 투기 악용되는 '전단신고제' 방치 지적

상인들 "보여주기식 쇼…근본대책 마련해야"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15일 오전 10시 부산 최대의 중심가이자 유흥가인 부산진구 서면거리.

서면1번가 도로변은 밤새 뿌려진 각종 전단과 쓰레기로 뒤덮여 있었다.

식당 홍보부터 마사지 업소, 반라의 여성사진이 등장하는 낯부끄러운 퇴폐업소 전단, 나이트클럽 종업원 광고 등의 조잡한 전단들이 바람에 여기저기 흩날렸다.

담배꽁초는 수없이 떨어져 있었고 토사물에 각종 생활쓰레기까지 곳곳에 쌓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일요일 오전 서면거리를 찾은 시민들은 쓰레기 더미를 피해 걸었다.

보다 못한 상인들은 청소도구를 들고 임시방편으로 자기 가게 앞을 쓸었다.

서면복개로의 한 길가에는 '쓰레기 무단 투기 상습지역'이라고 경고문이 무색하게 커다란 비닐 봉투에 담긴 쓰레기 10여개가 아무렇게나 방치돼 있었다.

이날은 부산 부산진구가 밤이면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서면거리에 대한 시민 경각심을 일깨우는 차원에서 벌인 '청소 파업' 이틀째다.

부산진구는 2∼3주 전부터 서면거리 일대에 '이 거리는 국제도시 부산의 얼굴입니다. 제발 쓰레기 마구 버리지 맙시다'는 현수막을 내걸었지만 상인 대부분은 이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한 업주는 "인근 상가도 구가 청소를 일부러 안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데 지저분한 거리를 접한 외지인에게 서면 이미지만 실추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대구의 번화가인 동성로에서 자리를 옮겨 휴대전화 영업을 하고 있다는 한 업주는 "금연거리를 하는 동성로처럼 담배라도 못 피우게 해서 거리에 담배꽁초라도 없앴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흥가가 모여 있는 서면1번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3일 청소 안 하고 쓰레기 쌓인 모습이 대대적으로 보도되면 한 며칠은 쓰레기가 줄어들겠지. 근데 시간 지나면 또 그대로야. 결국 근본원인을 찾아야지, 청소 며칠 안 한다는 건, 행정적 쇼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부산진구는 최근 몇년간 합동단속반을 구성해 서면거리 일대의 쓰레기 무단투기를 강력하게 단속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담배꽁초나 비규격봉투에 쓰레기를 담아 버리면 각각 과태료 3만원, 20만원이 부과되지만 투기현장을 잡아내기가 쉽지 않다.

오리발을 내밀기 일쑤라 단속직원과의 다툼도 잦다. 그나마 단속직원은 현재 2명에 불과하다.

서면거리를 뒤덮는 주범인 전단은 거리가 살포되는 매수에 따라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유흥주점이나 나이트클럽 종업원 광고 전단은 일명 대포폰을 사용해 추적하기가 쉽지 않다.

설사 적발되더라도 과태료보다 광고효과가 더욱 커 전단 살포와 쓰레기 수거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한 업주는 "전단 광고판 등 전단과 비슷한 효과를 가진 홍보수단을 만들고 그 외의 전단 살포에 대해서는 더 많은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법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식당이나 업소가 홍보용 전단을 구청에 미리 신고한 뒤 배포하면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1천장을 배포하는데 신고금액은 5천원밖에 되지 않아 불법 살포에 악용되고 있지만 구는 이에 대한 정비나 손질 없이 정작 보여주기식 '청소 파업'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업소가 행인에게 배포한 전단이 다시 거리로 버려지고 있는 것이다.

부산진구 관계자는 "이번 '청소 파업'을 끝낸 뒤 '전단 배포 신고제'가 쓰레기 무단 투기에 이용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청소 파업'은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서면 거리에 대한 시민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차원에서 일부러 청소를 하지 않는 것이다.

지난 2012년 9월 10일 서면특화거리의 청소를 하루 동안 하지 않는 충격 요법을 시행한 이후 두 번째다.

부산진구의 '청소 파업'은 17일 오전 10시까지 계속되며 구청 직원 등을 동원해 쌓인 쓰레기를 한꺼번에 치울 예정이다.

win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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