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멋따라> 봄기운 머금은 서산 삼길포항·황금산

입력 2015. 2. 14. 11:02 수정 2015. 2. 1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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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트레킹 명소로 '서산 9경'에 포함돼

낚시·트레킹 명소로 '서산 9경'에 포함돼

(서산=연합뉴스) 유의주 기자 = 긴 겨울의 터널을 지나 멀리서 봄이 손짓하는 듯한 요즘, 충남 서산의 북쪽 관문인 삼길포항 앞바다도 봄기운을 머금은 모습이 제법 완연하다.

서산 시내에서 북쪽으로 난 4차선 국도를 따라 30여㎞를 달린 뒤, 2차로로 좁혀진 길을 5분가량 더 달려야 나오는 삼길포항.

주변에 대산항과 대산석유화학공단이 있어 관광지라기보다는 산업시설에 가까운 바다였지만, 수년 전부터 강태공과 캠핑족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가 됐다.

항구 입구에 좌우로 늘어선 횟집과 낚시도구를 파는 잡화점, 식당 등을 지나 왼쪽편 경사진 골목길로 차를 몰아 5분가량을 올라가니 해발 166m의 삼길산 정상으로 오르기 위한 등산로 입구와 주차장이 나온다.

제법 가파른 등산로를 5분 남짓 오르자 산 정상에 세워진 야트막한 봉수전망대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곳에 서보니 삼길포항은 말할 것도 없고, 멀리 당진으로 연결되는 대호방조제와 대산항, 대산석유화학단지 등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북쪽으로는 대난지도, 소난지도, 비경도 등 행정구역상 당진에 속하는 섬들과 이름 없는 무인도들이 점점이 흩어져 남해안의 다도해를 연상케 한다.

산 정상에는 아직 세찬 바닷바람이 몰아치는 데도 울긋불긋한 등산복에 가벼운 배낭을 멘 등산객들의 모습이 제법 눈에 띈다.

산을 내려와 항구에서 바다쪽으로 200∼300m가량 진출해 있는 방파제를 따라 걷다 보니 햇살이 바다에 반사돼 눈이 부신 것이 정겨운 느낌을 준다.

방파제 끝에 자리 잡은 빨간색의 예쁜 등대 뒤에서는 패딩으로 중무장한 낚시꾼들이 아직은 찬 바람을 맞으며 세월을 낚고 있다.

한 강태공에게 "뭘 잡으러 왔냐"고 물으니 "우럭을 잡으러 왔는데, 망둥어만 올라온다"고 답한다.

"아직 겨울인데 고기가 잡히냐"고 다시 물었더니 "가끔 눈먼 우럭들이 잡힌다"고 말하며 웃는다.

항구에서 대산항 쪽으로 좀 더 들어가면 '은골'이라는 지명과 함께 횟집 10여 곳이 모여 있는 동네가 관광객을 맞는다.

대부분 직접 잡아온 자연산 우럭, 숭어 등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다.

한 횟집에서 점심으로 제철 숭어회와 붕장어찌개를 주문했더니, 시원한 회맛과 얼큰한 찌개 국물이 일품이다.

날씨가 풀리면 삼길포항에서는 우럭축제와 삼길산 아라메길 걷기행사, 전통 어로방식인 독살축제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연중 이어진다.

4월쯤 되면 우럭, 놀래미, 학꽁치, 고등어 등을 낚으려는 낚시꾼들이 몰려들어, 항구 주차장은 형형색색의 텐트가 꽉찬 대규모 캠프장으로 변한다.

이때가 되면 선상 횟집에서 갓 잡은 싱싱한 자연산 회를 맛보거나, 유람선을 타고 바다에 떠 있는 크고 작은 섬들의 풍경을 즐길 수도 있다.

삼길포항을 둘러본 뒤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면 인근 황금산 트레킹을 해보는 것도 좋다.

삼길포항과 황금산은 각각 서산시가 9대 관광명소로 지정한 '서산 9경'에 포함돼 있다.

삼길포항에서 자동차를 타고 대산항을 지나 10여 분을 달리니 곳곳에 가리비구이집 10여 곳이 나타나고, 그 끝자락에 황금산 등산로 입구가 보인다.

목재 부스러기와 황토를 깔아 푹신푹신한 등산로를 따라 10여 분을 걸으니 산 정상이 나타난다.

정상을 넘어 자갈길로 다시 10분가량 내려가니 어른 주먹크기만한 자갈이 즐비한 몽돌해안과 코끼리가 물을 먹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코끼리바위가 모습을 드러낸다.

제주도 해안의 주상절리를 연상케 하는 해변 바위들과 멀리 보이는 이름없는 바위섬들이 코끼리바위와 어우러져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해발 200m도 채 되지 않는 야트막한 산이지만 1시간이면 족한 짧은 트레킹으로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절경을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다.

황금산 몽돌해안에 서서 맞는 바람이 세차면서도 그리 차갑지만은 않은 것이 봄이 머지않았음을 예고하고 있었다.

ye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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