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 잃고 격분'..도박 상대 때려죽여

2015. 2. 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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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지난 3일 오후 10시께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 있는 한 단란주점에 나모(54)씨가 들어왔다. 가게 안에는 손님 조모(47)씨와 주인 A씨밖에 없었다.

이날 처음 만난 조씨와 나씨는 맥주를 시켜 각자 마시다가 자연스럽게 심심풀이 도박을 하자고 합의했다. 화투 5장을 이용해 숫자가 가장 큰 것을 맞추는 '도리짓고 땡'이라는 게임이었다.

5천원 내기로 시작한 첫판에서는 조씨가 이겼다. 나씨는 첫판에서 지자 판돈을 5만원으로 올려 두 번째 판을 제안했다. 이번에는 나씨가 이겼다.

두 번째 판에서 지는 바람에 5만원을 잃게 된 조씨는 "왜 판돈을 올렸냐. 첫판과 마찬가지로 5천원만 주겠다"며 나씨와 말다툼을 시작했다.

심심풀이 도박으로 시간을 때우려던 두 사람은 순식간에 원수가 됐다. 이들은 가게 밖으로 나와 길에서 서로 멱살을 잡고 주먹질까지 했다.

특히 조씨는 등산화를 신은 발로 나씨의 복부 등 온몸을 10여 분간 마구 찼다. 나씨는 결국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조씨는 쓰러진 나씨의 지갑을 빼앗아 확인했지만 돈은 한 푼도 없었다.

쓰러진 나씨를 본 행인이 경찰에 신고해 나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나씨의 사인은 부검 결과 장파열로 드러났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도박에서 돈을 잃자 격분해 도박 상대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강도치사)로 조씨를 지난 4일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조사에서 조씨는 "서로 감정이 격해져 치고받고 싸웠지만 상대가 죽었다고는 생각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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