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까도 까도 나온다.. 바비킴 사건은 왜 여기까지 왔나

박상은 기자 입력 2015. 1. 13. 20:01 수정 2015. 1. 13.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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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킴은 벌써 데뷔 20년이 넘은 중견 가수입니다. MBC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면서 대중적 인지도도 얻었죠. 그런 그가 비행기에서 술을 먹고 난동을 부렸다고 합니다. 아마 대부분 같은 생각이 들었겠죠. "아니, 대체 왜?"

지난 8일 보도된 바비킴 사건에서 부각된 건 '만취 난동'과 '승무원 성희롱'이었습니다. 단어만 들어도 충격적입니다. '승무원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승무원이 묵는 호텔을 물어봤다' 등의 소문이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항공사 측의 실수로 비즈니스석이 아닌 이코노미석에 앉게 됐다는 사실도 함께 알려졌지만 바비킴의 행동은 용납될 수 없었습니다.

비난을 쏟아내던 네티즌들을 멈칫하게 한 건 뒤늦게 밝혀진 대한항공의 '진짜' 실수였습니다. 대한항공은 좌석 등급을 착각한 게 아니었습니다. 바비킴을 아예 다른 사람과 헷갈렸지요. 바비킴의 영문 이름은 'KIM ROBERT DO KYUN'이었지만 대한항공이 발권한 티켓은 이코노미석을 예약한 'ROBERT KIM'의 표였습니다. 바비킴이 다시 확인을 요청했지만 대한항공 측 직원은 또다시 'ROBERT KIM'의 이름을 검색했습니다. 본인이 아니었으니 아무리 시스템을 조회해도 결과는 똑같았을 겁니다.

대한항공은 발권 실수가 알려지자 "다시 발권을 해주려고 했지만 바비킴씨가 출발 지연이 우려돼 변경을 원하지 않았다. 상황을 알고 동의한 상태에서 돌아간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대항항공이 말하는 '동의'가 이코노미석에 앉기로 했다는 것인지, 비행 도중 비즈니스석으로 변경해주겠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태가 불거진 걸 보면 충분한 의사소통이 이뤄진 것 같지 않습니다. 게다가 바비킴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느낌을 풍겨 '땅콩 리턴' 사건 당시 내놓은 황당한 해명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바비킴은 비즈니스석에 앉지 못했습니다. 한 사람의 이름으로 2명이 발권되는 바람에 이코노미석이 부족해지자 다른 여성 승객이 비즈니스석으로 자리를 옮겼죠. "바비킴이 왜"라는 질문의 답은 사건이 알려진 지 3일 만에 드러났습니다.

네티즌들의 눈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땅콩 리턴'으로 이미지가 좋지 않았던 대한항공이 자신의 실수를 감추려했다는 의혹을 받기 시작했죠. 대한항공은 12일 "바비킴 측과 논의해보고 보상을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마저도 여론을 의식해 보상을 운운한다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조현아 전 부사장 때와 마찬가지로 해명이 되레 화를 부추기는 모습입니다.

인터넷에선 '바비킴 사건의 정황' '바비킴 사건의 전말' 등의 제목을 달고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들을 정리한 네티즌의 글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바비킴의 난동행각이 아니라 대한항공의 대처에 초점을 맞춘 글들입니다. 13일 인터넷에는 '마카다미아 알고리즘'이라는 제목으로 대한항공의 고객응대를 비꼬는 이미지까지 등장했는데요. 고객항의가 있을 경우 자신들에게 문제가 없을 때에는 '기내 난동'으로 귀결시키고 자신들에게 문제가 있을 때는 고객에게 술을 제공해서 '음주 기내 난동'으로 연결시킨다는 내용입니다.

세계일보는 13일 "바비킴의 기내 난동 당시 승무원들이 바비킴을 제압하기 위해 테이저건(전기충격기)까지 준비할 정도로 난동과 성추행 상황이 심각했다"고 전했습니다. 당시 상황을 찍은 영상까지 있다고 하는데요. 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려야겠지만 술에 취해 이성을 잃고 승무원 및 승객들에게 피해를 준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도 화날 만하다"는 댓글을 만들어 내다니. 늪에 빠진 대한항공의 이미지를 '회항'하는 게 쉽지 않아 보입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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