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만 일부 바꾼 문고리 3인방.. 논란 재연될 불씨로

최문선 2015. 1. 24.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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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교체·청와대 개편

이재만, 靑 인사위원회서 배제… 안봉근, 수행에서 홍보 담당 이동

정윤회 파문 때 "비서에 불과" 못 박아… 업무 소폭 축소·교체만 실시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문고리 권력'을 행사한다는 의혹을 받은 이재만ㆍ정호성ㆍ안봉근 등 최측근 비서관 3인방을 안고 가기로 최종 결정했다. 박 대통령은 3인방을 청와대 비서관으로 남겨 둔 채 보직을 바꾸거나 업무를 부분적으로 축소해 이들의 교체를 요구하는 여론을 일부 수용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결과적으로 3인방에 전폭적 신뢰를 보낸 모양새가 되면서 '박 대통령이 일부 실세들에 의존해 불투명한 국정 운영을 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재연될 불씨는 그대로 남았다.

박 대통령, 3인방 안고 가겠다 결정

청와대 예산ㆍ재정을 총괄하는 이재만 총무비서관은 자리를 지키는 대신 앞으로 청와대 인사위원회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 3인방이 각종 인사에 입김을 행사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을 의식한 조치로 볼 수 있다.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이 이끈 제2부속실은 아예 폐지됐고, 그간 박 대통령 수행 등을 담당한 안 비서관은 홍보수석실 산하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국정홍보비서관은 국정 홍보와 언론 관계 등을 포괄하는 자리로, 안 비서관은 박 대통령 주변에서 다소 멀어지게 됐다. 과거 정부에서 영부인 지원 업무를 담당한 제2부속실은 현정부 들어 대통령 수행과 민원을 맡았으나 담당 업무가 모호해 논란을 일으킬 여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대통령의 메시지와 일정을 담당하는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은 유임됐다. 1, 2부속실 통합에 따라 그의 직함은 부속비서관으로 바뀌고 담당 업무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비서관 3인방을 크게 흔들지 않은 것은 이미 예고된 조치였다. 지난 해 말 '정윤회 문건' 파문이 터지면서 여당 일부에선 '비서관 3인방에 권력이 지나치게 쏠려 있다'는 불만들이 나왔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지난 해 말 "3인방은 비서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고,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의혹을 받았다는 이유로 내치거나 그만두게 한다면 누가 제 옆에서 일을 할 수 있겠나"느냐고 해 이들을 물러나게 할 가능성을 일축했다.

3인방을 잘 아는 여권 인사들은 '사심 없이 충성심만으로 일해 온 이들이 문고리 권력 논란에 휩싸인 것 자체가 억울한 일'이라고 두둔했다. 그러나 실제 역할과 상관 없이 이들을 '권력 최고 실세'로 보는 여론을 달래지 못한 것은 박 대통령에게 두고두고 부담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비상주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하기 위해 청와대 충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청와대ㆍ정부 성균관대 약진 이어져

23일 청와대ㆍ내각 개편에서 성균관대의 약진이 공교롭게 이어진 것이 눈길을 끌었다. 정홍원 총리는 성대 법정대를 졸업했고 이완구 총리 후보자는 성대 행정학과를 나와 박근혜정부 1,2대 총리를 모두 성대 출신이 차지하게 됐다. 신성호 청와대 홍보특보 내정자도 성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다만 성대 라인의 주축이었던 유민봉 국정기획수석은 약 2년 만에 청와대를 나가게 됐다. 유 수석이 물러나면서 청와대 원년 수석 중에는 주철기 외교안보수석만 남게 됐다.

청와대는 26일께 청와대 개편에 따른 후속 비서관 인사안을 발표한다. 오랜 기간 공석이었던 인사혁신비서관에는 김승호 인사혁신처 차장이 내정됐다. 행시 28회인 김 차장은 정부 내 인사 전문가로 꼽힌다. 박근혜정부 초대 춘추관장인 최상화 관장이 물러나고 서울신문 기자 출신인 전광삼 국정홍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교체된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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