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각증상 없이 조용히 피부에 흉터 남겨
해도 뜨지 않은 이른 아침에 등교하는 고등학생 딸을 위해 주부 정모 씨(48)는 핫팩을 여러 개 준비했다. 핫팩 모양이 마치 파스처럼 생겨 피부에 바로 붙이는 것으로 착각한 정씨는 딸의 등과 배에 각각 붙여 주었다. 핫팩 덕분에 추운 등교길을 따뜻하게 보낸 정 씨의 딸은 수업시간에 허리가 너무 뜨거워 핫팩을 떼어내니 피부엔 벌겋게 물집이 잡혀 있었다.
평소 운동삼아 등산을 자주 가는 최 모 씨(남· 57)도 얼마 전 핫팩 때문에 화상을 입었다. 한파가 심했지만 주말등산을 포기하기 싫었던 최 씨는 편의점에서 핫 팩을 사서 몸 여기저기에 붙였다. 내복위에 붙일까 하다가 크게 따뜻한 감이 없자 내복 아래 맨살로 옮겨 붙인 게 화근이었다. 맨살에 붙이고도 핫팩이 크게 뜨겁진 않아 계속 붙이고 있었는데, 나중에 떼어보니 피부가 벌겋게 달아올라있고 가렵고 따끔거리는 것이 영락없는 화상이었다.
강진수 강한피부과 원장은 “저온화상은 일반 화상과 달리 자각증상이 빨리 나타나지 않아 방치하다 피부 속 깊이 손상을 입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저온화상은 찬물로 화상부위를 식히더라도 큰 효과가 없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전문기관에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심할 경우 피부이식을 해야할 수도 있다.
핫팩 외에도 겨울철 집에서 주로 사용하는 전기매트나 온수매트를 고온으로 켜두고 장시간 사용할 경우, 온수 찜질팩을 한 부위에 오랫동안 올려둘 경우, 너무 뜨거운 물에 족욕을 오래 할 경우에도 저온화상을 입을 수 있고, 화상 외에도 피부건조증과 안면홍조 등도 유발할 수 있다.
강 원장은 “핫팩 사용후 피부가 붉어지고 얼룩덜룩해졌다면 곧바로 사용을 중지하고 로션을 발라 보습을 해주고 피부 마사지를 해주면 도움이 된다. 그러나 피부가 원래대로 회복되지 않는다면 전문 화상치료가 필요하므로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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