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영의 읽는 노래> 1. 매드 클라운 '커피카피아가씨'

입력 2015. 1. 13. 00:41 수정 2015. 1. 13.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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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소개 들어갈게 이름은 김커피 나이는 스물넷/사진과 실물이 좀 다른 XX염색체/김커피는 서울 소재 여자 대학생/이제부터 그녀의 삶을 조금만 들여다볼게"

최근 종영된 tvN 금토드라마 '미생'을 보며 눈물콧물을 쏙 뺀 분들이 적지 않을 겁니다. 밥벌이의 지겨움을 아는 사람이라면 처연한 눈빛으로 조직에서 버텨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그래'의 모습에 감정이입을 아니 할 수 없었겠죠.'미생'이 좋은 드라마였음은 분명하지만, 현실적이었는지에 대해선 조금 의문입니다. 아무리 든든한 낙하산이어도 고졸 '장그래'가 원인터내셔널 같은 대기업에 인턴으로 채용될 가능성은 0%에 가까운 게 현실이니까요. 그리고 조직에는 '오차장' '김대리'보다 '마부장' '성대리'가 훨씬 많습니다. 설마 아직도 자신을 '오 차장'으로 자처하시는 분들이 계신 것 아니겠죠?

"대학교를 졸업 후 취업서류 면접 광탈/외모도 스펙이란 걸 깨닫고 난 후 움직였지 당장/시원히 깎아버렸지 옛 얼굴 갖다 버렸지/엄만 울고 커피도 울었지 왜 울음이 나왔는지 몰라도/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살기 참 빡세다는 생각/암만 생각해도 양악은 개깡이었지 내가 봐도 참 대단/Hey 잠깐, 누가 김커피를 향해 손가락질 합니까/2015 대한민국/그녀는 일이 필요한 것뿐이었는데"

가끔 흔한 노래 가사 한 줄이 드라마 이상으로 가슴을 울리기도 합니다. 래퍼 매드 클라운(Mad Clown)의 새 앨범 '피스 오브 마인(Piece of Mine)'의 수록곡 '커피카피아가씨'는 사회초년병 여성 '안영이'가 겪을만한 현실을 '미생'보다 적나라하게 그려냅니다.'여성상위시대'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쓰이고 있지만 실제로 그렇던가요? 우리 모두 직접 주위에서 목격한 것만으로 돌이켜 봅시다. 비슷한 '스펙'을 가진 여성과 남성 지원자 중에 누가 더 좋은 일자리를 많이 차지하던가요? 지난해 한국고용정보원의 '청년 노동시장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대졸 여성이 졸업평점ㆍ어학성적ㆍ자격증 등 '스펙'이 남성보다 뛰어났지만 여성의 월평균 임금은 190만원으로 남성(239만9000원)보다 49만9000원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정규직으로 취업한 비율도 여성이 18%로 남성 12.8%보다 5.2% 많았고요.

"포부 가득 김커피 반짝이는 사원증 달고/설레는 가슴 들뜨는 마음 즐기며 신나게 출근 중/당당히 걸으며 다짐하죠 열심히 능력을 펼치며 나도/될 거야 내분야 내 일에 인정받는 아름다운 프로/하지만 부장님 가라사대 순종적인 여자가 돼/싫어도 아닌 척 알아도 모른 척 나서면 꼴불견 돼/백치미 얼굴에 붙여놓고 다소곳한 자태로 대기 타다/날 부르는 소리 들리면 환한 웃음으로 다시 또"

이 곡의 분위기는 유쾌합니다. 그래서 더욱 신랄하고 아픕니다. 그저 "2015 대한민국"에서 "그녀는 일이 필요한 것뿐이었는데" 말입니다. 대한민국에는 많은 '안영이'가 존재하고, 이들은 많이 아픕니다. 꼭 노래가 현실을 극복할 만한 대안을 내놓을 필요는 없어요. 정태춘의 '아, 대한민국'처럼 그저 현실을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화장을 고쳐요 커피카피아가씨/못생기면 꼴불견 커피카피아가씨/고분해라 상냥해라 커피카피아가씨/사무실의 꽃으로 남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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