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가요 결산 ⑥] 붐비는 연말 공연, 공연장 수는 '바닥'.. 대관 해결 어떻게?

이은지 기자 2014. 12. 2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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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콘서트의 계절이다. 주말마다 올림픽공원과 잠실 주경기장이 있는 잠실 일대는 공연을 보러 가는 관객들로 북적인다. 잠실뿐만 아니다. 각 대학교 회관과 홀, 코엑스까지 전부 공연으로 일정이 꽉 차있다.

수많은 연말 콘서트 입장권을 순서 매겨 날짜별로 줄 세우고 있자니 문득 의문이 든다. 이 많은 공연을 다 소화해내기엔 몇 천석 이상의 규모 있는 공연장은 극히 적다. 백지영 김태우 이정 합동콘서트의 경우는 서울 공연장이 꽉 들어차 크리스마스 공연을 경기도 부천에서 할 정도다. 그렇다면 가수들은 연말 공연을 언제부터 준비할까? 대관신청은 언제 할까? 대관신청 후 가수들끼리 공연희망 날짜가 겹치지는 않을까?

제한된 공연장 수, 누가 먼저 빌릴까?

국내 대형 콘서트의 메카인 올림픽공원 대관처는 연말 공연 대관을 8월 상반기부터 공모 받는다. 그 해의 하반기 공연대관신청 알림이 홈페이지에 뜨면 각 공연기획사들이 가장 먼저 분주해진다. 기획사들은 공연의 주체가 되는 가수와 공연 내용, 공연 규모, 대관하고 싶은 시설을 정리해 대관처에 제출한다.

운 좋게 공연하고 싶은 날짜에 공연하고 싶은 장소에 한 사람만이 단독 대관신청을 했다면 문제없다. 그러나 겹치는 경우는 복잡해진다. 가수 A와 B가 모두 12월 25일에 학생체육관을 쓰고 싶어 한다면 기획사들은 대관처가 지정한 날짜까지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해 심사를 받는다. 심사위원은 9명에서 11명이다. 이 중 7명에서 8명은 공정성을 위해 대관처 외부에서 온다.

심사기준은 엄격하다. 프레젠테이션을 본 후 출연자 인지도와 공연 안정성 등을 따져 점수를 산출한다. 공연 안정성은 대관료를 납부받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하다. 공연 규모에 따라 대관료도 달라진다. 대관료에는 단순히 시설을 쓰는 사용료뿐 아니라 청소비 등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프레젠테이션을 통과하면 공연 규모, 구체적인 시설 사용 등을 협의한다. 출연자가 여러 사람이 나오는 연합 콘서트라면 대기실 사용 개수까지 세심하게 논의한다. 합의가 끝나야 가수는 본격적으로 공연을 준비한다.

*3만~4만석 규모 공연장 시급… 체조는 너무 작고, 주경기장은 너무 크고

지난 10월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올림픽 주경기장에서는 가수 서태지의 공연이 열렸다. 예매 때 1차 예매분이 10분 만에 동나며 2만여 명의 관객이 꽉꽉 들어찬 광경을 기대했지만, 웬걸. 주경기장 안은 '휑'했다. 관객이 적어서가 아니다. 수용 관객이 7만여 명인 주경기장이 공연 규모에 비해 너무 컸기 때문이다. 1만8000석 규모(시야장애석 개방 기준)의 올림픽 체조경기장은 당시 리뉴얼 공사 중이었다.

국내에 어느 정도 규모 이상의 공연을 위한 시설의 수는 극히 적다. 특히 좌석수가 2만여 석을 넘는 공연장은 올림픽 주경기장,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정도다. 두 경기장의 좌석수는 각각 차이는 있지만 7만석 정도다. 3만석에서 4만석 규모의 공연장이 없는 것이다.

이웃나라인 일본의 경우 지역별로 4만5000석 규모의 돔 구장이 존재한다. 2000~8000석 규모의 회관부터 1만~3만석의 아레나·홀까지 공연장 형태도 다양하다.

공연을 한 번 할 때마다 3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할 수 있는 대형 가수들은 국내 공연 일정을 잡는데 매번 애를 먹는다. 2만석 이하의 체조경기장은 부족하고, 그렇다고 7만석짜리 주경기장에서 공연하자니 너무 크다. 날이 추운 겨울에는 야외 공연장은 꿈도 꿀 수 없다. 그룹 빅뱅의 태양은 최근 '굿 보이'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계절에 상관없이 팬들과 만나고 싶지만 겨울에는 마땅히 우리가 공연할 장소가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빅뱅의 경우 국내 공연은 연 1회 정도지만 일본에서는 연내 공연이 2~30회에 이른다. 한류 가수들을 수십 팀씩 배출하고 있지만 국내 환경은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한다. 마냥 웃기는 어려운 일이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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