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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ICC, 인권위 등급심사 두 번 연속 보류는 NGO 탓" 현병철 위원장 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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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ICC, 인권위 등급심사 두 번 연속 보류는 NGO 탓" 현병철 위원장 발언 논란

입력
2015.01.1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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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회법 개정안 수정에도 부정적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에서 두 차례 연속 등급심사 보류판정을 받고 체면을 구긴 국가인권위원회의 현병철 위원장이 등급심사 보류를 시민단체의 탓으로 돌린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12일 열린 인권위 제1차 전원위원회에서 현 위원장은 “다른 나라는 NGO가 (ICC에 자국 인권기구에 대해)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데 우리나라 NGO는 국론 분열이 될 정도로 이의제기를 한다”고 말했다. 86개 인권단체로 구성된 국가인권위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이하 인권위 공동행동)이 지난해 6월과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ICC에 인권위의 등급을 낮춰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한 것을 겨냥한 말이다.

하지만 인권단체가 인권문제와 관련해 ICC에 의견서를 제출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며 다른 나라 인권단체도 마찬가지라는 것이 인권단체 관계자의 공통된 지적이다. 명숙 인권위 공동행동 집행위원은 “아시아 국가인권기구 감시 네트워크(ANNI)는 각 국가 인권기구가 후퇴하는 모습을 보이면 ICC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있다”며 “ICC 뿐만 아니라 국제인권사회는 인권 정책을 세울 때 약자들과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비중 있게 반영하기 때문에 NGO와의 협력을 중요시한다”고 반박했다.

특히 인권단체들은 ICC의 잇따른 등급심사 보류 결정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던 현 위원장이 이제 와서 사태의 책임을 시민단체에 떠넘기려 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명숙 집행위원은 “인권위가 B등급을 받으면 결국 박근혜 정부의 인권 후퇴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시민단체 탓을 하고 있다”며 “인권위는 시민단체들이 2009년부터 주장해온 위원 선출 다양성 미흡, 독립성 부재, 자격기준 부재 등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해 왔다”고 지적했다.

앞서 ICC는 지난해 3월 ‘인권위원 임명 절차의 투명성과 참여가 충분히 보장돼 있지 않고 위원 선출에 대한 구체적 기준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보류 판정을 내렸고, 지난해 11월 같은 이유로 재보류 판정을 내렸다.

현 위원장은 이날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 수정 검토 회의에서도 “(중략) 여러분이 (수정) 의견을 내 주실 거냐.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그냥 B등급을 맞고 그대로 가느냐 갈림길에 있는 듯 하다. 이미 전원위원회에서 한 번 (수정)한 걸 또 보완하는 게 맞지 않다(중략)”며 여전히 ICC 등급 보류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인권위원들은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 최종적으로 인권위원 선출 조항에 위원선출 가이드라인 등의 기준을 포함하는 수정안을 의결하기로 했다. 이달 말로 예정된 등급 하락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나, 시민단체들이 요구해 온 후보추천위원회 명시 방안은 빠져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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