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폭행' 송도 보육교사 재판서 상당수 혐의 부인
언론에 공개된 폐쇄회로 TV 화면의 폭행 장면만 인정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식사 도중 김치를 남겼다는 이유로 네 살배기를 폭행해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인천 송도 모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첫 재판에서 상당수 혐의를 부인했다.
사실상 언론을 통해 공개된 폐쇄회로(CC)TV 화면의 폭행 장면만 인정하고 나머지 검찰의 공소 사실은 부인했다.
인천지법 형사9단독 권순엽 판사 심리로 26일 열린 첫 공판에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폭행 혐의로 기소된 보육교사 A(33·여)씨 측 변호인은 "(검찰 측 공소 사실 중) 일부 혐의를 부인한다"고 말했다.
A씨 측 변호인은 "피해자가 토해낸 음식물을 집어 먹으라고 말한 사실이 없다"며 "당시 아동을 때린 범죄 사실은 인정하지만 이런 점을 양형에 참작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당시 폭행 장면을 주변에 있던 다른 원생 13명이 보도록 해 정서적 학대를 했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서도 "전원이 목격한 것은 아니고, 보라고 지시한 적도 없다"고 맞섰다.
율동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한 원생을 발로 위협하고 다른 원생 2명을 바닥에 주저앉힌 뒤 다른 곳을 보게 해 정서적 학대를 한 점에 대해서도 행위 자체는 인정했으나 고의성이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3가지 혐의 중 사실상 원생을 때려 쓰러진 CCTV 장면의 학대 행위만 인정한 것이다.
A씨는 이날 검은색 뿔테 안경을 쓴 채 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했다. 피고인석에 앉아 재판 내내 고개를 들지 못했다.
A씨의 학대 행위를 막지 못한 혐의(아동복지법상 관리감독 소홀)로 불구속 기소된 해당 어린이집 원장 B(33·여)씨에 대한 재판도 이날 함께 진행됐다.
B씨 측 변호인은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달 8일 낮 12시 50분께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에 있는 어린이집에서 원생 C(4)양이 급식을 남기자 김치를 억지로 먹이고 뺨을 강하게 때려 넘어뜨린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A씨와 B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다음 달 19일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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