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환대'도 '냉대'도 없었던 문재인의 팽목항 방문

전남 2015. 2. 14.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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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언론엔 여전히 싸늘한 시선..피해자 가족 "실종자 수색 최우선 과제"

[머니투데이 전남(진도)=지영호 기자] [[the300]언론엔 여전히 싸늘한 시선…피해자 가족 "실종자 수색 최우선 과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14일 전남 진도 팽목항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세월호 도보행진단과 마주쳤다. 도보행진단은 경기도 안산을 출발해 20일간의 550km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시점이었다. 노란색 세월호 모형물을 만들어 상여처럼 짊어지고 '세월호를 인양하라'를 깃발을 손에 든 채 문 후보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간극이 가까울수록 문 대표의 입은 점점 더 굳게 다물어져 졌다. 전명선 위원장 등 4.16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협의회 임원들과 짧게 인사를 나누고 몇몇 도보행진단과 가벼운 인사를 나누기는 했지만 그 뿐이었다. 도보행진단은 그의 방문에 환대로 냉대도 하지 않았다.

도보행진을 끝낸 유가족들이 분향소로 들어갈 때까지 문앞을 기다리던 문 대표는 20여명의 유가족들 옆에 서서 아무 말없이 차례를 기다렸다. 김영록 수석대변인과 김현미 비서실장, 이낙연 전남지사 등 10여명이 그의 곁을 지켰다.

추모를 기다리고 있는 도보행진단을 의식한 듯 1분여만에 헌화와 묵념을 끝냈다. 이어 세월호 실종자 가족이 머물러 있는 임시거처로 자리를 옮겼다. 이 때까지도 그의 '한일(一)자 입'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100여명의 취재진이 그를 둘러싸고 취재경쟁을 벌이자 다소 부담스러운 듯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 대표가 거처로 들어선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피해자 가족으로 보이는 일부가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을 향해 쓴소리를 뱉어냈다. 이들은 "제대로 세월호 사건을 보도한 언론이 한 곳이라도 있느냐"며 언성을 높였고, 곧이어 취재진은 현장에서 쫓겨나야 했다.

내부 면담 내용은 김영록 수석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달됐다.

그에 따르면 "실종자 가족들은 몸이 많이 아파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지난해 11월 이후 정부지원이 끊겼다며 어려움을 호소했고 문 대표는 임수경 의원을 중심으로 대책을 상의해달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또 "전 위원장과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가족대표로 나서 9명의 실종자를 수색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달라며 새누리당이 여론을 호도하고 있는데 새정치연합이 그런 부분에 대응을 잘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문 대표는 세월호 관련 대책위원회를 재구성해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문제나 인앙 문제, 가족에 대한 지원 및 배보상 문제 대책을 종합적으로 세워나가겠다"며 "여러가지 부족했지만 앞으로 긴밀히 협의해 대책을 세워나가자고 말했다"고 했다.

유은혜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문 대표가 정치가 해결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해 유가족 분들을 이렇게 걷게 해 참으로 송구하다고 말씀하셨다"며 "돈보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다짐을 다시 해본다고도 하셨다"고 전했다.

문 대표는 예정대로 세월호 인양 촉구 범국민대회에 참석하지 않은 채 오후 5시10분쯤 팽목항을 조용히 빠져나갔다. 물론 이 얘기도 당직자의 입을 통해 전해들을 수 밖에 없었다.

전남(진도)=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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