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아이들와 살아가는 법…『부모와 다른 아이들』

세상의 어떤 부모이든 내 아이가 남보다 특별하길 바란다. 내 아이가 8살에 대학을 입학한 송유근이나 5살 때부터 작곡을 했다는 모짜르트 같은 ‘신동’이길 말이다. 하지만 또 어떤 부모들은 정말 내 아이가 특별하지 않기를 바란다. 자폐증을 가진 아이라면, 청각장애를 가진 아이라면, 자신이 강간당해서 나은 아이라면, 내 아이가 트랜스젠더라면 말이다. 

   
 
 

부모가 원했던, 원치 않았던 이 세상에 태어나 살아가고 있는 특별한 아이들이 있다. 이 책은 그런 아이들을 가진 300여 가정의 가족들을 만나 그들의 삶과 고민들을 듣고 기록한 방대한 양의 보고서다. 특별한 아이들과 가족들에 관한 이야기지만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양육의 과제를 안고, 고해의 바다에서 몸부림치며 살아가는 이 세상 모든 부모들의 속을 깊이 파고드는 놀라운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저자는 스스로 ‘게이’라는 사실을 밝히며 이 보고서를 시작하는 점도 저자의 문제의식을 잘 보여준다. 저자는 청각장애든, 자폐증이든, ‘범죄’를 저질렀든 아이가 갖고 있는 남과 다른 ‘차이’는 일종의 정체성이며 그 정체성을 아이의 일부로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아이와 가족의 삶을 개선하고 국가와 사회에 권리를 요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저자는 또한 이 책을 읽을 독자들을 그들 ‘특별한’ 가족들의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로 인도하고 있다.

지난 여름 모범적인 마을공동체 대안학교로 알려진 곳에서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비장애 아이들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한 사건이 보도돼 사회적인 이목을 끌었다. 비장애인과 장애인 통합교육이란 바람직한 사회통합 교육을 지향한 이 학교 공동체에 닥친 예기치 못한 충격적 상황에 학교의 운영주체인 학부모들과 교사들은 현재도 후유증을 앓고 있다. 공동체가 피해자의 상처를 우선시 하지 않고 문제를 봉합하려 한다고 느끼는 장애인 부모의 원망과 이를 두고 빚어진 공동체 내부의 시각차로 인한 갈등이 내상을 입힌 것이다. 이 책은 ‘특별한’ 아이들을 내 아이와 ‘특별’하지 않게 더불어 키워 보겠다는 그 대안학교 공동체의 선한의지가 그 ‘특별한’ 아이들과 그 가족들의 삶에 대한 진정한 이해가 뒷받침된 것이었는지 묻게 한다. 그 문제로 마음의 갈등을 겪고 있는 그 대안학교의 모든 학부모들에게 특별히 권하고 싶은 책이다.

각각 800페이지가 넘는 두 권으로 나눠 출간된 이 책은 1권에선 청각장애, 소인증, 다운증후군, 자폐증, 정신분열증 등을 가진 아이의 가정에 대한 이야기를 별도로 나눠 전달하고 있으며, 2권에선 신동, 강간, 범죄, 트랜스젠더 등의 이야기를 나눠 담아냈다. 2012년 전미비평가협회상, 뉴욕타임스·타임·이코노미스트 선정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책이기도 하다.

엔드루 솔로몬 지음/고기탁 옮김/열린책들

 

‘밥벌이’로 글쓰는 기자, 뜨끔하게 한 ‘글쓰기’ 충고 … 『윤태영의 글쓰기 노트』

   
 
 

작가 김훈은 ‘밥벌이의 지겨움’이라고 했다.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들에게 가족의 부양은 지겨운 천형이다. 최고의 권력인 대통령과 지근거리에 있었던 한 가장에고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의 필사였던 그의 밥벌이 역시 ‘글’이다. 얼마 전 노대통령의 인간적 이면과 리더십을 담아낸 ‘기록’이란 펴냈던 책을 펴냈던 윤태영 전 연설기획비서관이 ‘글쓰기 노트’라는 책을 썼다. 글쓰기를 잘 할 수 있는 75가지의 충고를 과거 본인이 노대통령을 위해 썼던 문장 등을 사례로 제시하며 해주고 있다. ‘이름 모를 소녀’ 신비함의 유혹에 빠지지 말자란 5번째 충고가 기자에게 확 다가온다. 분명한 표현을 찾아보거나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취재하지 않고 시간을 핑계 삼아 두루뭉술하게 넘어간 수많은 기사들의 문장들. 글쓰기를 밥벌이로 한다면서 기자가 자주 저지르는 양심불량이다. 저자는 “자신의 게으름을 그럴듯한 애매함으로 감춘 대목이 혹시 없는지...”라고 양심을 확 찌른다. 글쓰기 초보부터 밥벌이하는 사람까지 책상 위에 꽂아두고 글 쓸 때마다 참고할 만한 책이다.

윤태영 지음/책담

 

일본군이 정신력이 강하다? 학살·강간하는데만…『일본, 사라지거나 해방되거나』

   
 
 

가미가제를 감행했던 일본군인과 그 뿌리인 사무라이는 정신력이 강하다? 일본 지배세력이었던 이들에 대한 미화는 ‘허위’라고 이 책은 고발한다. 그 정신력은 조직화된 상대 군인들을 상대로 한 발휘된 정신력이 아니라 약자인 민간인들을 학살하고 강간하는데 발휘된 야만성이며, 무능하고 무지한 군사작전 능력을 말해주고 것일 뿐이라고 혹평한다. 이 책의 첫 번째 목적이 일본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를 제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기본적 시각은 일본은 아직도 그 야만적이고 무지한 사무라이의 정신을 숭상하는 그 후예들이 지배하는 국가다. 일본연구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나 시각을 제시하기보다는 기존의 연구 성과나 자료들을 종합 정리한 이 책은 아베정권 같은 일본우익 지배세력의 본성과 그 연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내용들이 충실히 정리되어 있다.

김상태 지음/책보세

 

‘즉문즉설’ 법륜스님의 새 책 … 『 지금 여기 깨어 있기』

   
 
 

천 가지 만 가지 고민을 안고 사는 현대인들, ‘마음공부’는 이제 행복을 위한 필수생활이 되고 있다. ‘즉문즉설’이란 말로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저자다. 법륜스님의 이번 마음공부책은 사부대중의 깨우침이 아닌 자기의 깨달음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다. 일에 집착하는 ‘일벌레’들의 마음공부를 위해 미리 알려주는 이야기 하나. 일에 집착하는 습관을 버리기 위해 들어온 절에서조차 일에 집착해 죽기 살기로 장작을 패고 있던 법륜스님에게 스승인 노 스님이 한 깨달음의 말씀. “여보게 자네가 오기 전에도 봉암사는 잘 있었다네.”

법륜/정토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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