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선 부산경찰청장, 부하 모욕 '갑질' 구설수

2015. 1. 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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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총경이 사과요구.. 경찰청 본청 진상조사 착수

[오마이뉴스 정민규 기자]

권기선 부산지방경찰청장.

ⓒ 부산지방경찰청

[기사보강: 8일 오후 4시 59분]

취임 1개월을 맞은 권기선 부산경찰청장이 부하 직원들에 모욕적인 발언을 일삼았다는 소식이 퍼지며 구설수에 올랐다. 권 청장에게 폭언을 들은 경찰 간부가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선데 이어, 그의 욕설과 폭언이 처음이 아니었다는 증언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 권 청장은 보고서 제출이 늦었다는 이유로 부하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ㄱ총경(56)을 다그쳤다. 그 과정에서 권 청장이 '개XX' 등 심한 욕설을 했다는 게 내부 전언이다. 이후 ㄱ총경은 지난 7일 열린 부산경찰청 간부회의에서 권 청장의 도를 넘은 폭언을 공론화했다.

ㄱ총경은 "최근 업무보고 때 권 청장이 수치심을 느낄 정도의 심한 폭언을 했다"라면서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촉구를 요구한다"라고 밝혔다. 상명하복 문화가 강한 경찰에서 하급자가 상급자를 상대로 공식 석상에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ㄱ총경은 "(청장의) 발언이 도를 넘었다"라면서 "불이익을 감수하고 공개적으로 사과를 요구한 것"이라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이 회의는 권 청장 대신 부산경찰청 제1부장이 주재하는 자리였고, 사과 요구는 회의 직후 권 청장에게 전달됐다. 논란이 커지자 권 청장은 이날 ㄱ총경을 만나 "친근한 분위기 속에서 소통하며 일하자는 취지"였다며 "욕심이 앞서 과한 발언을 했다"라고 사과했다.

권기선 부산경찰청장(오른쪽)이 지난달 3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앞두고 경찰 및 현장 관계자들의 안내를 받아 정상회의 장소를 살펴보고 있다.

ⓒ 부산지방경찰청

하지만 더 큰 문제는 ㄱ총경의 불만 제기 이후에 계속됐다. 권 청장의 평소 폭언을 견뎌온 경찰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기 시작한 것. 직원들은 권 청장이 지난 12월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앞두고 행사장을 점검하는 길에 또 다른 총경급 간부에게 심한 욕설을 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이 간부가 권 청장의 욕설을 참다못해 욕설을 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한 사실도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권 청장은 민간인들이 보는 호텔 로비에서 10분간 경찰 간부를 세워두고 폭언을 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경찰 내부에서는 "청장이 인사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부당한 일이 있어도 감내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는데, 이번 일로 불만이 터져나오는 것 같다"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 경찰의 폐쇄적인 구조와 전근대적인 명령체계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권 청장은 경찰대를 졸업하고 1986년 임관해 경찰청 쇄신기획단장, 경찰청 기획조정관(치안감), 경북지방경찰청장을 거친 뒤 지난 12월 치안정감으로 승진해 부산경찰청장에 임명됐다.

지난달 3일 열린 취임식에서 권 청장은 "부모님을 모시는 마음으로 진정성 있고 적극적인 마음 자세로 봉사서비스를 해야 한다"라면서 "경찰도 법 절차와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경찰청, 진상조사 나서... 야당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사안"

한편 경찰청 본청은 권 청장의 폭언 논란에 대한 진상조사에 나섰다.

경찰청은 8일 권 청장의 발언 내용 파악에 들어간 상태라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언론을 통해 "사실 관계를 확인한 후 감찰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사회 각계에서 빚어지는 '갑질' 논란과 이번 폭언을 같은 맥락에서 바라보며 우려를 표시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같은 날 '권기선 부산경찰청장의 갑질 횡포, 철저한 진상조사를 해야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새정치연합은 논평에서 권 청장이 욕설과 폭언을 한 것을 "인사권을 쥔 직장 상사의 '갑질'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또 권 청장이 폭언 논란과 관련해 '직원들과 친근한 분위기 속에서 소통하며 업무를 하자는 취지였다'고 해명한 것과 관련 "직장 상사의 '욕설'과 '모욕적인 발언'을 듣고 친근함을 느끼는 부하 직원은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새정치연합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갑질 횡포'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데, 고위 공직자가 부적절한 언행으로 또다시 구설수에 오르는 것은 공직자로서의 자질 부족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새정치연합은 "정부는 권기선 청장의 '갑질 횡포'에 대한 진상조사에 즉시 착수해야 한다"면서 권 청장에게도 "국민들과 당사자들에게 진심으로 정중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이 기사를 응원하는 방법!☞ 자발적 유료 구독 [ 10만인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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