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국수주의 승려, 한국인 유엔 인권 특사에게 폭언
【서울=뉴시스】김재영 기자 = 유엔의 인권 수장이 유엔 인권 특사를 "암캐" 및 "매춘부"로 부른 미얀마국수주의 불교 승려를 미얀마 국민과 정부가 다같이 질책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BBC가 22일 보도했다.
제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고등판무관(UNHCHR)은 승려 아신 위라투의 발언은 "증오심 선동"에 해당한다고 비난했다.
이 같은 욕설을 들은 유엔 특사는 한국 출신의 이양희 특사로 그녀는 지난주 미얀마에서 비인간적인 대접을 받고 있는 무슬림 문제를 알아 보기 위해 미얀마에 온 뒤 기자회견을 가졌다.
10일 동안 미얀마를 둘러본 이양희 특사는 로힝야족이 조직적인 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집을 잃은 로힝야족 사람들이 난민 캠프의 끔찍한 환경에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국수주의 불교 승려 연합 세력이 제안한, 이종교 간 결혼과 종교 전환을 억제하는 취지의 법안을 비판했다.
이에 지난 16일 위라투가 대중 집회에서 유엔의 개입을 비난하고 이양희 특사를 개인적으로 모욕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우리가 인종보호법을 설명했으나 이 암캐는 이 법을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비판했다"고 위라투는 연단에서 군중들에게 말했다.
이어 그는 "네 지위 때문에 존경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우리한테는, 너는 창녀다"라고 말했다.
21일 미얀마 정부는 이 발언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이드 인권고등판무관은 위라투의 발언을 "성차별적이며 모욕적"이라고 지적했다. "미얀마의 종교 및 정치 지도자들이 한 목소리로 이 끔찍한 공개적인 인신 공격을 포함해 모든 형태의 증오심 선동 행위를 비판해기를 요구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승려 위라투는 반무슬림 폭력을 선동한 죄로 거의 10년 가까이 복역했었다.
그는 '969 운동'이란 단체의 대표인데 이 단체는 미얀마는 불교 국가로 남아야 한다면서 무슬림 거주민에 대한 제한과 보이콧을 요구하고 있다.
2011년에 49년 동안 지속된 군부 독재가 반민정으로 이양된 뒤 위라투 등 여러 승려들이 주도하는 불교 국수주의가 미얀마에서 돌출되고 위세를 떨치기 시작했다.
2012년 라키네주에서 불교도들과 무슬림인 로힝야족 간에 폭력 충돌이 발생해 수십 명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집을 버리고 도망갔다. 피해자 대부분이 미얀마 국적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로힝야족 사람들이었다.
이후에도 반무슬림 폭력 사태가 여러 차례 폭발해 로힝야족이 고통받았다. 유엔은 로힝야족이 박해를 받고 있다면서 지난주 미얀마 정부가 이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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