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받던 30대 게이 CIO, 왜 나이키를 떠났나

왓슨 나이키 CIO, 스카웃 10개월만에 돌연 사퇴
활발한 독신 게이로 시골생활 적응 못한 탓
  • 등록 2014-12-12 오후 2:50:27

    수정 2014-12-12 오후 2:54:20

10개월만에 나이키를 돌연 사퇴한 앤서니 왓슨 CIO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세계 최대 스포츠용품 업체 나이키(Nike)에 정보기술(IT)을 덧입히기 위해 스카웃된 촉망받는 30대 고위 간부가 1년도 못 견디고 회사를 떠났다. 사회성 좋고 활발한 성격을 가진 게이(남성 동성애자)에게 나이키 본사가 있는 오레곤주(州) 포틀랜드는 적응하기 너무나 힘든 곳이었다.

영국 바클레이즈에서 유럽, 중동, 글로벌 사업부문 최고정보책임자(CIO)로 일하다 나이키에서 정보시스템 분야를 총괄하는 최고위직으로 영입된 앤서니 왓슨(38)은 별다른 이유없이 10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와 포춘 등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왓슨 CIO는 나이키에 영입되자마자 두각을 드러냈다. 10개월도 안돼 나이키를 IT와 접목시킨 기업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5개년 사업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 기술을 도입하고 주니퍼 네트웍스와도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제록스 등 아웃소싱 벤더들과의 계약도 갱신하는 성과를 냈다. 또 `나이키 퓨얼밴드`라는 피트니스용 웨어러블 하드웨어 기기 생산을 중단하고 소프트웨어만 생산하도록 했다. 70명의 하드웨어팀 가운데 55명 정도를 해고하는 결단도 선보였다.

이런 그가 갑자기 회사를 떠나게 되면서 그의 사퇴 이유를 두고 “회사가 너무 많은 일을 시키고 신속하게 변화를 요구하면서 마찰이 컸다”는 등의 온갖 억측이 난무했지만, 그가 회사를 관둔 진짜 이유는 자신이 생활하는 지역에 대한 불만 탓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출신인 왓슨 CIO는 런던에 살다가 나이키로 오면서 본사가 가까운 포틀랜드 바로 곁에 있는 오레곤주 비버튼에 둥지를 텄다.

그의 한 지인은 “이 곳에서의 따분한 삶은 그에게 문화 충격이었다”며 “그는 오레곤에서의 생활을 과소평가한 면도 있지만, 독신인 게이로서 이런 곳에서 살아가긴 쉽지 않았고, 지난달말 런던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함께 추수감사절 휴일을 보내고 돌아온 뒤 회사를 떠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전했다.

또다른 한 측근도 “왓슨은 나이키에서 일하는 것을 사랑했다”고 전하며 “그가 대도시에서 살 수 있었다면 회사를 떠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귀뜸했다.

왓슨 CIO 역시 회사를 떠나기로 한 뒤 자신의 트위터에 “개인적인 이유로 회사를 떠나며 나의 사퇴와 관련해 이상할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나이키는 엄청난 직원들이 일하는 위대한 기업이며 나는 단지 개인적인 여건이 달라져 회사를 떠나는 것이며 나의 사퇴는 나이키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또 “앞으로 나이키가 늘 성공하길 빈다”고도 했다.

나이키 CIO라는 자리는 많은 IT 전문가들에게는 꿈같은 보직이다. 왓슨 CIO가 받은 연봉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시장 정보업체인 샐러리닷컴에 따르면 나이키 CIO의 연봉은 30만달러(약 3억3100만원)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왓슨은 동성애차별반대연합(GLAAD)의 이사회 멤버로, IT 업계에서는 게이들의 롤모델로 추앙받아 왔다. 10월에는 파이낸셜타임스(FT)가 선정한 전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게이 지도자 가운데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에릭 스프렁크 나이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직원들에게 보낸 사내 서한에서 ”왓슨이 개인적인 이유로 회사를 떠나게 된다“고 전한 뒤 ”이 회사에서 그는 비전을 가지고 일했고 5년간 테크놀러지를 접목시켜 나이키의 성장을 재조정하는 5개년 계획을 추진해온 만큼 그의 공로에 감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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