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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총리감 후보 아일랜드 장관 ‘커밍아웃’

입력 : 
2015-01-19 14:16:33
수정 : 
2015-01-19 15:3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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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일랜드의 차기 총리감으로 거론되는 레오 바라드카 보건부 장관(36)이 ‘커밍아웃’을 했다. 인구 80%가 가톨릭 신자인 아일랜드의 첫 동성애자 장관이라는 점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바라드카 장관은 18일(현지시간) 아일랜드 공영방송 RTE 라디오1 채널에 출연해 “나는 게이다”고 말해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이어 “비밀도 아니고 그렇다고 여러분이 꼭 알아야 할 것도 아니지만 내가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말해왔던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아일랜드는 가톨릭 국가로 보수성향이며 장관이 동성애자라고 고백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바라드카르 장관은 중도성향의 집권 통일아일랜드당 엔다 케니 총리를 이을 후보 중 하나로 꼽히는 차세대 총리감으로 꼽혀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바라드카르 장관은 “올해 정부의 동성애자 인권 향상 조치에 앞서 자신의 성생활을 발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일랜드 정부는 동성애자 결혼 합법화, 헌혈 허용과 대리임신 부모 권한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아일랜드는 오는 5월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한 여론을 묻는 국민투표를 시행한다. 바라드카르 장관은 앞으로 동성결혼 합법화를 지지하는 운동에 동참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동성애 옹호단체들은 바라드카 장관의 커밍아웃을 환영했다. 게이레즈비언평등네트워크(GLEN)의 키런 로즈 회장은 “바라드카 장관의 용기는 자신의 성정체성을 공개하고 싶은 많은 사람들에게 격려가 될 것”이라며 “그의 오늘 인터뷰는 동성애자와 양성애자 그리고 트렌스젠더(LGBT)도 아일랜드 내각의 일원이 될 수 있다는 강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인도계 부친과 아일랜드 모친 사이에 태어난 바라드카르 장관은 “내가 인도계 정치인, 의사 출신 정치인, 게이 정치인이라는 것이 나를 정의하는 게 아니다”며 “이것들은 단지 내가 누군인지를 말하는 일부분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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