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인터뷰] '또 보고 싶은' 묘한 매력, 배우 김재범

2015. 2. 1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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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스타 김진선 기자] 배우 김재범은 2010, 2011년 공연된 뮤지컬 '쓰릴 미'에서 '나'(네이슨)를 분했지만, 이번 무대를 통해 전혀 다른 색을 띄는 '그'(리차드)로 관객들을 만났다. 한 작품에서 다른 역할을 맡는 다는 것이 쉽지 않은 뿐인데다가, 2인극인 작품에서 상대 배역을 연기한다는 것은 어려울 법도 하다. 하지만 김재범은 순수한 미소를 악랄하면서도 부드럽게, 선한 눈빛을 살기등등한 표정으로 무대를 압도했다.

"내가 맡는 리차드는 착한 리차드"

김재범은 앞서 '쓰릴 미'에서 네이슨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리차드 역에 대한 해석도 남다르다. 그는 "내가 맡는 리차드는 착한 리차드다. 못 느꼈는가"라고 웃어 보이더니, "원래 리차드는 엄청 못됐지만, 난 네이슨에게 엄청 잘해주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네이슨 역을 해봤는데 못되게만 해주면 삐뚤어지더라. 나는 네이슨 입장에서 그를 달래준다"라고 덧붙였다.

김재범이 생각하는 리차드는 겁이 나서 배신을 하는 것일 뿐, 네이슨을 이용하려고만 하는 인물이 아니다. 눈을 희번덕거리며 살기를 나타내던 무대 위 리차드에게서 또 다른 감정이 느껴질 정도로, 김재범은 리차드에 대해 조곤조곤,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그는 "리차드는 순수하고 착한, 좋은 캐릭터"라며 "19살이지만 정신연령을 낮을 것이며, 우월감을 가진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외로웠고, 관심을 받기 위해 삐뚤어진 생각을 하게 된 리차드는 자신과 비슷한 네이슨을 만났다는 것이다.

이어, "가사만 해도 리차드의 생각은 유치하지 않은가"라고 덧붙였다. 김재범은 특히 '쓰릴 미'로 다시 관객을 찾은 이유에 대해 "보기에도 재밌고, 하는 입장에서도 재밌는 작품이다. 배우 입장에서 찾을 수 있는 부분도 많다"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네이슨 입장에서는, '일부러 안경을 떨어뜨렸다. 너와 함께 하려고 그런 거야'라는 대사. 미안한 마음과 동시에 통쾌하다. 나를 배신했던 리차드 입장에서, 그가 느꼈을 복합적인 감정을 느낀다. 슬프지만, 좋기도 한. 네이슨 입장에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리차드가 됐을 때는, 아이를 살해한 장면?(웃음) 최고의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에 대해 겁도 나고 떨리기도 하면서, 긴장도 되는 감정. 또 그 긴장감이 절정에 달할 때,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든다"

그는 작품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에 대해서도 두 인물의 입장에서 실감나게 표현했다. 두 인물을 각각 연기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인물의 감정에 이입돼 말을 하는 그의 모습에서, 그가 했던 고심이 드러났다. 김재범은 인물 자체만 보는 것이 아닌 작품의 큰 틀을 깊게 보는 혜안을 가진 듯 했다.

"리차드는 네이슨을 사랑했을 것"

'쓰릴 미'는 리차드의 사랑을 갈구하는 네이슨의 모습은 도드라지게 보이지만, 리차드의 마음은 그렇지 않은 편이다. 때문에 자칫 보면 리차드는 자신을 사랑하는 네이슨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이에 대해 김재범은 "사랑했다. 네이슨과 리차드는 서로 사랑한 것 같다. (동성애를 향한)주변 시선이,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는 더 심하지 않았을까. 표현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리차드도 싫어서 그런 것보다, 네이슨의 표현이 더 드러난 것인 것 같다"고 힘있게 말했다.

이어 "사랑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둘의 관계가 형성되지 않았을 것 같다. 정말, 리차드가 원하는 것을 아는 것은 네이슨 뿐이지 않았을까"라고 덧붙였다.

"'쓰릴 미'에서 기억에 남는 상대, 조강현"

김재범은 '쓰릴 미'에 2010년, 2011년에도 출연한 바 있다. 때문에 기억에 남는 상대배우도 있을 듯하다. 김재범은 "다 기억에 남지만, 아무래도 처음에 호흡을 맞췄던 조강현이 좀 기억에 남는다. 첫 파트너라는 느낌 때문일 것"이라며, 조강현에 대해 "지금 다시 하라면 못할 거 같다. 서로 보면 웃음을 못 참겠다"고 말했다. 너무 친해졌기 때문에, 서로 보면 웃음을 참지 못한다고 말하며 김재범은 짓궂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내 매력? 평범함이 큰 무기"

김재범은 배우가 안 됐으면 어쩔 뻔했나 싶을 정도로 작품에 몰입도가 높았다. 그는 "작품을 두 개 씩 할 때는 쉴 수 없다. 거의 작품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하루 종일 대본을 본다"며 "특히 창작 같은 경우에는 만들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그는 "연극을 좋아한다. 내가 좀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연기는 파헤쳐서 뭔가를 더 할 수 있는 영역이 있는 것 같다"고 찬찬히 덧붙여 설명했다.

김재범이 표현하는 작품을 한 번 보고나면, 그의 다음 작품이 궁금해진다. 그는 어떤 배우로 남고 싶냐는 질문에 "또 보고 싶은 배우"라고 답했다. 김재범은 "관객들이 보고 '또 보고싶다' 배우들은 '같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는 묘한 매력을 발산하는 배우"라며 "지나가다가도 한 번 더 눈길이 더 가는 배우"라고 답했다.

그는 또, 자신의 매력에 대해 "평범한 것이 내 큰 무기"라며 "아무 역할을 맡아도 잘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고 힘 있게 말했다.

김재범의 매력은 환한 보조개 미소다. 하지만 인터뷰를 통해, 그는 상대방을 무장해제 시킬 정도의 편안함과 위트, 짓궂은 농담도 그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김재범은 평범하거나, 비범한 캐릭터도 '김재범화(化)'시킬 수 있는 묘한 힘을 가졌다. 때문에, 한 번 보고 나면 앞으로가 더 궁금해지는 호기심을 발동시키며, 앞으로 채워질 필모그래피에도 확신을 더한다. 김재범이 가진 평범하지 않은 평범한, 짙은 마성(魔性) 때문이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 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 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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