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정동영 "제3정당 고민 중, 안철수 때와 근본상황 다르다"

입력 2014. 12. 26. 09:15 수정 2014. 12. 2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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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야권의 제3정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지난 24일이죠, 각계각층의 진보성향 인사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진보 진영의 새로운 정치 세력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요. 특히 새정치민주연합 정동영 상임고문의 합류 여부에 대해서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동영 상임고문, 전화 연결되어 있습니다. 고문님, 나와 계십니까?

▶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새로운 정치 세력의 건설을 촉구하는 모임', 줄여서 '국민모임'이라고 하던데요. 국민모임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서 정 고문께서는 "시대 요청에 부응한 것이다." 긍정적으로 평가하셨네요?

▶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네, 아래로부터 있는 변화에 대한 요구를 담아낸 것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인상적인 부분은 이 선언에 참여한 105분, 한 분 한 분이 각 계를 대표하는 삶을 살아오신 분들인데, 결이 좀 다른 분들이 함께 하고 있거든요. 하나는 명진 스님, 정진우, 조헌정 목사님, 한홍구 교수, 서해성 작가, 정지영 영화감독, 신학림 언노련 위원장 등 이런 분들은 민주개혁 진영 인사 분들이죠.

그리고 김세균 서울대 교수,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 이 분들은 노동계, 또는 진보파 인사들인데요. 이 분들이 함께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인 새로운 정치 세력 건설이라는, 다른 말로 하면 제3당, 신당 창당을 촉구한 점이지요.

그러니까 이 분들이 공개적으로, 그리고 만 천하에 사실상 야당 교체를 요구한 것은, 오른쪽으로 제1야당을 보면 야당의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보는 것 같고, 왼쪽으로 진보정당들을 보면 분열과 지리멸렬상을 보면서 '국민이 기댈 곳이 없는 상황이다' 이런 판단 아래 민주진영과 진보진영 대표자들이 함께 국민 선언을 한 것이 굉장히 좀 충격적이라고 할까요?

▷ 한수진/사회자:

정 고문께서도 합류하지 않겠느냐, 이런 추측들이 많은데요. 어떻습니까?

▶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24일 국민선언은 신당 건설을 촉구한 것이지, 아직 신당이 출현한 상태는 아닙니다. 그러니까 민주진영과 진보진영을 대표할 만한 분들이 시대의 요구를 반영해서 제3세력의 건설을 촉구한 이것은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은 아니고 무겁게 들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로서도 정치를 왜 하는가 하는 근본적 차원에서 좀 고민을 하고자 합니다. 제가 고민을 하고 안 하고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과연 오늘의 정치, 오늘의 정당에 대해서 국민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가 하는 점인데요. 사실 국민의 삶을 한 문장으로 압축한다면 '장사는 안 되고, 취직도 안 되고, 정치는 겉돌고, 약자는 기댈 곳이 없다' 이런 상황이라고 봅니다.

어제 크리스마스에 평택에 있는 쌍용차에 갔습니다. 70m 굴뚝 위에 2주일 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해고자 두 사람에게 올해 크리스마스는 평생에 가장 춥고 서러운 성탄절이었습니다. 바로 이런 곳이 약자를 대표하는 정당이 있어야 할 자리입니다만, 야당의 존재는 없었습니다. 얼마 전 대법원이 고등법원 판결을 뒤엎고, '쌍용차의 정리해고가 적법하다'는 판결을 했을 때, 약자들은 땅에서는 더 갈 곳이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고공, 굴뚝 위로 올라갈 수밖에 없었는데, 이런 식으로 사회적 갈등이 번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가 작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리해고를 요건을 규정한 근로기준법 23조가 결국 대법원 판결의 근거였고, 여기에 대한 우리 사회 내에서의 그 첨예한 갈등이 부딪히고 있다면, 이것을 적극적으로 사회적 의제, 또는 정치적 의제로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 또 그런 책임이 있는 것이 제대로 된 야당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은 그 역할을 못하고 있다, 강화를 하든지 아예 판을 바꾸든지 둘 중 하나인데, 지금으로선 판을 바꾸는 쪽이 더 나을 것 같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그러니까 각계인사들이 촉구하는 것은 그 점이죠. 그래야 뭔가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이 열리지 않겠느냐, 이렇게 보는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지금 국민모임 측에서는 정 고문께 함께 하자는 뜻을 분명히, 여러 번 제안하신 거죠?

▶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네, 최근에 국민모임을 추진해 온 분으로부터 저 뿐만 아니라 몇 분에게 이렇게 요청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몇 분이라는 분은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 동료 의원 분들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당 안팎에 있는 분들로 압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분명히 제안을 받으신 거고요. 그래서 내일까지 좀 마음을 정해보시겠다, 지금 그렇게 하시는 것 아닌가요?

▶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꼭 그런 건 아니고요, 지금은 신당이 출현한 상태는 아니죠. 이건 혼자 결정할 문제는 아니어서, 저와 그리고 저를 저와 함께했던 전국의 많은 동지들이 송년 모임을 겸해서 내일인가요? 만나서 전국 각지의 얘기도 듣고 여론도 듣고 토론도 하고 그럴 생각입니다. 그리고 당 내외에 저를 아껴주신 분들, 원로 분들 찾아뵙고 지혜를 구할 생각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거의 결심을 굳히셨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고요. 이미 정 고문 측 인사 분들이 국민모임에서 같이 활동을 하고 계신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는데요?

▶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활동이니까요. 친소는 있을 수 있죠. 제가 또 대부분 아는 분들도 거기 많이 계십니다. 그런데 지금 거기 참여하는 분들이 직접 신당을 하는 분들은 아니죠. 이런 걸 이제 촉구한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여기에 어떤 분들이 응답을 하느냐 하는 문제가 남아있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데요. 이른바 빅3라고 하죠? 문재인, 정세균, 박지원 의원이 출마하는 전당대회, 당의 변화 기대할 수 없다고 보시는 건가요?

▶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이 분들이 지난 수개월 동안 비상대권을 갖고 당 혁신을 이루지 못한 상태인데, 다시 민주당이 어떻게 달라지겠는가 하는 기대 또는 감동을 갖기 어렵다고 이렇게 국민이 느끼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오죽했으면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민주진영과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분들이 '정치 세력을 교체해서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를 해라' 라는 성명을 냈겠습니까. 결국 전당대회 결과와 상관없이 혁신의 가망성은 없다고 본 것이 아닌가 싶네요. 그러니까 전당대회를 기다려볼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하는 얘기가 되겠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신당 창당이 야권 분열, 또 새누리당의 어부지리만 주는 게 아닌가 하는 비판도 있는데요. 어떻게 답하시겠어요?

▶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결국은 국민이 어떻게 보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잣대라고 생각합니다. 이대로 괜찮다, 야당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라, 하는 그런 국민의 시각이 지배적이라면 국민모임의 성명도 안 나왔겠죠. 그런데 민주주의의 후퇴, 서민 경제의 악화, 이 두 골자, 또 남북관계의 파탄, 이 세 가지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2년 동안을 압축할 수 있는 말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도저히, 도저히 이대로는 안 되겠다 하는 그런 절박함이 성명의 배경이고 또 국민들이 생각하는 부분, 바로 그것이 핵심이라고 봅니다. 국민모임의 명칭이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를 위한 국민 모임'이라고 했는데요. 사실 이것보다 '국민이 눈물을 흘리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정치' 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만약 진보세력을 재편하게 된다면 정의당도 함께하실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거고요?

▶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지금 단계에서 제가 이야기 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앞으로 국민 모임이 전국을 돌면서 국민 대토론회를 하기로 한 것 같은데요. 이런 토론회들을 거치면서 정리될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통합진보당 세력도 같이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통합진보당 관련해서는 내부 토론을 거쳤다고 들었습니다. 하나는 북한 핵에 대한 확고한 반대, 그리고 인권유린에 대한 반대, 그리고 세습독재에 대한 반대, 이런 입장을 분명히 함으로써 통합진보당의 당내 관계와 관련해서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고 들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요. 지금 제3지대 창당 선언했던 안철수 대표도 제1야당에 합류하지 않았습니까? 이번 국민 모임의 신당 창당은 좀 다를까요?

▶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근본적인 상황이 좀 다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하나는 안 의원 경우는 개인 차원의 성격이 강했다면 이번은 세력의 차원이라고 볼 수 있겠죠. 국민 모임 분들을 보면 민주개혁 진영, 그리고 진보 진영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아마 이게 역사적으로도 흔치 않은 일입니다. 이 분들이 함께 손을 잡고 집단적으로 제3세력 신당이 필요하다, 이것을 요구한 것은 상황이 근본적으로 다른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정동영 상임고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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