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문건 유출' 자체 감찰도, 3인방 조사도 안했다

조의준 기자 2015. 1. 10.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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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9일 청와대 문건 유출에 대해 "자체 감찰한 일이 없다"고 밝혔다. 또 '정윤회씨 국정 개입 의혹' 문건을 처음 보고받았을 당시 "제가 볼 때 전부가 허위라고 확신을 했다"며 "그래서 특별히 조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정윤회 문건의 최초 보고를 받은 시기에 대해 "(2014년) 1월 6일자로 작성됐는데 (보고도) 그 무렵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정윤회 문건'은 박근혜 대통령 과거 보좌관이었던 정윤회씨가 이른바 '십상시(十常侍·청와대 측근 비서진)'와 함께 비서실장 교체 등을 논의하는 등 국정 개입을 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새정치연합 김경협 의원이 "문건에 심각한 내용이 많은데, 왜 사실 여부를 규명하지 않았나"라고 하자, 김 실장은 "제가 볼 때는 전부가 허위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2004년에 정윤회씨는 대통령의 곁을 떠났고, 제가 국회 있을 때부터 부속실 비서관(이재만·정호성·안봉근)이 대통령을 모셨지만 전혀 그 사람(정윤회)과는 관계가 없고 연락하거나 만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해당 비서관들에게 내용을 확인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고 했다.

김 실장은 청와대 문서 유출을 알게 된 시기에 대해선 "세계일보에서 4월 2일쯤 청와대 행정관 비리에 대한 보도가 있었는데, 그 내용이 상당히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작성한 서류와 비슷하기 때문에 유출되지 않았나 의심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5월 말에 오모 행정관으로부터 유출된 서류를 회수했다는 보고를 받고, '서류가 나갔구나' 하는 강한 의심을 갖게 됐다"며 "그러나 당시도 (유출된 문서가) 100여건이라는 건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를 대통령에게 보고했느냐'는 질문에 "안 했다"고 답했다.

김 실장은 또 새정치연합 서영교 의원이 "청와대의 (문서 유출 관련) 자체 감찰 보고서를 제출해 달라"고 하자, "(감찰을 한 것으로) 그렇게 알려졌지만, 자체 감찰한 일이 없다"며 "다만 (사실 확인) 노력을 했을 뿐"이라고 했다. 그는 "실체가 없으니 조사할 대상이 없는 것"이라며 "문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람들이 매우 억울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서 유출을 알고도 수사 의뢰를 하지 않은 데 대해 "오 행정관이 가져온 보고서 내용이 신빙성이 없고 애매했고, (오 행정관이) 출처에 대해 끝까지 대답을 안 해 문서의 소위 종착지를 알지 못했다"며 "수사를 의뢰할 만한 결정적인 단서를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실장 답변은 '문서 유출도 한참 뒤에 알았고, 자체 감찰도 안 했으며, 본인들에게 확인도 안 했고, 대통령에게 유출 보고도 안 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답변에 여당 의원들도 문제를 지적했다.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은 "조치가 미흡했고, 적절하지 못했다"며 "이런 점에 대해선 비서실장이 책임을 느끼지 않는가"라고 했고, 김 실장은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김 실장은 정윤회씨의 박지만 회장 미행 의혹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1월 말쯤 박 회장이 '미행당하고 있는 것 같다. 자세한 것은 조응천 공직기강비서관에게 물어보라'고 했지만, 정작 조 비서관에게 물어보니 '전혀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또 "이후 3월 하순에 박 회장에게 전화해서 (미행 관련) '자술서를 보내달라'고 했지만, 보내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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