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교 박남수 교령 "어린이를 때리지 말라..바른 심성이 죽어"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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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수 교령은 "올해 천도교는 생명을 중시하는 '생명존중 의식개혁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
"경전에 '어린이를 때리지 말라'고 못박아 놓은 것은 천도교밖에 없을 것입니다. 천도교는 올해부터 스승의 가르침을 토대로 '국민교화 운동'을 적극 펼치려고 합니다."
민족종교 천도교가 을미년 벽두에 그 어느 때보다 크고 자신에 찬 목소리를 내고 있다. 천도교중앙총부 박남수 교령은 2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보육원 교사의 어린이 폭행사건'은 보육원 교사 문제로만 볼 수 없는 우리사회 현안의 종합판"이라고 진단했다.
이 시대 가장 약자요, 가장 미래의 희망인 어린이를 폭행한 교사는 그날, 사람의 반열에도 들지 못했고, 보육교사의 인권과 아이의 인권은 비교조차 할 수 없지만, 병든 우리사회 전체가 어린이를 때렸다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간의 존엄성이 무너지는 개탄스러운 현상이 벌어졌고, 우리사회의 생명경시 풍조 누적이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박 교령은 천도교 경전인 '해월신사법설'의 '대인접물' 중에서 '도가의 부인은 경솔히 아이를 때리지 말라. 아이를 때리는 것은 곧 한울님을 때리는 것이니 한울님이 싫어하고 기운이 상하느니라. 도인집 부인이 한울님이 싫어하고 기운이 상함을 두려워하지 아니하고 경솔히 아이를 때리면, 그 아이가 반드시 죽으리니…'라는 구절을 소개했다. 동학(천도교 전신)의 2대 교주 해월 최시형은 어린이를 때리면 몸이 상하는 것보다 더 위험한 바른 심성이 죽는다고 경계했던 것이다.
"천도교도였던 소파 방정환 선생은 어린아이에 대한 존재감도 없던 시절(1923년) '어린이날'을 제정했는데, '늙은이', '젊은이'처럼 '어린이'라는 존칭어까지 만들어 국민 모두가 어린이를 귀하게 여기도록 했습니다."
천도교는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는 운동의 슬로건을 '어린이를 때리지 말라'로 정하고, '위위심 회복 운동' 등 다양한 실천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위위심(爲爲心)이란, 내가 나를 위하고, 내가 상대방을 위하며, 내가 우리를 위하는 것으로, 이는 나를 낮춤으로써 함께 높아지는 '시천주-사인여천-인내천'의 숨은 원리이기도 하다.
"올해 광복 70년의 가장 큰 의미는 대한민국이 여러 가지 병폐를 걷어내고 바로 서는 것이라고 봅니다. 우리의 운동이 옳다면 이웃종교에서도 협조하고 적극 동참해 주리라 믿습니다."
한국의 근현대사에서 천도교는 '인간이 곧 하늘'이라는 시천주(侍天主) 사상으로 굵직한 국민운동을 펼쳐왔다. 동학농민운동을 통해 탐관오리에 맞서면서 '국민이 주인이 되는 역사'를 열었고, 3.1운동을 통해 민족 대단결을 이뤘다. 이제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기 위해 새롭게 펼치는 '국민교화와 생명 운동'이 어떠한 성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천도교, 불교, 개신교가 모여 봉기한 3.1운동이 요원의 불길처럼 번진 것처럼, '어린이를 때리지 말자'는 생명운동도 전 국민적 운동으로 전개되길 기원합니다."
천도교는 올해 어린이의 존엄을 위한 생명운동과 함께 남북화해협력 사업을 큰 화두로 삼아 정진할 각오다. 천도교가 주축이 돼 일으켰던 동학농민운동과 3.1운동이야말로 남북이 공유할 수 있는 좋은 소재라는 것. 이를 바탕으로 동학의 접주였던 김구 선생이 공격했던 해주성 유적지 탐방,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 공동개최 등 성과물을 기대하고 있다.
천도교는 생명운동의 연장선에서 오는 23일 오전10시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동학농민혁명 제120주년 기념 동학사상 확산 토론회'를 연다. 동학농민재단, 전국동학농민혁명유족회 등이 공동 개최하고, 동학농민혁명제120주년기념대회추진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토론회에서는 동학에서 찾는 남북통일의 과제(최완규), 동북아 상생공영의 길(조민), 평화통일 방략(임형진), 개벽의 문화(김동민) 등이 집중 논의돼 동학의 생명사상과 지혜를 재발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경전은 언제든지 '지금 여기'의 말씀"이라고 강조한 박 교령은 대한민국의 근간을 바로 세우는 데 종교인들이 나서주길 거듭 당부했다.
정성수 종교전문기자 tol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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