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보내냐.." 계속되는 어린이집 학대 '학부모 분노'

2015. 1. 14.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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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불안 넘어 패닉..어린이집·가해자 솜방망이 처벌 분통 전문가 "보육교사 양성 단계부터 아동학대 예방교육 강화해야"

학부모 불안 넘어 패닉…어린이집·가해자 솜방망이 처벌 분통

전문가 "보육교사 양성 단계부터 아동학대 예방교육 강화해야"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어린이집의 아동 학대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학부모들은 '이 지경인데 어떻게 믿고 아이를 보내냐'고 불안을 넘어 공분하고 있다.

대다수 보육교사가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성심껏 아이들을 돌보는 것과 대조적으로 일부 보육교사의 비상식적인 폭력이 되풀이되면서 학부모의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14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8일 낮 12시 50분께 연수구 송도동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 A(33·여)씨는 원생 B(4)양이 음식을 남겼다는 이유로 뺨을 강하게 후려쳤다.

B양은 A씨에게 맞아 바닥에 내동댕이쳐졌고 다른 원생들은 한편에서 무릎을 꿇은 채 겁에 질린 표정으로 이를 묵묵히 지켜봤다.

이 장면을 담은 동영상은 이날도 하루종일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앞서 지난달 17일에는 인천 남동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 C(47·여)씨가 낮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2살과 3살 남자 어린이를 자신의 머리 위로 들었다가 바닥까지 떨어뜨리는 행위를 반복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인천 서구의 어린이집 의 한 보육교사(23·여)가 원생(4)의 양 손목을 끈으로 묶어 물의를 일으켰다.

지난달과 이달 경북 구미, 전남 여수, 경기 고양 등의 어린이집에서도 아동학대 피해 고발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어린이집 등 아동양육시설의 학대는 전국적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2013 전국아동학대현황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확인된 아동학대의 8.7%(591건)는 어린이집이나 아동복지시설 등 아동 양육 시설의 종사자였다.

이 중 3.0%(202건)는 어린이집 종사자가 가해자였다.

그러나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나 학대 어린이집에 대한 행정처분 수위는 대부분 낮다. 분노하는 국민 감정과는 거리감이 있다.

앞서 언급된 인천 남동구와 서구 어린이집의 가해 보육교사는 모두 불구속 입건됐을뿐이다. 경찰은 남동구 보육교사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가해자를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구속하려면 경찰 수사 단계에서 상습적인 학대 행위가 입증돼야 하는데, 어린이 진술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한 어린이집에 대해서도 시설 운영정지 또는 폐쇄를 명할 수 있는 법 규정이 있지만 역시 상습적인 행위를 입증하거나 어린이의 피해 정도가 심각할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행정처분이 이뤄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최근 인천에서 아동학대가 발생한 어린이집 2곳 중 1곳은 자진 폐원했지만 다른 1곳은 여전히 운영되고 있다.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 반복되면서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최모(36·여·인천시 남동구)씨는 "맞벌이를 하고 있어 아이가 오랜 시간 어린이집에서 생활하는데 우리 아이도 학대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불안하기만 하다"며 "다른 가족이나 친척이 돌봐줄 형편도 안돼 어쩔 수 없이 계속 어린이집에 보낼 수밖에 없다"고 보육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학부모들은 사전 예방책도 중요하지만 즉각적이고 강력한 사후 조치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인천 송도에 거주하는 이모(35·여)씨는 "이번에 문제가 된 어린이집에 작년 말까지 딸을 보냈었는데 아이 친구가 맞는 뉴스를 보고 숨이 멎는 줄 알았다"며 "폭력이 상습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해도 어린이 학대 가해자는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관련 기관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정부는 인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을 계기로 즉각적인 행정처분을 검토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원아를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돼 비판을 받는 인천의 어린이집에 대해 지자체, 담당 경찰서와 함께 철저하게 조사한 뒤 법령에 따라 시설 폐쇄, 자격 취소 등 즉각적인 행정처분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종기 인천경찰청장도 아동학대가 발생한 어린이집을 폐쇄시킬 각오로 수사해야 한다며 담당 경찰서에 철저한 수사를 당부했다.

아동 보육 전문가들은 어린이집 아동 학대를 막기 위해서는 결국 보육교사에 대한 예방 교육 강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한다.

인천발전연구원 배은주 연구위원(교육학 박사)은 "보육교사 자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채용 시스템을 개편하고 보육시설 종사자들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에서부터 아동학대 예방 교육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n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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