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반대에 자살 美 10대 트랜스젠더, 그가 남긴 마지막 유서

기사승인 2015-01-02 20:5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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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반대에 자살 美 10대 트랜스젠더, 그가 남긴 마지막 유서

미국의 한 10대 소년이 부모의 반대에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일(현지 시간)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조슈아 앨콘(17)은 지난해 12월 28일 자신의 집에서 약 6.4km 떨어진 고속도로에서 견인 트레일러에 치여 사망했다. 경찰은 조슈아가 SNS에 올린 유서를 감안해 자살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조슈아는 4살 때부터 자신을 여성이라고 느꼈으며, 14살 때 어머니에게 이를 털어놓았다. 그러나 독실한 기독교인인 어머니로부터 그가 들은 대답은 “신은 실수를 하지 않았다. 너는 틀렸다”였다.

조슈아의 부모는 아들의 성전환 수술 요구를 거절했고, 조슈아가 학교에서 자신을 동성애자라 밝히자 그의 부모는 학교에도 가지 못하게 했다. 또한 조슈아의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빼앗고 SNS도 5개월 동안 금지했다.

조슈아는 유서를 통해 “외로움의 잔인함에 고통받았다”며 “그간 내가 살아온 삶은 가치가 없다. 나는 트랜스젠더니까”라고 밝혔다. 이어 “부모님은 내가 완벽한 이성애자 기독교인 소년이 되길 바랐지만 그건 분명히 내가 원하는 내 모습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조슈아의 어머니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종교적인 이유로 조슈아를 지지해주지 못했지만 ‘우리는 너를 조건없이 사랑한다’고 말했다”면서 “사람들은 내가 내 아들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내에서는 조슈아의 유서가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조슈아에 대한 애도 물결과 조슈아의 부모에 대한 비판이 함께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조슈아의 유서 전문

나는 4살부터 스스로를 소년 몸에 갇힌 소녀처럼 느꼈다. 하지만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었고 소년에서 소녀가 되는 게 가능하다는 것도 몰랐다. 나는 이 사실을 누구에게 말한 적도 없고 소위 '남자다워 보이는 것'에 나를 맞추려고 했다.

그러나 14살 때 트렌스젠더라는 것이 뭔지 알게 됐고, 나는 그 동안의 혼란스러움이 끝난 것 같아 너무나도 기뻤다. 즉시 엄마에게 이 사실을 알렸지만 엄마는 매우 부정적으로 반응했고 내가 정말로 소녀일 리가 없다고 말했다. 신은 실수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글을 트렌스젠더의 부모가 읽게 된다면 절대 아이에게 이런 식으로 말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 말은 오로지 아이 스스로 자신을 싫어하고 미워하게 만들 뿐이다.

나는 지금 이미 충분히 슬프고 더 이상 내 삶이 나빠지길 원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점점 나아질거라고 말하곤 하지만 내 경우엔 그렇지 않다. 매일매일 더 나빠질 뿐이다.

내 죽음이 무언가를 의미했으면 좋겠다. 제발 누군가가 나를 포함해 자살을 선택하는 트렌스젠더들을 보고 사회를 바꾸려 노력해주길 부탁한다.

이혜리 기자 hye@kmib.co.kr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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