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방 시신 살해범' 정형근 "할머니 성폭행 반항해 죽였다"

박준철 기자 2014. 12. 3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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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70대 할머니를 살해한 뒤 도주하다 서울에서 붙잡힌 정형근씨(55)는 "술에 취해 할머니를 성폭행 하려다 반항해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인천 남동경찰서는 31일 프로파일러 등을 동원해 정씨의 살해 동기를 추궁한 결과, 정씨는 숨진 전씨(71·여)와 술을 마시던 중 갑자기 욕정이 생겨 전씨를 성폭행 하려다 전씨가 가슴을 물고 빰을 때리는 등 강하게 반항해 머그컵으로 머리 등 얼굴을 수회 때려 살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정씨는 숨진 전씨를 여행용 가방에 담으려는 순간 살아 있는 것 같아 흉기로 다시 복부 등을 수차례 찔렀다는 등 범행 사실을 모두 시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0일 정씨는 "술에 취해 할머니와 다툼이 있다가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경찰은 이날 살인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정씨에 대해 현장 검증을 벌였다.

서울에서 지난 29일 검거될 당시 입고 있던 검정 점퍼에다 모자를 눌러 쓴 정씨는 인천 남동구 간석동 자신이 살던 오피스텔에서 전씨를 머그컵으로 때려 살해한 뒤 화장실로 데려가 흉기로 찌르고, 여행용 가방에 담아 인근 빌라 담벼락에 버리는 범행 장면을 재연했다.

현장 검증에는 경찰 30여명과 지역주민 20여 명이 지켜봤다.

정씨는 지난 20일 오후 6시쯤 자신의 오피스텔에서'엄마'라고 부르던 인천 부평구 모 시장에서 야채상을 하는 전씨를 흉기로 살해한 뒤 여행용 가방에 담아 버린 뒤 서울로 도주했다가 붙잡혔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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