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빛나거나', '커피프린스' 고려 버전인가요
OSEN 이지영 기자
발행 2015.02.10 07: 02

한 남자가 남장 여자에게 반한다. 자꾸만 남자에게 끌리는 자신이 이상하다. 내 성정체성에 문제가 있는 걸까? 괴로워하지만 자꾸만 그 남장 여자에게 끌린다. 이 장면,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 바로 2007년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의 공유(최한결 역)의 이야기다. 그런데 이 장면은 2014년 다시 반복된다. MBC 월화극 '빛나거나 미치거나'의 장혁을 통해.
9일 방송된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는 왕소(장혁)가 남장 여자 신율(오연서)에게 자꾸만 마음이 끌리는 내용이 전파를 탔다. 이날 왕소와 신율은 황궁에 있는 서고에 가기 위해 분장을 한다. 남자 행세를 하고 있는 신율은 여자 옷을 입고 어여쁜 처녀로 변신한다. 왕소는 그 모습에 홀딱 반하지만 마음과 다르게 "이상하다"고 연발한다.
하지만 혼자 있게 된 왕소는 신율의 모습이 천상 여자라며 자신의 두근거리는 마음을 이상해한다. 이후 왕소는 신율과 술을 마시다 급기야 분위기에 이끌려 키스를 하려 하고, 그 직전 왕욱(임주환)의 등장으로 두 사람의 키스는 무산된다.

혼자 방에 누운 왕소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의심하다가도 신율과 장난치며 노는 모습을 상상하며 혼란스러운 마음 상태를 보였다.
이 장면은 2007년 '커피프린스 1호점'을 연상시켰다. 한결은 남자로 살고 있는(사실은 여자인) 고은찬(윤은혜)에게 점점 끌리는 자신을 발견하고 괴로워한다. 자신의 이런 마음을 감추려 일부러 고은찬을 구박하고 멀리하지만, 시간 지날수록 마음은 커져만 간다. 한결은 자신의 성정체성을 뒤늦게 고민하며 괴로운 나날을 보내다 결국 남자든, 여자든 고은찬이라는 인간 자체를 사랑하기로 결정을 내린다.
9일 내용만 놓고 보면 '빛나거나 미치거나'는 '커피프린스 1호점'의 고려시대 버전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다. '커피프린스'가 한결의 성정체성 고민을 무겁게 그렸던 것에 비해 '미치거나'는 극의 전체 분위기에 맞게 코믹으로 그려내 웃음을 자아냈다.
왕소는 혼자 시체놀이를 하며 신율과 가까워 보이는 왕욱을 '폭풍질투' 했고, 이윽고 신율이 곁에 있는 양 방을 돌아다니며 '원맨쇼'를 해 시청자들의 배꼽을 잡게 만들었다.
나중에 은찬이 여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한결은 배신감에 분노했고, 은찬과 결별을 선언하기도 했다. 왕소는 신율이 여자라는 사실을 알게됐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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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거나 미치거나'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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