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영웅' 최혜정·박지영씨 미국서 추모메달

고영득 기자 2015. 1. 22. 21:2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포 채플린스 재단, 한국인 첫 수여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당시 학생과 승객을 구하다 숨진 단원고 교사 최혜정씨와 세월호 승무원 박지영씨가 미국의 한 공익재단으로부터 추모 메달을 받는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포 채플린스 메모리얼 재단(FCMF)'은 21일(현지시간) 남다른 희생정신을 보여준 두 사람에게 재단이 주는 상 가운데 최고 등급인 골드메달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한국인이 이 재단으로부터 상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역대 골드메달 수상자 가운데엔 해리 트루먼,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지미 카터, 로널드 레이건 등 전직 미국 대통령이 포함돼 있다.

최씨와 박씨의 희생정신은 재단 설립 배경과 취지에도 들어맞는다.

FCMF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전함이 침몰했을 때 배에 타고 있던 종군 성직자(채플린) 4명이 승선자들을 구하다 숨진 희생정신을 기리고자 트루먼 전 대통령에 의해 1951년 설립됐다.

1943년 2월3일, 902명을 태우고 뉴퍼들랜드에서 그린란드로 향하던 미군 수송함 도체스터호는 독일군 U보트 잠수함의 공격을 받아 침몰했다. 병사들을 진정시키며 기도를 했던 4명의 성직자는 마지막 순간에도 자신의 구명조끼를 벗어주면서 대피를 도왔다. 결국 이들 성직자를 포함한 672명은 배와 함께 차가운 대서양 바닷속에서 생을 마감했다. 세월호 침몰 당시 단원고 2학년 9반 담임교사였던 최씨는 끝까지 학생들을 대피시키느라 빠져나오지 못했다. 승무원 박씨는 "승무원들은 마지막까지 있어야 해"라며 구명조끼를 학생에게 건네고 자신은 끝내 탈출하지 못했다.

FCMF는 "두 사람이 보여준 희생정신은 전 세계에 귀감이 되고도 남는다"고 메달 수여 취지를 설명했다.

시상식은 3월8일 필라델피아 재단 본부에서 열린다. 재단 측은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유가족들을 위해 뉴욕총영사관과 대리 수상 여부를 협의 중이다.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