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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군 승리에 기여·동성애…천재수학자 앨런 튜링의 비운

송고시간2015-02-0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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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튜링의 이미테이션 게임', 동명영화 개봉에 맞춰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 영국의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은 1938년 독일군이 사용한 암호체계 '에니그마'를 해독할 수 있는 기계 '봄베'를 만들어냈고, 이 같은 성과는 독일 유보트 부대를 괴멸로 이끄는 혁혁한 전과를 낳았다.

그는 오늘날 컴퓨터 발전의 효시인 '튜링 기계'를 고안해내는 성과도 거뒀다. 이 같이 놀라운 천재성을 보여줬지만, 튜링의 이름은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지 못하다. 왜일까?

인류 역사를 바꾸는 업적을 남긴 천재수학자 튜링의 과학적 업적과 생애를 조명한 과학전기 '앨런 튜링의 이미테이션 게임'(동아시아)이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원제는 '앨런 튜링: 에니그마'(Alan Turing: The Enigma)이지만, 국내 개봉 예정작인 동명 영화 제목에 맞췄다.

실제로 이 전기는 영화화의 소재가 됐고, 저자 앤드루 호지스는 영화 제작의 자문을 맡았다. 그러나 전기는 튜링의 학문적 업적 소개에 상당 부분을 할애한 본격 전기물이다.

옥스퍼드대 수리물리학 교수인 저자는 872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 안에 튜링의 생애를 집대성했다. 특히 에니그마 해독과 관련한 자세한 수학적 설명을 통해 튜링의 연구 업적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돋보인다. 이외에도 그가 연구한 순수 수학과 형태발생 등 이론에 대한 소개와 관련 삽화, 수식, 주고받은 편지 등을 망라했다.

동성애자였으며, 말더듬이 증상에 시달렸던 튜링의 개인사는 행복하지 못했다. 놀라운 과학적, 군사적 업적을 세우고도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던 것 또한 이와 무관치 않았다.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화학적 거세의 징벌을 감수해야 했던 튜링은 1954년 6월 7일 청산가리를 주입한 사과를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살 전 징후나 유서가 없었던 점 등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튜링이 베어 물은 사과는 미국 애플사 로고의 모티브를 제공했다는 설도 있다.

김희주·한지원 옮김. 동아시아. 872쪽. 3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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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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