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강석진 교수 추행 피해자 "그를 만난 건 재앙"

2015. 2. 6.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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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교수 상담→강남식당→술→추행→문자 패턴 보여

강 교수 상담→강남식당→술→추행→문자 패턴 보여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구제불능이라고 생각했다. 그를 다시 만난 것이 재앙이었다."

6일 제자들을 상습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강석진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에 대한 공판이 열린 서울 북부지방법원에서는 성추행 피해 학생들의 생생한 증언이 공개됐다.

검찰의 수사 기록으로 공개된 이들의 증언을 통해 강 교수의 범행은 일정한 패턴을 띠고 반복된 것으로 드러났다.

'상담'을 빌미로 여학생들을 강남의 식당으로 불러내고는 술을 먹이고 추행한 것이다. 추행을 한 다음 날에는 여학생에게 연락해 "혹시 내가 잘못한 것이 있었느냐"는 말로 무마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후에도 끊임없이 연락을 하며 치근댔다.

피해자 A씨의 경우 강 교수로부터 추행 받고 나서 연락을 끊었다가 3년 만에 다시 만난 자리에서 또다시 당했다고 털어놨다.

A씨는 상담을 받으려고 강남에 있는 식당에서 강 교수와 식사하고 술을 마신 뒤 강제로 입술에 키스를 당하는 추행을 겪었다. 강 교수는 A씨의 치마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엉덩이를 만지기까지 했다.

범행 이후 강 교수는 A씨에게 계속 연락을 했고, 참다못한 A씨가 "사모님한테 얘기한다"고 하니 연락이 끊겼다고 한다.

3년 뒤 A씨는 대학원에 진학해 학업을 계속 하고 싶은 마음에 강 교수에게 먼저 연락을 하며 마음을 열었지만 다시 만난 강 교수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A씨는 또다시 키스를 당하는 피해를 보고 사실상 자신의 진로를 포기했다고 털어놨다.

A씨는 "강 교수가 구제불능이라는 생각이 들어 인사도 하지 않고 집으로 갔다"며 "다시 만난 것이 재앙이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B씨는 강 교수가 저녁자리로 불러내 원치 않았지만 옆에 앉게 됐다.

강 교수는 동석한 사람이 있었는데도 취한 척하며 다른 사람 몰래 B씨의 허벅지에 손을 올리고 쓰다듬는 등의 추행을 했다.

이후 일주일 동안 강 교수는 B씨에게 "내가 무엇을 잘못했나" 등의 문자를 계속 보내왔다.

피해자 C씨는 강 교수의 식사자리에 불려 나가 성추행을 당하고 나서 '패닉' 상태로 도망치듯 귀가했다고 한다.

C씨는 "너무 더러운 마음에 지하철로 도망갔다. 맨발로 요금도 내지 않고 겨우 도망쳤다"고 실토했다.

강 교수는 피해자들과 식사를 하거나 술을 마시면서 "나는 와이프가 1순위인데 너는 0순위다"라며 애인 사이에서나 하는 말을 하거나 "남자친구랑은 마주 보고 앉는 게 아니다"며 피해자를 옆에 앉게 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피해자는 "강 교수를 조심하라는 말이 있어 떨어져 앉았는데 계속 옆으로 옮겨와서 (그를 피하느라) 결국 식탁 끝 기둥까지 밀려나기도 했고 강 교수가 자기 부부 사진을 보여주며 안는 것처럼 몸을 밀착시키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한 남학생이 '각 학년당 피해자는 한두 명씩 있었다'고 진술했다"며 "강 교수가 지도교수로 지낸 동아리에는 강 교수에 대한 대응수칙까지 만들어져 전해 내려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강 교수는 수사를 받을 때 자신의 '돌·바람·여자'라는 제목의 싸이월드에서 '누구에게 잘 해주든지 어차피 배신당하는데 예쁜 여자한테 배신당하는 것이 낫다'는 글을 썼다"며 "이를 보면 반성하지 않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싸이월드 글에서 자신을 '한량'이라고 지칭하면서 '절대 쓸데없는 여자들과 놀지 말 것'이라고 써 놓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공판에서 강 교수가 쌍둥이 동생이 있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변호인단이 "가족들이 피해자들과 합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강 교수의 쌍둥이 동생이 자신이 화풀이 대상이 돼서라도 합의를 하고 싶어한다"고 전한 것.

강 교수에 대한 세 번째 공판은 3월 18일 오후 3시 30분에 열린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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