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지만, 세월호의 고통으로 상과 축하를 받을 수 없다"

김한솔 기자 2015. 1. 29.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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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의철 변호사, 법조언론인단 선정 '올해의 법조인상' 고사

세월호 실종자 가족 법률대리인을 맡았던 배의철 변호사(38·연수원 41기·사진)가 법조언론인클럽에서 선정한 '올해의 법조인상'을 고사했다. 배 변호사는 29일 "부족한 제게 너무나 큰 상을 선정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도 "세월호의 고통으로 이처럼 큰 상과 축하를 받을 수 없다"며 수상을 고사하겠다고 밝혔다.

배 변호사는 "실종자 가족들은 아직도 팽목항에 머무르며 어둡고 차가운 바닷속에 잠들어 있는 피붙이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실종자 가족의 법률대리인으로 실종자 모두를 가족의 품으로 모셔드려야 했던 저는 그 단장(斷腸)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죄인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304명이 희생된 국가적 대참사 앞에서 우리 모두는 아직 세월호를 기억하고, 더 울고, 더 아파하고, 더 슬퍼해야 하며, 더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의 법조인상' 수상 소식이 알려진 뒤 " '올해의 법조인상을 아픔으로 축하한다'는 실종자 가족들의 축하 인사를 듣고 쏟아지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고 했다.

배 변호사는 자신의 활동은 "변호사법 1조1항이 명시한 사회정의와 인권옹호를 위한 당연한 책무"라며 자신이 실종자 가족의 법률 대리인으로 최선을 다할 수 있었던 것은 자원봉사자들과 모든 법조인, 국민들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배 변호사는 실종자 가족들의 바람대로 세월호 선체 인양을 통해 남은 실종자들을 찾기를 당부하며 "실종자 가족들이 평생 고통의 멍에를 지고 살아가지 않도록, 단 한 명의 국민이라도 소중히 여기는 국가의 책무를 다하여 주시기를 정부에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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