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권력암투 결말보다 진실이 궁금해

정용인 기자 2014. 12. 13.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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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문고리 3인방과 청와대서 쫓겨난 인사들이 벌이는 진실게임이 가관이다. 역대 정부의 측근그룹 싸움에는 그나마 포장된 명분이라도 있었지만 이들의 싸움엔 그마저도 없다. 한쪽은 "불장난"이라 하고 한쪽은 "국정농단"이라고 한다. 국민들은 수사결과나 싸움의 결말보다 진실이 궁금하다.

난타전이 벌어지고 있다. 언론 지면을 넘나들며 사건 관계자들의 폭로전이 이어지고 있다. 사건의 '디테일'은 공방에 따라 계속 바뀐다. 하지만 멀리서 보면 큰 윤곽이 드러난다. 기시감이 느껴지는 그림이다. 소위 3인방을 비롯한 청와대와 정윤회, 그리고 전직 청와대 근무자들과 전직 장관들 사이에 벌어지는 폭로전의 창끝은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을 향하고 있다.

12월 11일, <주간경향>은 다시 청담동 박지만 회장 집을 찾아갔다. 청담동 근린공원 입구에 자리 잡은 박 회장 집 주변은 한적했다. 기자가 아파트 11층에 있는 박 회장 집 사진을 찍자 검은 파카를 입고 있는 사람들이 예의주시했다. 대통령 동생 역시 청와대 경호실의 경호 대상이다. 기자는 그들이 경호실 직원인 줄 알았다. 다가가니 꾸벅 인사를 한다. 언론계 용어로 소위 '뻗치기'를 하는 기자들이었다. 머무르는 동안에도 드나드는 인사들은 없었다. 대통령 가족으로 경호를 받고 있다는 '흔적'도 눈에 띄지 않았다.

"박 회장 부부와 골프를 쳤다. 골프를 치고 돌아와서 박 회장이 단골로 다니는 술집에 갔다. 그곳에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지고 난 다음 차를 타고 집에 갔다. 그런데 미행이 붙었다. 집 앞까지 따라온 걸 확인했다. 정치적으로 엮일 일이 없는데 왜 나까지 따라왔는지 모르겠다." 이번 사건이 나기 전까지 박 회장 가족과 자주 모임을 가졌다는 한 인사의 증언이다. 이 인사를 따라붙어 미행한 이들은 누구일까. 대통령의 친인척을 관리하는 청와대 경호실 직원이었을까.

박지만 지인 "나도 미행당했다"

미행은 박 회장도 겪었다. 지난해 11월과 12월, 박 회장은 자신의 벤츠승용차 뒤를 밟고 있는 오토바이를 한 달 동안 예의주시했다. 박 회장 집 앞 차선은 넓지 않다. 박 회장은 자신을 따라오던 오토바이를 탄 '괴청년'(박 회장 지인의 표현)을 붙잡았다. 박 회장은 그로부터 "용역업체 직원이고, 정윤회씨의 지시로 미행하게 되었다"는 실토를 들었다. 박 회장은 이 용역업체 직원으로부터 자필 진술서를 받은 뒤 돌려보냈다. 이 논란은 3월 23일 시사저널 보도로 외부에 알려졌다. 세계일보가 공개한 공직기강비서관실의 문건 작성일은 올해 1월 6일이었다.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은 12월 12일자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문건 작성경위를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이 사표를 낸다는 이야기를 알아보다가 비선그룹이 모임을 갖고 국정을 논의한다는 충격적인 보고를 접했다. 보고서로 만들어 1월 6일 김기춘 실장에게 1부, 홍경식 당시 민정수석에게 1부씩 드렸다"고 밝혔다. 박 회장 미행 건에 대한 언급은 없다. 박 회장 미행사건과 공직기강비서관실 문건의 '정윤회' 키워드는 과연 우연의 일치였을까. 조 비서관이 공직기강비서관실의 정윤회 문건 작성경위와 관련, 의도적으로 말하지 않는 대목이 있는 것은 아닐까.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 전 비서관은 박지만 회장과의 관계와 관련해서 이렇게 말했다. "5~6월쯤 청와대 문건이 박스째 외부로 유출된 걸 알았다. 그래서 박지만 회장을 통해 박 대통령에게 전달해 '청와대가 회수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내가 주선해 <세계일보> 기자가 박 회장을 만났다." 이 말대로라면 박 회장과 다시 연락을 한 건 그가 면직돼(4월 15일) 청와대를 나온 다음이라는 것이다.

조 전 비서관에 따르면 세계일보 기자는 박 회장에게 세계일보가 문건을 입수한 경위를 그린 관계도와 함께 '시중에 유포되어 있다'는 박지만 회장 관련 문건 100여건을 전달했다. 조 전 비서관은 "당시 (세계일보 기자와의 대화내용을) 박 회장 측에서 녹취를 했고, 그 녹취록은 최근 검찰에 제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하나의 의문은 이것이다. 박 회장은 왜 그것을 녹취했을까.

수많은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세계일보가 공개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문서에서 비선실세로 지목된 정윤회씨가 세계일보에 대한 고소인 자격으로 12월 10일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하고 있다. / 서성일 기자

논란 당사자들이 말하지 않는 것들

조 전 비서관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 네거티브 대응팀에서 활약했다. 조 전 비서관이 네거티브 대응팀에 참여하게 된 '경위'에 대해 당시 캠프에 핵심 당직자로 참여했던 인사는 <주간경향>에 이렇게 설명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네거티브 쟁점은 거의 정리되어 있었다. 정수장학회, 박지만·근령씨와의 육영재단 분쟁, 지만씨의 마약문제, 그리고 정윤회 비선의혹 등. 조 전 비서관이 박 회장의 마약사건 담당 검사였던 것은 알고 있지 않느냐. 그 후 조 전 비서관은 박 회장과 막역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조 전 비서관이 대선 후 청와대에 들어간 것도 안봉근을 불신한 박 회장의 천거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 감찰에서 '7인회'의 일원으로 거론된 전모씨(전 EG 홍보팀장 출신)도 이때 네거티브 대응팀에서 같이 일했다. 조 전 비서관은 12월 1일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EG 홍보팀장으로 10년 동안 근무해 대통령 친인척 사정을 잘 아는 전씨를 청와대에 데려와 일하자고 천거했으나 정호성 1부속비서관이 '그런 이야기는 꺼내지도 마라'고 저지했다"고 밝혔다.

앞서 박 회장의 지인이 언급한 강남구 청담동 모 호텔 인근 건물 지하의 술집과 1층의 커피숍은 지난 대선기간과 올해 박 회장 측 주변 인사들이 주로 회합한 장소로 알려졌다. 대기업 대관팀을 거쳐 기업 홍보팀장을 하고 있는 한 인사는 "그 술집에서 박 회장 일행이 술을 마시며 이야기 나누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12월 11일 기자는 이 술집을 찾았다. 박 회장 집에서 직선거리로 약 500m.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인근 업계 관계자는 "그 술집은 철저하게 예약제로 운영하는 곳으로, 입구에 설치되어 있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도 들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의 전언대로 입구에는 아무런 표시가 없었다.

12월 10일 검찰청에 출두한 정윤회씨는 "엄청난 불장난에 춤춘 사람이 누군지 밝혀질 것"이라며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시면 알게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사건 초기부터 <주간경향>이 접촉한 전·현직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런 비상식적인 정치공방이 어디 있느냐. 정윤회의 지시에 따른 3인방의 국정농단이라는 것은 다 소설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는 검찰의 예상 수사 결론은 '지난해 10월부터 강남의 중식당에서 이뤄졌다는 십상시 모임은 허구'라는 것이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애당초 존재하지 않았던 모임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은 누구였다는 말일까.

12월 10일, 검찰 수사과정에서 문건 제보자로 지목된 박동열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은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흥미로운 주장을 한다. "박관천 경정에게 '강원도에 있는 정씨가 가끔씩 오토바이를 타고 와서 청와대 사람들을 만나고 돌아갔다, 그 장소가 성수대교 남단에 있는 식당'이라는 이야기를 해준 것은 맞다." 박지만 회장이 당했다는 '오토바이 미행'을 제외하고 정윤회씨의 오토바이 이야기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월간중앙>은 지난 2012년 7월호에서 '비박(非朴) 대선후보 진영의 한 주요 인사'의 말을 빌려 다음과 같은 풍설을 전한다. "서울 강남 삼성동 박 전 위원장 자택에 고(故) 최태민 목사의 사위 정윤회씨가 드나든다고 한다. 헬멧을 쓰고 오토바이로 이동하기에 동네에서도 그를 본 사람이 별로 없다. 또 나갈 때도 삼성동 자택 문이 열리면 오토바이를 타고 빠져나와 쏜살같이 사라진다."

정윤회씨의 반대편에서 문서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조응천 전 청와대공직기강비서관이 12월 5일 서울 중앙지검에 출두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김기남 기자

정윤회, 할리 데이비슨 마니아?

기자는 지난 수년간 정씨와 관련한 취재를 하면서 정씨의 오토바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정씨가 오토바이, 구체적으로 할리 데이비슨 마니아이며, 제주도에서 할리 데이비슨을 타다 사고가 나 죽기 일보 직전까지 갔지만 수술 후 회복했다는 소문도 있었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이지만 박지만 회장도 이 풍문을 들었을 가능성이 많다.

정윤회씨가 출두한 다음날인 12월 11일, 친박계 한선교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박지만 회장이 대선 직전에 자신과 가진 사적인 자리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고 전했다. "누나가 대통령이 된다면 난 두 번째로 대통령의 가족이 된다. 남들은 참 복도 많다고 생각할진 몰라도 그렇지 않다. 나의 인생은 대통령의 아들이 모자라서 이제는 대통령의 동생으로 살아야 한다. 나와 내 가족의 사적인 삶은 없어지는 거다."

"어디선가 '박정희가(家)가 몰락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더군요. 가슴 속으로 울었습니다. 돌아가신 부모님께 면목도 없고요. 최 목사님 문제라 시끄러운 것이 형제간의 다툼으로 비쳐질 때마다 사람 만나기가 두려워요. 지금 그분은 80 고령에다 건강도 나빠 저와 접촉도 없어요."

1991년 5월 17일, 중앙일보 금요특집 <주말광장>에 실린 기사에서 박근혜 당시 육영재단 전 이사장의 말이다. 현재 인터넷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기사다. 중앙일보 사이트에서 검색해보면 제목만 나오고 본문은 생략되어 있다. 기사 작성자는 김진 현 중앙일보 논설위원이다. 여기서 박 전 대통령이 언급한 '최 목사'는 최태민 목사다. 기사에는 박지만, 근영씨가 당시 정부(노태우 정권)에 낸 탄원서도 거론된다. 지만씨는 당시 마약투약 혐의로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었다. 최태민에 대한 근영, 지만씨의 인식은 같은 기사에서 거론된 근영씨의 말에서 확인된다. "…그런데 언니의 그 고운 이미지가 최씨 때문에 많이 손상된 것 아닙니까. 감히 말하건대 최씨는 우리 집안을 해친 사람이에요. 자신에게 따라붙는 잡음을 결과적으로 몽땅 언니에게 뒤집어씌운 것이 아닙니까." 단지 1970년대 후반의 구국여성봉사단을 둘러싼 논란만을 두고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다. 1987년부터 외부로 드러나 2007년 느즈막까지 계속되던 육영재단 분규를 둘러싼 인식이다. 정씨는 최씨의 사위다. 최씨를 '집안을 해친 사람'으로 보고 있는 근영씨 말을 보면 정씨에 대한 인식 역시 최씨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지만씨와 정씨 간 갈등과 대립의 근원이 꽤 오래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런데 육영재단 분규와 관련한 당시 기사를 찾다보면 최태민과 함께 거론되는 인물이 정윤회씨의 부인이자 최태민 목사의 다섯째 딸인 최순실씨다. 왜 순실씨가 자꾸 거론되는지에 대해 전 육영재단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당시 육영재단 어린이집이 잘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유아교육시설이 많지 않았을 때다. 신입 원아를 모으면 경쟁률이 5대 1이 넘었다. 반도 8개였던 것을 더 증설했다. 리라초등학교처럼 통학버스가 있었다. 능동에 자리 잡고 있었지만, 강남 압구정동이나 대치동, 역삼동을 거쳐 아이들을 태우고 오는 버스도 있었다. 강남에서 다니는 애들이 많았다. 그런데 최순실씨가 어린이집 원장을 그만둔 뒤 압구정동에 유치원을 열었다. 재단 사람들 사이에서는 결국 재단은 껍데기가 되고 최씨 일가가 단물은 다 빼간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최씨의 재산형성 과정에 대한 의혹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숨겨진 최씨 일가의 3000억원대 재산이 발견되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기존에 알려진 강남의 빌딩 및 강원도의 목장지, 그리고 경기도 하남의 카페촌에 있는 최씨 소유의 땅들의 '시가'를 다 더하면 3000억대가 된다는 보도였다. 하남의 카페촌에 자리 잡은 고깃집은 지난 5월에 폐업한 것이 확인됐다. 여기에 올 초 <주간경향>이 확인한 2005년도에 사들인 강원도 목장지의 경우, 해당 거래 정황을 알고 있다는 현지 부동산 관계자는 "오랫동안 내놓았지만 팔리지 않았던 땅을 정씨 부부가 구입한 것인데, 바람대로 목장을 만들기도 쉽지 않고 땅값도 크게 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큰 이익을 봤다고 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재테크'의 관점으로 보면 유능한 투자자는 아닌 셈이다. 하남 땅의 경우, 땅을 담보로 최씨가 올해 2월 21억6000만원을 대출한 것이 확인된다. 국가대표 승마선수로 있는 딸이 갖고 있는 고가의 마장마술용 말과 관련한 '풍문'에 대한 알리바이가 얼추 만들어지는 셈이다.

정윤회·최순실 의혹 끊이지 않는 까닭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혹은 끊이지 않는다. 마치 유령이나 귀신과도 같다. 증명이 되지 않았음에도 관련설이 끊이지 않는다. 대관업무를 하고 있는 한 기업 관계자는 이번 문건 유출사태에 왜 한화가 끼여 있었는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한화 회장 셋째가 정씨의 딸과 같이 승마선수를 하고 있는 것은 알려져 있는 일 아닌가. 막후 실세로 정윤회라는 이름이 거론되는 한, 어떻게든 그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고 선을 대려고 하는 것은 내가 그 기업 관련자라도 당연히 했어야 하는 일이었다." 지난 8월 정씨의 독도 방문 동행설 및 거액 후원설이 나온 CJ그룹도 같은 맥락으로 보면 될 것이라는 것이 이 인사의 설명이다.

피폐해진 것은 박지만씨 쪽도 마찬가지였다. 앞의 박씨 지인은 이렇게 말했다. "옆에서 보면 너무 불쌍하게 산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제기된 의혹에 서향희 변호사는 아예 폐업신고를 하고 두문불출 육아에만 집중하고 있다. 우울증도 앓았던 것으로 안다. 지난 일요일인가, 청와대에서 얼씬 못하게 하고 있다는 누나 발언에 대해 박 회장도 한편으로는 수긍을 하겠지만, 죄인 아닌 죄인으로 사는 이들 가족의 마음을 누가 다 헤아릴 수 있을까."

결국 청와대 3인방과 정윤회씨를 한편으로 하고, 박근혜 정부에서 쫓겨난 전직 청와대 고위관계자들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악무한적인 진실게임은 누군가 완패하지 않는 한 쉽게 끝날 싸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현재까지 나온 결과로 봤을 때 이번 논란에서 패배자는 최종적으로 박지만 회장 쪽이 될 가능성이 높다. 조응천 그룹으로 알려진 청와대 오모 행정관의 사표가 11일 수리된 것도 그 징후로 읽힌다. 수족들이 잘려나가고 있는 박 회장 입장에선 또 한 명의 희생자가 나온 셈이다. 그렇다고 승자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이긴 쪽도 상처뿐인 승리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윤태곤 의제와 전략 더모아 이사는 이렇게 말했다. "역대 정권을 보더라도 MB 정부 때 정두언 대 이상득, 참여정부 때 천정배 대 이광재의 측근그룹 싸움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에는 중도주의냐 TK냐, 진보냐 우클릭이냐라는 포장된 명분이라도 있었지 않았느냐. 이번 진실게임에서 누가 맞았다고 손을 들어준다고 달라질 것이 과연 무엇이 있을까. 과거의 측근 다툼에 비춰본다면 훨씬 더 전근대적인 충돌이라는 점에서 박근혜 정부가 받을 상처는 클 수밖에 없다." '정권의 실패'로만 끝날 일이 아니다. 결국 정권 내 암투를 강 건너 불구경할 수밖에 없는 국민의 불행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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