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타우의 1% 가능성과 YG의 15년 믿음(인터뷰)

김예나 2014. 12. 1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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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예나 기자] 한국 땅을 밟은 지 15년, 음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15년, YG패밀리로 제 몫을 채운 지 15년…거칠게 랩을 쏟아내지만, 섬세한 감성으로 사람과 어울리고, 진심으로 음악을 대하는 힙합가수 마스타 우(MASTA WU)는 그렇게 지난 15년을 지켜왔다.

◆ '이리와봐' 차트정상…타이밍 보다 완성도

이번에 발표한 '이리와봐'가 대중적이라는 평가를 얻었다면, 그 자체로 성공이다. 제가 대놓고 대중적인 장르를 하지 않은 이상, 쉽지 않은 기록이다. 음원차트 정상은 제 음악인생 가장 뜨거운 성적이다.(웃음) 늘 대박을 꿈꾸지만, 이번이 처음이다. 그렇다고 일부러 대중적 요소를 염두했던 작업은 아니었다. 그저 누구나 쉽게 듣고 좋아할 수 있길 바랐다.

도끼와 바비 모두 올해 '핫' 했다. 하지만 그들을 이용하자는 생각이 아니었다. 다만 '이리와봐'를 통해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것이 좋은 그림으로 완성될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었고, 선뜻 녹음과 뮤직비디오 출연까지 해줬다. 지금까지 10년 넘게 음악을 하면서 '이게 되겠다, 아니겠다'를 재면서 한 적 없다. 그랬다면, 진작 쉽게 앨범을 발매했을 것이다.

새 앨범은 항상 준비 중이다. 하지만 음악은 참 계획대로 할 수 없는 것 같다. 앨벌 발매는 타이밍보다는 완성도라고 생각한다. 유명세를 노렸다면, '쇼미더머니3' 끝나자마자 앨범을 냈어야 했다. 참여했던 심사위원 중 제일 늦게 신곡을 내놨다. 나는 연예인 끼를 타고 나지 않았다. 다만 힙합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포지션은 잘 알고 있다.

'쇼미더머니3'에도 나갈 수 있었던 건 내 역할을 알았기 때문이다. 특히 절친 테디가 적극 추천해줬다. 나를 가장 잘 아는 친구라서 내 모습을 방송에 통해 보여주면 좋겠다고 했다. 특히 에픽하이 타블로가 함께 해주니까 더욱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이번 출연으로 알게 된 제작진이 정말 고마웠다. 좋은 인연이 됐다. 기회가 된다면 또 함께 하고 싶다. 싶다. 덕분에 'MAMA'에도 출연했다.

◆ 확대된 힙합시장…결국엔 노래가 답

한국 힙합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쇼미더머니'를 통해 힙합이 대중적으로 인기를 많이 얻었다. 명품 브랜드에도 힙합 스타일이 영향을 미쳤다. 힙합이 더 이상 고요속의 외침이 아니다. 2014년 힙합은 스윙스의 영향이 컸다. 내가 예상하기에는 2015년 힙합은 도끼의 영향이 클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제 영향도 컸으면 좋겠다.(웃음) 힙합 시장이 더 확대되려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가수들이 더 잘 해야 한다. 유행한다고 그걸 너무 따라가면 안 된다.

내년 데뷔할 아이콘은 자기 자리에서 몫을 열심히 할 것이다. 특히 바비(BOBBY)나 비아이(B.I)가 좋은 음악을 만들 것 같다. 어떤 식으로 나와도 상관이 없을 것 같다. 노래를 잘 만들고, 잘 하고, 랩도 잘 쓸 것이 기대된다. 이제 환경이 좋아졌기 때문에 누구든 열심히 하면 된다.

솔직히 다른 가수들처럼 1위를 못해봐서 이하이를 통해서 뿌듯함을 처음 느꼈다. 이하이의 성공에 누구보다 기뻤다. 내가 1위 한 것처럼 기쁠 수 있다는 맛을 느꼈다. 그러다 '이리와봐'를 통해서 내가 첫 차트 정상을 찍었다. 그 시간은 잠깐이었지만, 정말 기뻤다. 그 때 알았다. 내가 참여한 곡이 1위 했을 때와 내 곡이 1위 했을 때 기분이 다르다는 것. 아니 비교도 할 수 없다. 하하하

결국 난 곡을 만드는 것 보다 직접 내 노래로 무대에 오르는 게 더 좋다. 물론 우리 회사에는 가수가 많지만, 앨범이 완성되면 나올 수 있다. 가수에게 정답은 결국 노래다. 양현석 대표님도 제작자 입장에서 준비된 앨범부터 차례로 내주신다.

◆ 가능성 믿어 준 YG…유일하게 무서운 존재

2000년 연습생으로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에 처음 왔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랩을 하고 있다. 난 은퇴한 적 없다. 앨범 내는 주기가 길었을 뿐, 작업은 계속 했다.(웃음) 다른 가수들의 앨범에도 참여는 계속 했다. 회사에 감사하다. 나를 아직 현역 가수로 남겨줬다.(웃음)

나는 연습생부터 데뷔, 그리고 지금까지 YG에서 함께 하고 있다. 우리 회사에는 대중적인 스타가 많다. 그들의 영향은 받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나와 맞는 것과 아닌 것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모든 게 플러스 될 수 없다. 자칫 흐름만 따라가다 보면 마이너스 될 수 있다.

음악을 하겠다고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모르는 게 너무 많았다. 그래서 회사에 있으면서 양현석 사장님에게 정말 배운 게 많다. YG패밀리는 모두 양현석 사장님과 직접 관계를 맺고 있다. 난 원래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오직 딱 한 명 양 사장님만 무섭다.(웃음) 워낙 어릴 때부터 곁에서 지내다보니 그런 것 같다.

양사장님은 제작자이자 사업가이다. 곁에서 보고 있으면 교육이 된다. 나의 1%의 가능성을 보고 지금까지 붙잡고 믿어주신 사실이 정말 감사하다. '이리와봐'를 준비하면서 잘되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처음으로 나로 인해 주변 분들을 기분 좋게 하고 싶었다. 물론 그게 내 욕심이고 자존심이었을 수 있다. 난 욕심을 버렸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자존심을 놓지 못했나 보다.

◆ 사랑과 음악은 마라톤…정상을 향해 쭉

난 감정표현이 솔직하다. 숨기지 못한다. 거칠고 강한 면도 있지만, 수줍어하고 감성적인 부분도 있다. 그래서 실제로 날 만나는 사람들은 더 좋아해주는 경향이 크다. 반전매력이라고 할까.(웃음) 겉모습만 보면 욕먹을 수 있지만, 실제로 만나면 제 개인적인 삶에서는 이득이다. 음악을 10년 넘게 하면서 깨달은 게 많다. 사랑과 음악은 마라톤이라고 생각하고 임한다. 꾸준히 해야 하는 것이다. 한 순간에 골인할 수 없는 것들이다.

나 역시도 부, 명예, 여자를 다 좋아한다. 그렇다고 다른 친구들이 가진 것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다만 스스로 되돌아봤다. 내가 진정 행복을 느끼는 게 무엇인가. 그런 과정 속에 종교에 대한 믿음도 생겼다. 살면서 혼돈에 휩싸이고, 어려울 때도 많다. 그렇지만, 지금 내 나이에 아직도 힙합 음악을 하고, 무대에 오를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예전에는 무대 위 나와 너, 세상과 나로 구분지어 생각했다. 그래서 공격적인 랩도 많이 쏟아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많이 변했다. 행동도 생각도 바르게 하려고 한다. 내가 미움을 품으면 결국 나한테 나쁜 영향만 남는다. 살면 살수록 찾아야 할 답이 많다. 래퍼로서는 자존심이 있지만, 나 개인으로는 없다.

난 아직 높이 오르지 못했다. 그래서 계속 올라갈 수 있다고 믿는다. 나보다 잘나갔던 친구들이 지금은 음악을 하지 못한다면, 결국 내가 더 낫다. 아직 정상을 못 갔기 때문에 계속 갈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바뀌었다. 어둠 속에 있던 순간도 있지만, 그만큼 얻은 것도 많다. 현실을 보는 눈도 생겼다. 제 위치는 아직 창창하고 갈 길이 많이 남아서 좋다. 모두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나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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