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방조제① 바다 위를 가르는 아름다운 길

2015. 2. 2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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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새만금방조제는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34㎞에 달하는 초대형 둑은 역사의 현장이자, 대체 불가능한 풍경을 선물하는 여행지다. 자연과 인공의 거대한 결합, 방조제와 섬의 기묘한 만남은 새만금의 풍경을 더욱 다채롭게 만든다. 바다 위에 그려진 길고 긴 선을 따라 새만금을 살펴본다.

새만금방조제의 시작은 전북 군산 비응항, 끝은 부안 변산반도다. 1991년에 착공해 완성하는 데 만 20년이 걸렸다. '바다 위의 만리장성'이라고 불리는 방조제 위에는 왕복 4차선 도로가 건설됐다.

33.9㎞를 거침없이 달릴 수 있는 이 도로는 대체가 불가능한 드라이브 코스다. 도로 중간에 마련된 전망대에 올라서면 '단군 이래 최대 토목공사'의 현장을 확인할 수 있다.

서해, 방조제, 간척지, 호수가 일렬로 이어지며 만들어내는 광활한 풍경은 상상 그 이상이다. 드넓은 바다를 가로지르며 자연과 인공이 함께 만들어낸 새만금의 속살을 확인해 보는 일은 흥미로운 일임에 틀림없다.

새만금방조제를 중간쯤 지나다 보면 방조제와 연결된 섬 두개를 볼 수 있다. 큰 섬이 신시도, 작은 섬이 야미도다. 두 섬은 군산시 옥도면에 딸린 16개의 유인도와 47개의 무인도로 구성된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의 가장 동쪽에 있어 방조제와 이어졌다.

신시도와 야미도에는 고군산군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신시도 주차장 뒤편의 고갯길을 15분쯤 오르면 월영재가 나타난다. 주민들은 월영재를 거쳐 섬을 드나든다. 가파른 경사를 따라 10분쯤 산길을 더 오르면 월영봉이다. 산 아래로 낮은 섬들이 구름과 함께 바다에 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신선이 노닐었다는 선유도와 춤추는 무당의 모습을 닮은 무녀도, 거센 바람과 풍랑을 막아주는 방축도, 고군산군도에서 가장 큰 등대가 있는 말도 등이 지는 태양에 포근히 감싸인 저녁 무렵의 풍경은 더욱 아름답다.

신시도는 통일신라시대 대학자 최치원이 반해 눌러앉았다는 이야기처럼 섬의 자태가 빼어나다. 구불구불한 해안선을 따라 갯벌과 자갈길이 이어져 있고, 구릉은 소나무로 덮여 겨울철에도 푸르다. 물이 얕고 모래가 깨끗한 해수욕장도 여럿 있다.

월영봉, 해발 199m에 있는 199봉, 서해 비경이 한눈에 보이는 대각산 전망대를 모두 거쳐 몽돌해수욕장, 은골저수지, 신시도마을, 안골저수지, 제방을 쭉 돌아보면 5시간쯤 걸린다. 한나절 태고의 풍경을 벗 삼아 사색에 잠기고 싶은 여행자라면 놓칠 수 없는 산책 코스다.

야미도도 일출, 일몰의 아름다움 때문에 출사객이 사랑하는 장소다. 신시초등학교 야미분교 뒤로 난 산길을 오르면 육각 지붕을 얹은 정자가 나온다. 저 멀리 노을을 배경으로 검은 모습을 드러내는 선유도의 자태가 환상적이다.

해가 질 무렵 세계 최장의 방조제를 지나가는 길손에게는 새만금의 장엄한 해넘이가 최고의 선물이다. 검게 변해 가는 바다와 온 하늘을 물들이는 붉은 노을, 코끝을 찡하게 하는 차가운 바닷바람과 바람이 전해주는 소금 냄새. 새만금방조제 위에서의 노을 구경은 오감을 자극하는 신선한 체험이다.

해가 지면 비응항 쌍둥이 등대는 불빛으로 온몸을 감싼다. 먼 바다에서 조업 중인 배와 선원의 안녕을 응원하는 등대의 조화는 그 아름다움과 목가적인 분위기 때문에 한 편의 그림으로 기억된다.

◇ 새만금의 과거와 미래를 한눈에

새만금홍보관은 서해안 바다 위에 생겨난 새로운 땅인 새만금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여준다. 오래전부터 옥토로 유명했던 김제·만경평야가 '새만금'으로 다시 태어나 어떤 모습으로 변신할지 상상해 볼 수 있는 장소다.

새만금홍보관은 새만금방조제의 한쪽 끝인 부안군 변산면에 있다. 방조제 드라이브를 시작하기 전, 또는 마친 후 '대역사'의 현장을 한눈에 보려고 찾는 곳이다.

지상 3층 규모의 홍보관을 효율적으로 둘러보려면 3층에서 관람을 시작해 1층으로 내려오는 편이 좋다. 3층에는 새만금전망대가 있다. 직선으로 끝없이 뻗은 33.9㎞의 방조제가 유리창 너머로 시원하게 펼쳐진다.

구름과 해무가 걷힌 맑은 날에는 15㎞ 앞 신시도까지 선명하게 보인다. 왼쪽의 서해 바다, 오른쪽의 드넓은 간척지는 자연과 기술을 상징적으로 대비한다. 전망대에서 보이는 간척지는 앞으로 관광레저용지로 개발될 곳이다.

새만금에 대한 본격적인 설명은 전망대 반대편에 있는 복도형 전시관에서 시작된다. 새만금 개발 사업은 한국전쟁과 1960년대의 가뭄, 1970년대의 식량 파동으로 식량 자급자족이 중요한 목표가 되면서 추진됐다. 하지만 사업은 순조롭지 않았다. 1991년 첫 삽을 떴지만, 방조제가 완성되기까지는 20년 가까이 걸렸다.

홍보관은 시화호 오염 논란 등 새만금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과 그 이유, 재판 과정, 건설의 역사를 사진과 그래픽으로 자세히 설명한다.

각종 통계 자료도 눈길을 끈다. 새만금에는 축구장 3만7천130개가 들어갈 수 있고, 방조제 건설에 투입된 토석량은 1억2천300만㎥, 한 해 투입 인력은 237만 명, 건설장비는 91만 대였다.

인공위성에서 촬영한 새만금의 모습과 예로부터 간척 사업이 활발했던 일본과 네덜란드의 간척 역사,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로 확인한 기네스 인증서 등도 눈길을 끈다.

홍보관은 새만금방조제 명소화 사업과 토지 이용, 도시 인프라 구축에 대한 청사진도 제시한다. 간척 사업으로 육지가 되는 새로운 땅은 복합도시 67.3㎢, 농업용지 85.7㎢, 신재생에너지용지 20.3㎢, 과학연구용지 23.0㎢, 생태환경용지 42.4㎢ 등으로 개발된다.

2층에 있는 모형 영상관에서는 어떤 부지가 어떤 용도로 이용되는지 구분해서 볼 수 있다. 1층 새만금 아카이브에서는 전문자료 검색이 가능하고, 새만금 극장에서는 방조제 건설 과정과 공사 완성의 순간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볼 수 있다.

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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