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출장 중 성추행에.. 난감해진 외교부

정상원 입력 2015. 3. 11. 21:22 수정 2015. 3. 11.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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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근무·출장 잦아 해마다 추문… 가해 의심 상급자 대기발령 조치

외교부가 잇따른 성추문으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외교부는 해외 출장 중 발생한 성추행 사건(▶본보 11일자 11면 기사 보기(http://www.hankookilbo.com/v/37b75b33587d4e53999b14bed5ed8ab2))과 관련, 가해자일 가능성이 제기된 상급자를 대기발령 조치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피해자는 지난달 말 과장급 공무원인 상급자와 아프리카로 출장을 떠났다 귀국 전날 자신의 숙소에서 누군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피해자의 요청과 철저하고 공정한 조사를 위해 가해자로 의심되는 상급자를 이미 대기발령 조치했다"며 "이번 일을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와 같은 사안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를 취하는 것이 외교부의 일관된 방침"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징계 등 관련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하지만 외교부 직원들의 성추문 논란이 이전에도 여러 차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2012년 외교부 과장급 직원이 인턴 여대생 관련 성추문으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되고, 아시아지역 공관 근무 외교관이 사무실에서 여직원을 성추행했다 강등되는 일도 있었다. 2013년에도 해외 공관에서 술에 취한 상급자에게 여직원이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충 상담 신청이 접수되기도 했다.

외교부는 잦은 해외 출장, 수년씩 해외 공관에서 남녀 외교관이 함께 근무해야 하는 여건 때문에 성 추문 사건이 터지기 용이한 구조다. 그러나 사건이 발생해도 피해자인 하위직 여성들이 불이익을 우려해 피해자 본인은 물론 외교부 자체에서도 함구로 일관하거나 사건을 축소시키는 바람에 문제를 키워왔다는 지적도 있다.

외교부는 이와 관련 다른 부처처럼 전 직원을 대상으로 매년 성희롱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과음을 권하지 못하도록 하는 공무원 품위유지 규정 등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런 사안이 재발하지 않도록 여성가족부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재발 방지 방안도 마련하겠다"며 "앞으로 관련 교육 및 복무기강도 확립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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