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문건 파동 송구"..인적쇄신은 없었다

남상훈 기자 2015. 1. 12.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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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문건' 사태와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항명' 파문과 관련해 제기된 청와대·내각의 전면적인 인적쇄신 요구에 대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정치권 안팎에서 집권 3년차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해 인적쇄신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제기됐으나 이를 일축한 것이어서 향후 청와대와 야당 간 갈등이 고조되는 등 정국 경색이 심화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구상 기자회견에서 '비선 실세' 의혹에 휩싸인 '측근 3인방'(이재만 총무·정호성 1부속·안봉근 2부속 비서관)과 관련해 "세 비서관은 교체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검찰이 비리나 이권이 뭐가 있나 샅샅이 오랜 기간 찾았지만 진짜 없구나 하는 것을 저도 확인했다"며 "그런 비서관을 의혹을 받았다는 이유로 내치거나 그만 두게 하면 누가 내 옆에서 일하겠느냐"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출입기자단과 일문일답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된 인적쇄신 요구를 사실상 거부하면서 경제 활성화, 공무원연금 개혁, 남북관계 등에 대한 집권 3년차 구상을 밝혔다.청와대사진기자단

정윤회 문건 파문과 김 전 수석의 항명 사태와 관련해 책임론이 제기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서도 "사심이 없고 자리에 연연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미 여러 차례 사의 표명도 했다"면서 "지금 여러 가지로 당면한 현안들이 많이 있어서 그 문제들 수습을 먼저 해서 그 일들이 끝나고 나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여론에 밀려 바꾸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추후 교체 가능성은 열어놓았다.

박 대통령은 다만 "이번 문건 파동으로 국민 여러분께 허탈함을 드린 데 대해 마음이 무겁고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야당이 주장하는 특별검사제 도입과 관련해선 "의혹만 갖고 특검을 한다고 하면 앞으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특검을 하게 되는 선례를 남기게 되고 그러면 얼마나 우리 사회가 혼란스러워지고 낭비가 심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을 한 12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TV를 통해 기자회견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남정탁 기자

개각과 관련해 박 대통령은 "해양수산부라든가 꼭 개각을 해야 될 필요성이 있는 그런 데를 중심으로 해서 검토해 나가겠다"고 소폭 개각을 예고했다. 청와대 조직 개편과 관련해선 국회나 당청 간 좀 더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정책도 협의해 나갈 수 있도록 주요 부문에 특보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남북에 도움이 된다면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하는 데 있어서 전제조건은 없다"면서도 "열린 마음으로 어떤 진정성 있는 그런 자세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일 정상회담은 "한발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정상회담이 돼야 한다"며 선(先)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일하는 구조로 환골탈태하겠다는 국정쇄신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절망과 불통의 자화자찬 회견"이라고 비판했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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