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히트 상품 30] 불황 속'캐릭터'에 움직인 日소비 시장

2014. 12. 22. 11:3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겨울왕국·요괴워치·해리포터 등 엔터테인먼트 아이템 상위

2014년 일본 시장은 복잡다단했다. 상고하저의 경기 부침이 뚜렷했다. 연초 전망과 달리 실제 양상이 좀 달라진 결과다. 애초에 아베 정부의 이(異)차원적인 경기 부양책이 20년 복합 불황의 출구를 찾아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부양책에 힘입어 자산 인플레이션이 뚜렷했고 일부나마 물가 상승도 목격됐다. 다만 4월 시행된 소비세 증세(5%→8%)가 발목을 잡았다. 2~3분기 연속 경기 침체로 불황 타개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가계 소득 증가세가 지지부진하면서 내수 소비는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냈다. 그래도 일본은 국내총생산(GDP) 470조 엔의 시장이다. 침체·불황 운운해도 한국 덩치의 3~4배다. 움츠러들었지만 o세계 3위다. 이 중 86%가 내수다. 거대 시장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당연히 히트 상품의 역할과 존재감도 적지 않다. 2014년처럼 반복된 위기 경고 속의 히트 상품이면 특히 그렇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갑을 열어젖힌 히트 상품의 파워를 확인 할 수 있다. 2014년 일본 시장을 쥐락펴락한 입소문의 주인공은 과연 무엇일까. 닛케이트렌디의 발표 결과를 토대로 2014년 10대 히트 상품을 살펴본다. 1년(2013년 10월~2014년 9월)간 출시된 신제품·서비스를 평가한 결과다.

1위 겨울왕국

2013년 세밑을 달군 디즈니의 애니메이션'겨울왕국'이 1년 내내 일본 시장을 바짝 달궜다. 한여름에조차 주제곡'렛 잇 고(Let it go)'의 열풍이 대단했다. 9월말까지 상영 되 면 서 흥행 수입 254억 엔을 기록했다. 누적 관객 2000만 명을 넘기며 역대 2위에 랭크됐다. 일본어 버전 음반은 출시 3일에 100만 장을 넘기는 대기록을 세웠다. 흥행 이후 과자·문구는 물론 빵과속옷 등에까지 파생 상품이 출현하며 폭발적인 매출을 낳았다. 주제가를 부른 일본 여배우는 한층 유명세를 치렀다. 영어 원어를 매끄러운 일본어로 바꿔 낸 번역가도 유명 인사로 부각되는 등 후폭풍이 대단했다.

2위 요괴워치

1월 출시 이후 동심 세계를 완전히 장악한 만화 캐릭터다. 반다이남코홀딩스는 다마고치 이후 간만에 대박을 터뜨렸다. 초등학생이 기묘한 생물체에게서 받은 시계로 요괴를 보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부모들의 상품 쟁탈전은 대단했다. 발매 당일 새벽부터긴줄을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개당 3500엔의고가이지만 없어서 못 파는 품귀 현상을 빚었다. 웃돈 판매까지 나왔다. 10월에 발표된 요괴워치의 엔딩·오프닝 노래마저 발매 이후 싱글 차트 1~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후속 제품인 요괴메달은 1봉지(2개)에 200엔이지만 1명당 3봉지만사도록 판매 제한을 걸어 화제가 됐다.

3위 위저딩 월드 오브 해리포터

유니버설스튜디오 재팬이 7월 오사카에 선보인 테마파크다. 영화'해리포터'의 세계를 충실히 재현, 마법사 마을등독특한 체험이 가능하다. 마법 세계의 인기 음료와 장난감·문구류 등을 완비했다. 세계 유일의 해리포터 테마파크답게 매월 방문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 앞의 1~2위와 3위까지 가상공간의 캐릭터·아이디어가 점령해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소비 심리가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전에 없던 캐릭터 풍작의 해였다. 언론은 이를'어른+아이'의 융합으로 봤다. 동심 캐릭터가 완구·문구등기존고객을 넘어서는 확장 상품으로 연결됐다는 이유에서다. 아베 정권의 경기 부양결과가 일단락되면서 프리미엄 붐이 인 것도 한몫했다.

4위 젤 볼(Gel ball) 세제

P&G가 출시한 용기에 담긴 볼 형태 세제다. 간단하게하나만 집어 세탁기에 넣으면 충분해 양을 잴 고민이 없어졌다. 가루나 액체가 아니라'제3의 세제'라는 별칭이 붙었다. 특수 필름을 사용해 물에 잘 녹지만 물리적외부 충격에는 꽤 견디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껍질까지 녹이는 간단한 1회 용품으로 여심을 장악했다. 20개에 396엔인데 세제 효과가 확실하고 냄새까지 잡아줘 주부들 사이에 입소문이 났다. 미국등에서는 오래전에 나왔지만 일본에선 2014년 첫선을 보였다. 각각 60%, 40%로 재편된 액체, 분말 세제의 시장 비중을 깰 것으로 기대된다.

5위 반(Ban) 땀 차단 롤 온

화장품·향수 등 생필품 메이커인 라이온이 출시한 제한(除汗)제다. 겨드랑이의 땀과 악취를 차단해 주는 기능성 제품이다. 특히 겨드랑이땀얼룩 방지 등의 차별화가 주효했다.땀이 나는 배출 출구를 덮어 냄새와 땀을 사전에 막는 억제 기능이 특징이다. 겨드랑이 땀이 옷에 배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고객위주로 인기가 높다. 미력하나마 경기 회복감에 편승해 약간의 사치 품목으로 호평을 얻었다. 출시 2개월 만에 100만 개를 내다 파는 매출 파워를 보였다.

6위 프리미엄 특차

건강에 도움이 되는 보건 식품 붐을 지폈다. 기존 제품을 업그레이드해'브랜드+기능성'을 융합한 게 먹혀들었다. 체지방 분해 촉진을 내세운 산토리'이에몬 특차'가 주인공이다. 쓴 맛을 줄이고 다이어트 기능을 가미한 프리미엄 음료로, 건강 기능성 인증 이후 히트를 쳤다. 발매 6개월 만에 500만 케이스가 팔렸다.

7위 썸썸(Tsum Tsum)

가상과 현실 연결이 히트 키워드가 됐다. 현실 점포와가상 게임의 결합이다. 섬섬은 디즈니 인형캐릭터로, 여성 고객이 메인 타깃이다. 이들을 디즈니 스토어로 모객하자는 차원의 기획이다. 그립감이 좋고 정보기술(IT) 기기의 화면 클리너로 제격이다. 책상 장식용으로도인기다. 출시 이후 6개월 만에 100만 개가 팔렸다. 히트를 후원한 것은 라인 게임'디즈니 썸썸'이다. 공개 2개월에 다운로드 1000만을 기록했다.

8위 크로와상 도넛

크로와상과 도넛이합쳐진'크로넛'이란 신상품이다. 2013년 뉴욕에서 출시된 후 수입되며 까다로운 일본에 안착했다. '반디롤'이라는 중견업체의 선구안이 먹혀들었다. 새로운 식감과 특유의 중독성으로 입소문을 탔다. 일본의 입맛을 고려해 칼로리와 단맛을 줄인 후속 제품까지 나왔다. 현장 제조의 고집도 인기 비결이다.

9위 저가 스마트폰

통신비가 부담스러운 수요자에게 맞춤형 저가 스마트폰은 반가운 선택이다. 선두 주자는 편의점 업체인'이온'이다. 4월 8000대 한정 판매를 내걸며 히트를 치자 경쟁이 치열해졌다. 월3000엔 정도로 대형 업체(최소 6000엔)보다 월등히 싼 가격이 경쟁 원천이다. 계약정보를 기록한 IC카드(SIM카드)와 단말기를 기존 메이커처럼 현장에서 제공·개통해준다. 데이터속도는떨어진다.

10위 아베노하루카스

오사카의 새로운 랜드마크다. 철도회사'긴데쓰'가 개발한 초고층 복합 빌딩으로, 지상 300m에 달한다. 일본 최고층 빌딩이다. 호텔·백화점·레스토랑·오피스 등 장기 체제를 확보할 다양한 시설·서비스를 갖췄다. 외국 관광객뿐만 아니라 일본인도 꼭 방문해 봐야 할 핫 스폿으로 안착했다. 이 밖에 히트 상품의 랭킹을 발표하는 곳이 많다. 대개의 히트 상품은 공통적으로 꼽히지만 가중치 차이별로 일부 결과가 달라지기도 한다. 가령 특별 열차 여행, 3D 프린터 등을 상위에 꼽은 결과도 있다(하쿠호도생활종합연구소). 선정 범위를 좀 더 넓히면 선제(증세 이전) 소비, 축구 월드컵, 소금 레몬, 발광다이오드(LED) 등도 꼽힌다(라쿠텐시장). 다만 중요한 공통 키워드는 불황 탈출 기대감이반영된'저가→품질'로의 심리 변화다. 한편 2015년 히트 예측 결과는 1위 건강즉효의 미식(맛난 음식), 2위 셀피(무선카메라 셔터 장착) 스마트폰, 3위 호쿠리쿠 트라이앵글(일본 북쪽의 관광 명소) 등이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특임교수(전 게이오대 방문교수)

Copyright © 한경비즈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