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바비킴(42·사진)이 대한항공 기내에서 난동을 부렸던 것은 당초 자신의 좌석 배정이 잘못된 것에 기분이 상해 술을 여러 잔 마셨기 때문이었다. 이 과정에서 바비킴은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의 탑승권을 받았는데도, 이런 사실이 출국 과정에서 전혀 걸러지지 않은 허점도 드러났다.

대한항공과 인천공항,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 등에 따르면, 바비킴이 당초 예약했던 비즈니스석 대신에 이코노미석에 앉게 된 것은 인천공항 대한항공 카운터 직원이 바비킴과 다른 승객의 영문 이름을 착각해서 잘못된 탑승권을 주었기 때문이다. 바비킴의 영문 이름은 'KIM ROBERT DO KYUN'이었는데, 이날 같은 비행기 승객 명단에 들어 있던 'KIM ROBERT'라는 승객의 탑승권을 준 것이다.

문제는 더 있었다. 바비킴은 여권에 나와 있는 것과는 다른 이름의 탑승권을 갖고 인천공항 출국장 보안검색대와 법무부 출국심사대를 통과했다. 그리고 탑승구를 거쳐 비행기까지 탔다. 세 군데서 바비킴의 탑승권을 확인했지만 누구도 바비킴이 다른 사람의 탑승권을 들고 출국했는지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이들은 출국 승객의 여권과 탑승권을 비교해 본인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이를 두고 항공사와 공항 관계자들은 "항공사가 실수를 하면 다른 사람의 탑승권을 갖고도 출국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황당한 사례"라며 "아무리 이름이 비슷해도 꼼꼼히 확인해야 했는데 누구도 그렇게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나중에 바비킴과 이름이 비슷한 승객이 온 뒤 문제를 파악했지만 제대로 조치하지 않았고, 결국 한 사람의 탑승권으로 두 명이 비행기를 탄 셈이 됐다.

대한항공은 만석(滿席)인 이코노미석에서 한 자리를 더 만들기 위해 한 여성 승객의 좌석을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했다고 한다. 승객들이 "바비킴이 다른 승객은 업그레이드를 받았는데 본인은 업그레이드를 못 받아 화가 난 것 같았다"고 말한 것은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TV조선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