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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레이 야권 거물, 동성애 혐의로 5년형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말레이시아 대법원이 야당 지도자인 안와르 이브라힘<68ㆍ사진> 전 부총리의 동성애 혐의에 대해 논란끝에 징역 5년형을 내렸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이 10일 보도했다.

안와르 전 부총리는 자신에 대한 소송은 “정치적인 음모”이며, 판사들을 향해 “사법 독립의 살해 공범”이라고 비난했다.

무슬림이 사회 다수를 이루고 있는 말레이시아에서 동성애는 법으로 금지돼 있다. 안와르 전 부총리는 2008년에 한 남성 보좌관에게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동성애를 강요한 혐의로 피소돼 2012년 재판에선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어진 항소심에서 5년형을 구형받은 그는 대법원에 상고했다. 

[사진 =가디언]

이 날 대법원 5인 재판부는 원고 측의 주장이 신뢰할만하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번 소송이 정치적 음모라는 피고 측의 입장은 주장일 뿐이며 어떤 사실로도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 날 대법원 판결 직후 안와르 전 부총리는 판사 5인에게 “당신들은 사법 독립의 살해범의 공범들이 되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판사들은 일어나 재판장을 떠났고, 일부 판사는 “다 들을 필요없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안와르 전 부총리는 꾿꾿하게 “알라가 나의 증인이다. 나는 침묵하지 않겠다고 맹세한다. 나는 자유와 정의를 위해 싸울 것이다. 나는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고 강하게 호소했다.

이로써 현 나집 나작 총리의 최대 정적인 안와르 전 부총리는 의원직을 상실하게 됐으며 그의 정치 생명도 사실상 끝난 것으로 관측된다.

1990년대 중반 정치 신예로서 부상한 안와르 전 부총리는 2008년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총리의 퇴진 이후 부패와 동성애 혐의 등으로 여러 고초를 겪기도 했지만 야당 3당 연맹을 이끌며 강한 카리스마 지도자란 인상을 굳혔다.

미국 등 서방은 이번 재판이 안와르 전 부총리에 대한 정치적 탄압이라며 우려를 표명했으며, 국제인권연맹 역시 정치적 개입을 배제한 공정한 재판을 촉구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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