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 급’ 동성애 묘사 구리시 역사 홍보 만화, 결국…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6일 1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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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구리시가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동구릉(東九陵) 홍보를 위해 제작·배부한 역사 만화책에 어린 학생들이 보기에 부적절한 선정적인 동성애 장면은 물론 오탈자 등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일자 시가 부랴부랴 수거하는 소동을 벌이고 있다.

구리시는 작년 말 1680만원의 예산을 투입, 동구릉을 주제로 한 ‘만화로 보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동구릉’ 1000부를 발간, 지난 1월 21일 관내 공공기관 및 28개 초중고에 배부했다.

만화는 동구릉(9릉 17위)에 안장된 조선시대 왕과 왕비 등 당시 인물들과 시대·역사적 특징을 함축적으로 집약한 내용을 담고 있다.

먼저 문제가 된 동성애 장면은 제2화 현릉 편에 실렸다. 그림은 문종의 세자 시절 두 번째 부인으로 맞은 순빈 봉씨가 시녀 소쌍과 동성애를 즐기는 상황을 담고 있다.
“세자빈 순빈 봉 씨는 세자(문종)의 사랑을 받지 못하자 외로움을 참지 못하고 시녀 소쌍과 사랑에 빠지는 불륜을 저지릅니다”라는 설명과 함께 두 여인이 서로의 주요 부위를 만지며 입을 맞추는 상황을 자세하게 묘사했다. 이를 본 학부모 등이 아이들 교육 자료로 쓰기엔 적절치 않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구리시청 관계자는 6일 동아닷컴과의 통화에서 “작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그렇게 표현했을 것이라고 판단해 (검수 때) 문제 삼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장면 외에도 책에선 오류가 여럿 발견됐다.
수십개의 오탈자 외에도 선조(14대 왕)의 나이를 잘못 표기하거나 그림과 글의 앞 뒤 내용이 맞지 않고, 글이 그림에 가려 보이지 않는 곳도 있었다.

구리시는 책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받아들여 회수작업에 나섰다. 이날 현재 50%정도를 회수한 구리시는 문제가 된 것을 바로잡아 이달 안에 재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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