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운 여대생 신분증으로 새삶 꿈꿨던 임신부 재판에

입력 2015. 1. 7. 10:00 수정 2015. 1. 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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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비행기 추락사고로 가족을 잃고 우울증에 빠진 30대 임신부가 우연히 주운 여대생의 신분증으로 새로운 삶을 꿈꾸다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종환)는 남의 신분증으로 신분을 사칭해 대출 등을 받은 혐의(점유이탈물횡령·사문서 위조·사기 등)로 김모(32·여)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009년 주운 음대생 이모(25·여)씨의 신분증으로 이씨를 사칭해 각종 신분증을 새로 발급받아 제2금융권에서 600만원을 대출받은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김씨는 중학교 시절인 지난 1997년 괌 대한항공 추락사고로 아버지와 오빠를 잃은 뒤 보상금으로 시가 10억원짜리 아파트에서 사는 등 경제적으로는 풍족한 생활을 해왔다. 하지만 가족을 잃은 슬픔으로 우울증을 앓았고, 최근에는 임신한 상태에서 이혼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불행한 삶을 살던 김씨는 이혼후 새 출발을 원했다. 개명을 했지만 삶이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김씨는 5년 전 우연히 주운 이씨의 지갑을 떠올렸다.

김씨는 지갑 안에 든 신분증을 이용해 이씨의 SNS와 이메일을 뒤지고, 운전면허증 등 신분증을 발급받아 은행 계좌와 휴대전화를 개설했다. 제2금융권에서 대출도 받았다.

과거의 삶을 지우고 이씨 인생을 자신의 것으로 하고 싶었던 김씨는 이씨 행세를 이어갔다.

이러한 행동은 자신의 현실을 부정하면서 마음속으로 꿈꾸는 허구 세계를 진실이라 믿고 거짓된 말과 행동을 반복하는 인격장애인 리플리 증후군(Ripley Syndrome)에 들어맞는다.

결국 김씨의 범행은 대출통지서를 받은 이씨 가족의 신고로 끝이 났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한 범인 추적에 나서 김씨를 검거했다.

김씨는 조사에서 "어렸을 적 음악을 하고 싶었는데 음악을 전공한 이씨의 삶이 너무 행복해 보여 새로운 삶을 살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임신 4개월에 우울증을 앓고 있어서 불구속 수사도 고려했지만 혐의가 13개에 달해 구속 영장을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2vs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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