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만에 터진 "테~니~스~"..안시우에게 개그를 배우다

2015. 2. 12. 09:0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웃찾사 부활하다②]'배우고 싶어요', 안시우·이수한·이융성 인터뷰

[머니투데이 딱TV ] [[웃찾사 부활하다②]'배우고 싶어요', 안시우·이수한·이융성 인터뷰]

요즘 가장 '핫'한 개그맨을 만났다. 안시우, 이수한, 이융성 등 3인이 함께 꾸미는 '배우고 싶어요' 코너는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의 부활을 이끈 대표 코너다.

이해도 안되고 문법에도 맞지 않는 '병맛 개그'가 첫 방송부터 관객을 사로잡았다. 관객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테~니~스~", "스파이크! 강시브! 리시브!"를 따라하고 있다. 유투브에는 패러디 영상이 수두룩하다.

대체 이 황당한 개그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테니스'에는 초보이지만 개그는 베테랑인 그들을 만났다. 그리고 직접 '테니스'도 전수받았다.

▶▶ 딱TV : 요즘 '배우고 싶어요'가 대세다.

→ 안시우 : 길을 걷다 보면 아이들이 날 발견하고 '테~니~스~'를 외친다. 이런 모습에 자주 놀라는데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 딱TV : 과거에 '웃찾사'는 '개콘'(개그 콘서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표 코미디 프로그램이었지만 몰락한 지 꽤 됐다. 수년 만에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 안시우 : '웃찾사'의 전성기 시청률은 27%를 웃돌았다. 이제는 다시 보기 어려운 시청률이지만 노력해서 예전의 전성기를 다시 만들어 보고 싶다.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황금기, 벌써 10년전 일이다. 당시 웃찾사에서 '호이짜~'를 외치며 인기를 누렸던 김기욱은 이제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 활동한다. 유투브에서 수백만명이 이 코너를 감상한다. 유행어가 각인된 탓에 코너 제목이 '테니스'인줄 아는 사람들도 많다.

▶▶ 딱TV : 첫 방송부터 '대박'을 터뜨렸다. 다음엔 뭘 배울까 궁금했는데 다시 테니스로 돌아오더라. 혹시 관객 반응을 보고 계획을 바꾼 건 아닌가?

→ 안시우 : 처음부터 테니스 하나만 배우는 컨셉트였다. 혹시 반응이 안좋으면 운동 종목을 바꾸려고 코너 제목은 두루뭉술하게 '배우고 싶어요'로 정했다.

→ 이융성 : 축구, 농구, 배구 아니면 하다 못해 제빵기술, 각종 알바까지 동원할 생각이었다. 첫 방송 반응이 워낙 뜨거워서 "다음엔 뭘 배울 거냐"는 질문이 시청자 게시판에 줄을 이었다.

▶▶ 딱TV : 다른 종목은 시도해보지 않았나?

→ 이융성 : 공연장(한양대 앞 엔터식스에 '웃찾사' 전용 공연장이 있다)에 서면 관객들이 '테니스'를 따라할 준비를 하고 있어 쉽지 않다.

→ 이수한 : 지난번 공연 때 탁구를 시도해 봤는데 관객이 실망하더라.

→ 안시우 : 그 때 관객이 가득 차 있었는데 '안녕하세요. 탁구가 배우고 싶어요' 라고 첫 대사를 하니 관객들 표정이 바뀌더라.

▶▶ 딱TV : 재미있긴 한데 '병맛'이 진하다. '스파이크-강시브-리시브' 이건 듣도 보도 못한 언어 파괴다. 소위 '약빨고 만든' 코너라고 불리던데…혹시?

→ 안시우 : 술자리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맞다. 사실 멤버 셋이서 2주 동안 열심히 짠 코너를 무대에 올렸는데 한 명도 웃지 않았던 날이다. 속도 상하고 해서 술 한 잔 하다 목소리를 바꿔 '테니스가 배우고 싶어요'라고 장난을 쳤는데, 형들 반응이 너무 재미있다는 거다.

→ 이수한 : 이거 재미있겠는데? 싶어 다음 무대에 올렸다. 아이디어 회의는 딱 5분 했다.

▶▶ 딱TV : 겨우 5분? 너무 대충 만든 거 아닌가.

→ 이수한 : 좋은 곡도 2분 만에 만들어진다고 하는데, 우리 코너도 그런 명작인 셈이지.

→ 이융성 : 어차피 술자리에서 맛 간 목소리로 말장난하다 시작한 개그니까 말장난으로 쭉 가자 싶었다. '축구는 춥고, 배구는 배고파서 싫다' 이런 아이디어를 더했다.

→ 안시우 : 나머지는 거의 다 애드립이다. 첫 방송에서 형(이수한)이 쓰러지며 웃는데 그게 100% 실제 상황이었다.

▶▶ 딱TV : '테니스' 동작과 반복하는 단어들, 그게 미리 짠 게 아니라고?

→ 이수한 : '스파이크-강시브-리시브', 'T E N N I S, 테니스' 등 안시우가 갑자기 무대 위에서 미친 것처럼 애드립으로 쏟아낸 거다.

'신들린 듯 하다'는 말처럼 안시우는 그 날 무대에서 방언을 쏟아내듯 했다. '강시브' 처럼 문법에 없는 단어가 튀어나오고, 병맛 넘치는 동작까지 더해졌다. 5분동안 짠 아이디어에 애드립이 더해져 '갑툭튀'한 코너였다니…그들에게 '개그를 배우러' 찾아간 딱TV는 허무감을 맛봐야했다.

▶▶ 딱TV : 사람들이 '웃찾사' 안 본 지가 한참이다. 신인들인줄 아는 사람도 많을 텐데, 솔직히 나이를 까보는 게 어떨까?

→ 안시우 : 올해 33세 '막내'다→ 이수한 : 믿기지 않겠지만 34세다.→ 이융성 : 35세다. 그래서 셋이 합쳐 100이 넘는다.

안시우와 이수한은 2007년 SBS 9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이미 한 물 간 웃찾사에서 이들이 명성을 얻기란 쉽지 않았다. '말로 합시다' 코너로 호흡을 맞춘 이후 죽이 맞아 함께 다녔다. MBC에도 발을 담았지만 시청자들의 기억은 흐릿하다. 이들이 길을 갈 때 사람들이 알아봐주는 호사를 누리게 된 건 '배우고 싶어요' 덕이다.

▶▶ 딱TV : 이제 떴는데 팀 이름도 짓고 그래야 하지 않을까?

→ 이융성 : '컬투'나 '옹달샘' 처럼?

→ 안시우 : 그 정도로 친하지는 않다(웃음)

→ 이수한 : 내가 예전에 밴드를 했는데, 밴드 이름이 '들뜬 마음 가라 앉혀'였다. 우리 팀명도 그걸로 할까? 인기 높아져도 흥분하지 말고 초심을 잃지 말자라는 뜻에서.

▶▶ 딱TV : 이름은 독특하고 좋다. 그런데…그 밴드 떴나?

→ 이수한 : 가라 앉았다. 뜨지도 못했고 가라앉히자고 했더니 아예 침몰했다.

→ 안시우 : 그때 밴드 같이하던 사람들이 지금 치킨집 한다.(웃음)

▶▶ 딱TV : 개그 덕분에 테니스라는 운동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되지 않았을까. 혹시 협회에서 연락이 오지 않았는지?

→ 이수한 : 연락이 안오길래 답답해서 내가 먼저 전화를 했다. 테니스를 많이 알려줘서 고맙다고 하더라.

→ 이융성 : 말만 하지 말고 홍보대사 위촉이라도 해달라고 했더니 생각해보겠다고 하더라.(웃음)

▶▶ 딱TV : 본인들 개그 못지않게 인터넷에 올라오는 일반인의 패러디 영상도 재미있더라. 그래도 의상은 구하기 어려운지 똑같은 걸 못봤다.

→ 안시우 : 그거 사실 무대 의상 아니다. 티는 내가 입던 거고, 바지는 희극인실에 굴러다니던 트레이닝복 주워 입었다.

→ 이수한 : (안시우에게)바지는 나름 브랜드 아니었나?

→ 안시우 : 브랜드 짝퉁. 정품은 세 줄인데, 내가 입은 건 두 줄.(웃음)

→ 이수한 : 앗! 그 바지가 가짜였어? 나도 이제 알았네. 이제까지 정품인줄 알았잖아!(모두 웃음)

→ 안시우 : 아, 그래도 신발은 심혈을 기울였다. 캐릭터에 맞는 실내화 찾는다고 돈 좀 들였다.

→ 이수한 : 그거도 짝퉁 아니야?

→ 안시우 : 아…돈은 들었지만 역시 짝퉁.(또 한 번 박장대소)

▶▶ 딱TV : 자, 다음 코너나 향후 계획 같은 거 있으면 털어놓고 인터뷰 끝내자.

→ 이융성 : 항상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

→ 이수한 : 시우에게는 초콜릿 선물이 들어오는데 내게는 족발, 홍삼 이런 게 온다. 그래도 사랑해주는 팬들이 있어서 행복하고 더 열심히 하겠다.

→ 안시우 : 예전에 선배들이 '개그맨은 러블리가 중요하다'라고 말하더라. 저 사람이 좋고 재미있다는 마음이 들 때까지 정말 힘들지만, 그 이후는 웃음이 절로 나온다고. '러블리'한 개그맨이 될 때까지 노력하겠다.

안시우의 말처럼 소비자, 시청자들이 사랑하게 되면 그 대상은 일반 브랜드와는 격이 달라진다. 사치앤사치의 CEO 케빈 로버츠가 제시한 '러브마크 이펙트'라는 현상이다.

애플의 아이폰처럼 특정 집단의 열렬한 사랑을 받는 브랜드는 한순간 유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흘러도 사랑을 받을 수 있다. '개콘'이 긴 시간 쌓아온 명성을 넘으려면 '웃찾사'는 더 오래 '러브마크'를 입혀야 한다.

안시우, 이수한, 이융성 '배우고 싶어요' 팀에게도 하나 둘 씩 '러브마크'가 찍히고 있다.

☞ 본 기사는 딱TV (www.ddaktv.com) 에 2월 12일 실린 기사입니다.

[관련기사]☞ "아직도 '개콘' 보세요?"…'웃찾사'의 이유있는 반란

'예능공룡' 서장훈, 이젠 '재테크공룡'…150억대 자산가

[단독]어느 노인의 쓸쓸한 죽음..자녀 5명, 통장잔고 27원

[알랴ZOOM]6대 커피전문점 신상털기…원두부터 가격까지

1인 주택에 월 1회 왕복항공권까지…"제주 안갈 이유 없네"

딱TV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