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수 "수상거부 소감, 기본을 얘기한 것"(인터뷰②)

안이슬 기자 2015. 1. 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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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안이슬 기자]

배우 최민수/사진=이동훈 기자

MBC 연기대상에서 '오만과 편견'으로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그는 정중히 상을 거절했다. 그 이면에는 세월호 사건에 대한 마음이 깔려 있었다. 배우의 연기는 물론이고 캐릭터를 함께 완성한 제작진에게도 공이 돌아가는 상인만큼 제작진들이 서운할 법도 했겠다고 물었다. 그는 "다들 나라는 사람을 잘 아니까 그런 얘기는 안하더라"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나는 단순한 사람이다. 배우이기 전에 한 사람의 국민이고, 기본을 얘기할 수 있는 것이잖나. 나는 기본을 얘기한 것이다. 그걸 왜 특별하다고 생각하는지...특별하지 않은 일이 특별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이 더 특이한 일인 것 아닌가? 이런 얘기가 회자되는 것도 좀 특이하다. 당연하고 기본적인 것에 대한 얘기인데 이걸 논쟁에 올려놓을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생각을 얘기한 것 뿐이다."

지난 2006년 '조폭마누라'에 특별출연 후 한국영화 출연은 무려 8년 만. 왜 이렇게 오랜 시간 스크린에서 볼 수 없었는지 조심스럽게 물었다. 2015년의 계획과 함께.

"솔직하게 말하면 작품이 많이 안 들어온 것도 있고, 최민수라는 사람이 감독들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느낌일 수도 있고(웃음). 사실 제안을 받았던 작품들도 인연이 아닌 게 많았다. 일단 돈을 벌기위한 영화라는 느낌이 들면 거부감이 든다. 사람을 만나서 얘기를 나눠보면 그게 딱 보이니까. '오만과 편견' 끝나고 나서는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다. 뭘 하지? 그냥 작업실에서 또 글 쓰고, 음악하고, 공연하지 않을까? 생각해보니 바쁘겠다. 하는 것도 없이 뭐가 이렇게 바빠!(웃음)"

한참을 인터뷰에는 다 담을 수 없는 인생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지금 행복한지 묻자 그는 "그럼! 행복하지"라고 답했다. 다른 질문을 던졌다. 지금 최민수를 가장 흥분시키는 일은 무엇이냐고. 이에 대한 답은 "없다"였다.

"KBS 2TV '불후의 명곡'에서 B1A4 산들하고 공연을 했을 때 '내가 많이 떨린다. 그런데 떨릴 수 있다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고마웠다. 떨려본 적이 정말 오랜만이었다. 참 많은 걸 경험했고, 어떻게 보면 산 너머에 뭐가 있는지 알게 되니 재미가 없다. 요즘 내 유일한 취미가 사색이다. 더 이상 놀랄 일은 없구나, 슬픈 일이다 라고생각했다. 내 심장을 뛰게 하는 것이 바로 지금 내가 바라는 것이다. 찾으려는 시도를 항상 한다. 그러니 예술을 하고 있는 거지. 창조하고, 공예도 하고. 죽을 때 까지 계속."

배우 최민수/사진=이동훈 기자

30여년의 배우 생활과 50여 년의 인생 중 느낀 것은 참 많지만, 그는 다른 이에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긴 이야기의 결론은 하나다.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것. 노래 한 곡에 하고 싶은 모든 이야기가 담겨 있다며 가사를 담담하게 읽었다. 그의 1집에 수록된 '새하얀 길'의 가사였다.

'바람의 영역을 찾아오렴. 그래도 네 자신이 찾을 수 있을 때 질긴 개 목걸이는 벗어 버리고 새하얀 길을 나서렴. 동터 오는 새벽에 길을 떠나 바람이 네 자신을 이끌어가는 대로. 심장이 반응하는 저 곳을 향해. 네 자신에게로 돌아가기 위해.

난 여기서 너를 위해 음악을 틀어 놓을게. 이 곡이 끝나기 전까지 잃었던 기억을 조금씩 되살리게 될 거야. 무리일거라 걱정하지 않아도 돼. 자유의 측근들이 너의 조각난 기억을 추억 속에 모아올 테니까. 넌 그저 친구를 믿기만 하면 돼. 자신을 믿고 갈 수 있는 곳까지 가 보는 거야. 아무런 속박 없이, 아무런 걱정 없이.

언젠가 어딘가에서 저녁노을이 아름다워 눈물이 흐른 적이 있었지. 너 혹시 내 꿈을 통해 대화를 해 본 적이 있니? 우린 오늘 처음 맞지? 그런데 이상하게도 말이지. 내가 본 저녁노을이 너의 눈 속에도 담겨 있구나. 그래. 약간의 거리를 두고 서로의 눈을 확인해고 싶어. 그러다가 서로에게 필사적으로 찾고 있었던 확신 같은 것이 생긴다면, 나 같은 것이 너에게도 그런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면 그걸 지켜 주고 싶어.

난 널 자유롭게 해 주고 싶어. 이 모순의 세계에서도 너와 내가 찾고자 하는 것이 같다면, 함께 갈까? 새하얀 길로.'

안이슬 기자 drunken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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