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해, 너에게 반한 시간"..MBC '킬미, 힐미' 종영
지성·황정음 연기 찬사 이어져…온라인 열렬한 반응 속 골수팬 '미미' 모금운동까지
SBS '하이드 지킬, 나'에 완승…시청층 확대는 실패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MBC TV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가 아쉬움에 눈물짓는 '미미'들을 뒤로 한 채 12일 종영했다.
다중인격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는 온라인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으면서 수많은 '미미'(킬미와 힐미의 뒷글자를 합쳐 만든 팬 호칭)들을 만들어냈다.
드라마는 주연 배우 지성의 팔색조 연기 덕분에 한류스타 현빈 복귀작인 SBS TV '하이드 지킬, 나'를 가뿐히 제쳤다.
그러나 더 많은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데는 역부족이었고 중반 이후로 이야기 탄력을 잃었다는 지적도 받았다.
◇ '환상의 커플' 지성·황정음의 완벽한 하모니
'킬미, 힐미'는 다중인격 장애를 앓는 재벌가 자제 차도현(지성 분)과 정신과 의사 오리진(황정음)이 운명적으로 만나 사랑에 빠지고 둘을 옭아맨 20년 전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그렸다.
우여곡절 끝에 출연한 지성은 반듯한 차도현에서부터 폭력적인 신세기, 구수한 전라도 남자 페리 박, 어린이 나나와 마지막회에 공개된 미스터X까지 7개 인격을 능수능란하게 소화하면서 흥행의 1등 공신이 됐다.
내년이면 마흔인데다 얼굴 주름도 숨길 수 없는 지성이었지만 분홍색 교복과 깜찍한 머리핀, 분홍색 립스틱으로 치장한 여고생 요나로 등장한 모습도 거북스럽지 않게 느껴졌을 정도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인격별로 팬층이 나뉜 현상 또한 지성의 연기력을 증명했다.
KBS 2TV '비밀'에서 이미 지성과 훌륭한 호흡을 자랑했던 황정음 또한 본인의 장기인 몸을 내던지는 연기로 호평받았다.
◇ 온라인에서 승승장구…시청층 확대에는 실패
'킬미, 힐미'는 드라마 방영 전까지만 해도 같은 다중인격 소재를 다룬 동시간대 경쟁작 SBS TV '하이드 지킬, 나'보다 약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막상 전파를 탄 '하이드 지킬, 나'가 빈약한 이야기와 중심을 잡지 못한 현빈의 연기 속에서 3%대까지 시청률이 내려앉은 반면 '킬미, 힐미'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승승장구했다.
'킬미, 힐미'는 숱한 드라마 중에서도 유달리 충성도가 높은 팬들로 유명했다.
팬들은 차도현과 오리진처럼 아동학대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온라인 모금 운동을 벌였고 모금액 중 일부인 2천15만1천710원을 초록우산에 기부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낳기도 했다.
드라마 인기에 싱어송라이터 장재인이 부른 배경음악 '환청'이 각종 음원사이트 OST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 1월 7일 9.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로 출발한 드라마의 마지막 20회 시청률은 9.4%로 집계됐다.
8회(1월 29일 방송) 시청률이 11.5%까지 치솟았으나 시청률은 대체로 9~10%를 오르내리면서 큰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초반부에는 하나둘씩 등장하는 인격들의 현란한 캐릭터 쇼와 반전으로 시청자들을 붙잡았지만 갈수록 헐거워지는 이야기와 익숙한 전개로 더 큰 매력을 주지 못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시청률 수치와 상관없이 드라마는 온라인에서 큰 화제를 일으켰고, 지성과 황정음의 연기에 대한 찬사는 끊이질 않았다.
'킬미, 힐미'는 사랑을 통한 치유로 결론을 지었다.
"누구나 마음 속에 어두운 지하실이 있다. 외면하고 방관하면 그 어둠이 짙어진다. 용기 내어 내려가 불을 켜야 한다. 혼자가 무섭다면 누군가의 손을 잡으면 된다."(차도현 대사)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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