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 담지 못할 욕 들어"..의사들 '갑질'에 간호사들 눈물

2014. 12. 2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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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전병원에서도 의사들 폭언 드러나

간호사 후유증으로 정신과 상담까지

열명 중 두명 "의사한테 폭언 당했다"

부산대병원의 간호사가 폭언·폭행을 당했다며 의사를 고소한 데 이어 서울 한전병원에서도 유사한 사태가 벌어지면서 병원 내 '을'의 지위에 있는 간호사의 노동인권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간호사 등 병원노동자 열 명 중 두 명은 의사에게 폭언을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전병원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16일 새벽 이 병원 중환자실에서 일하던 한 간호사가 병원 전공의로부터 "입에 담지 못할 욕을 들어 인격적인 모욕감을 느꼈다"며 병원에 고충처리를 접수했다. 병원 쪽은 현재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간호사는 후유증으로 정신과 상담을 받고 "충격으로 더 이상 함께 일할 수 없다"며 의사의 퇴사를 요구했다.

한전병원 노조는 성명서를 내어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곳일수록 상호 존중과 협력, 인격적 대우가 필요하다"며 해당 의사에 대한 처벌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감정 노동을 많이 하고 여성이 대다수인 간호사들은 남성 의사들한테 종종 폭언을 듣는다"고 밝혔다. 해당 전공의는 "쌍방이 폭언을 한 것인데 나만 가해자로 지목돼 억울하다. 당사자에게 여러 차례 사과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2일 보건의료노조도 부산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문의가 15일 수술실에서 수술 전 환자의 몸을 소독하고 있는 간호사에게 폭언을 하고 발로 다리를 폭행했다"며 해당 의사를 울산지검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의 '2014년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를 보면, 간호사를 포함한 병원노동자(조사 대상 1만8263명)의 25.8%가 '의사로부터 폭언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응답자의 대부분(79.8%)은 그냥 참고 넘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나영명 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은 "권위적이고 경직된 병원 문화 속에서 의사가 약자인 간호사에게 폭언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가해자와 피해자를 격리시키고 엄격한 진상조사와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짚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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