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추억'느낄 수 있는 하나외환의 '현재'

김우석 2015. 1. 24. 21:5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바스켓코리아 = 부천/김우석 기자] 부천 하나외환이 2연패를 당했다.

하나외환은 24일 부천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KB국민은행 2014-15 여자프로농구에서 춘천 우리은행에 70-83으로 대패했다. 이번 시즌만 5연패. 1쿼터 12-27, 15점차로 뒤졌던 하나외환은 이후 엘리사 토마스(12점 9리바운드), 김정은(13점 5리바운드)을 앞세워 열띤 추격전을 펼쳤지만, 4쿼터 완전히 공수 조직력이 무너지며 13점차 패배를 당했다. 4쿼터 중반 한 때 점수차는 25점을 넘었을 정도였다. 시즌 개막전에서 34점차(46-80) 패배에 이은 또 한번의 대패를 경험해야 했던 하나외환이었다.

이날 결과로 하나외환은 5승 18패를 기록하며 구리 KDB생명과 다시 동률 5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이날 경기가 일찌감치 승부가 결정된 탓에 하나외환의 현재를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이날 상대였던 우리은행 기록을 찾아보았다. 흔히 이야기하는 '평행 이론' 같은 게 존재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 통합 2연패 이전 네 시즌 (2008년-2012년) 동안 4년 연속 꼴찌라는 불명예를 가지고 있었다는 이유가 존재했다.

4년 연속 최하위에 머무는 동안 우리은행 성적은 7승 33패(2008-09시즌), 9승 31패(2009-10시즌), 5승 30패(2010-11시즌), 7승 33패(2011-12시즌)였다. 그리고 이후 두 시즌(2012-2014시즌)에서 코칭 스텝 변화와 함께 임영희를 중심으로 박혜진과 이승아, 그리고 양지희라는 신인급 선수들의 조화로움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통합 2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물론 '개도 부러웠다'라는 유행어를 낳았던 '위성우표' 지옥 훈련이 한 몫을 단단히 했다. 그리고 3년 째를 맞이하는 이번 시즌은 더욱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3경기를 치른 현재(24일 기준) 20승 3패를 기록하며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고, 정규리그 우승은 따놓은 당상이나 다름이 없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이다.

하나외환은 우리은행이 어려움을 겪던 그 길을 똑같이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2011-12 시즌 16승 24패로 5위에 머물렀던 하나외환은 다음 시즌(2012-13) 14승 21패로 다시 5위에 머물렀고, 지난 시즌 8승 27패로 순위표 최하단으로 떨어지는 경험을 해야 했다.

이번 시즌도 다르지 않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23게임을 치른 현재 5승 18패로 공동 5위에 머물러 있다. 이런 페이스라면 지난해와 같은 승률이나 승리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우리은행과 비슷한 선수 구성이 그 이유다. '리더'인 김정은에 하나외환의 미래인 강이슬과 신지현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령이라는 또 다른 1순위 출신 중고 신인이 존재하고 있다. 4년 전 우리은행과 거의 흡사한 선수 구성이다. 그러한 선수 구성이 이번 시즌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다. 물론, 승리와 쉽게 연을 맺고 있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뚜렷한 전력 상승 요인이 없이 암담함과 함께 시즌을 치렀다면, 가드 진 두 선수의 존재감과 김정은이 더해진 라인업으로 상대 팀을 압박하고 있다. 지는 경기도 쉽게 지는 법이 거의 없다. 이날 경기와 앞서 언급한 우리은행과 시즌 개막전을 제외하곤 어느 팀과 경기도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팀 분위기 역시 지난해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아쉽게 지는 게임이 늘어나고 있지만, 밖에서 느껴지는 분위기 만큼은 확실히 지난해와는 전혀 다르다.

신인급들 활약을 살펴보자. 2년 차인 신지현은 지난해 9분 여를 뛰면서 평균 2.5점 0.6리바운드 0.8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올 시즌 평균 26분을 뛰면서 5.4점 1.3리바운드 2.6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두 배를 넘어서는 기록이다. 강이슬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9분 정도를 뛰면서 2.3점 1.5리바운드 0.3어시스트를 기록했던 강이슬은 올 시즌 평균 28분을 넘게 뛰면서 평균 10점에 가까운 평균 득점과 3.2리바운드 0.5어시스트로 기록이 수직 상승했다. 두 선수 모두 '환골탈태'라는 사자성어에 어울리는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출신으로, WKBL이 야심차게 키우고 있는 미래의 선수들이다.

다시 우리은행을 돌아보자. 당시 계속해서 꼴찌에 머물렀던 우리은행도 박혜진과 이승아가 존재했다. 두 선수 역시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출신 신인들이다. 하지만 당시 자신의 미천한 경험과 팀 사정상 꼴찌를 벗어날 수 없었던 현재를 경험했었다. 하지만 두 선수 역시 WKBL 등장 때부터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었고, 고비를 넘기면서 지금의 존재감을 갖게 되었다. 박혜진은 A 대표팀으로 승선했고, 5년 차인 이승아도 2년 전부터 세계 선수권 대표팀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성장했다.

그리고 신세계(현 하나외환)에서 이적했던 임영희가 있었다. 하지만 당시 강력한 전력을 지니고 있었던 신한은행이나 삼성생명, 그리고 KB스타즈를 넘어서기 힘들었다. 현재의 하나외환의 문제점과 다를 바가 없었다. 경기 초반 흐름을 잡아가는 부분, 그리고 고비처를 넘어서는 능력, 그리고 마무리 능력 부재로 인해 승리와 연을 맺는 경우가 적었다.

하나외환도 임영희와 같은 선수가 존재한다. 바로 '김군' 김정은이다. 김정은은 변연하의 대를 이을 슈터라는 평가를 받는 선수이다. 앞서 언급한 두 선수가 성장한다면, 김정은은 좋은 리더가 될 수 있는 재목이다. 본인 역시 지난 아시안 게임을 통해 한 단계 성장했다는 인터뷰를 남겼다.

현재 하나외환도 우리은행과 비슷한 라인업에 부족한 경험과 팀 케미스트리가 확립되지 않은 탓에 아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날 경기를 가진 두 팀은 과거와 현재를 오버랩하고 있다. 과연 하나외환이 현재의 아쉬움을 넘어 미래를 기약할 수 있을까? 하나외환은 전신인 신세계 시절이었던 2002년 겨울 리그 우승 이후 좀처럼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당시 존재했던 현 소속팀 코치인 정선민과 이언주(단국대 감독), 장선형(김천시청) 등이 존재했을 때 만들어낸 성적이다.

박종천 감독은 "(강)이슬이나 (신)지현이가 오늘 경기 하나 놓고 보면 부족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했던 이번 시즌 23경기를 놓고 보면 잘못한 건 없다고 본다.두 선수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어리기 때문에 부족한 게 보인다. 결국은 성장할 선수들이다. 기대가 된다.자신에게 닥치는어려운 고비는 스스로 뛰어넘어야 한다. 오늘 경기를 펼친 (박)혜진이도 그랬고, (이)승아도 그랬다. 나는 꾸준히 기용하며 기회를 줄 것이다.다. 잘못된 부분은 연습을 통해 만들어야 한다. 두 선수가 분명히 우리의 미래인 것은 확실하다"라는 인터뷰를 남겼다.

치열한 순위 싸움을 위한 하나외환의 분투를 기대해 본다.

사진 제공 = WKBL

Copyright ©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