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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도 출구는 없다"…'성전환' 바란 남학생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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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2-31 14:41:30 수정 : 2015-01-01 10: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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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으로의 성전환수술을 애타게 바랐던 남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충격을 주고 있다. 부모의 반대에 성전환수술이 좌절된 남학생은 유서에서 자신이 얼마나 불행한 사람이었는지를 적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씁쓸하게 하고 있다.

영국 미러 등 외신들은 미국 버지니아주 킹스밀 출신 리라 알콘(17)의 못다 핀 인생과 관련해 지난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앞선 28일 알콘은 오하이오의 한 고속도로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남자로 태어난 알콘은 4살 때부터 자신을 여자로 생각하기 시작했으며, 14살이 되던 해 ‘성전환자’가 무엇인지를 알게 되고는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뻐했다.

그러나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알콘의 부모는 성전환수술을 반대했다. 알콘은 유서에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부모님은 내가 수술을 받더라도 ‘진짜’ 여자가 될 수 없다는 말을 하셨다”며 “하느님이 나를 남자로 태어나게 한 건 결코 실수가 아니며, 따라서 내가 틀렸다고 강조하셨다”고 적었다.

알콘은 자신이 남자로 사는 한 진실된 사랑을 할 수 없고, 자신을 이해할 친구를 만날 수 없다고 생각했으며, 결국 인생 전체가 불행해질 거라 생각했다.

알콘은 유서에서 “평생 여자가 되기를 원하는 남자로서 외로운 인생을 살든지, 아니면 평생 자신을 싫어하는 여자로서 살든지 두 가지 방법밖에 없었다”며 “어디에도 내가 나갈 수 있는 비상구는 없었다”고 말했다. 즉, 성전환수술을 받지 못한다면 쓸쓸한 남자가 될 것이고, 성전환수술을 받더라도 주위 사람들 때문에 평생 자신을 증오할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된다는 것이었다.

알콘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전환자들을 향한 사회의 인식이 바뀌기를 바랐다. 그러면서 알콘은 맨 끝에 “안녕, 알콘”이라고 글을 맺었다. 그것이 그가 세상과 자신을 향해 남긴 마지막 인사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미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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