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외교 국조에 발끈 친이계..지도부 성토(종합2보)
4대강 국조땐 '분당' 불사 배수진 분위기도 친박측에 전달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김연정 기자 = 새누리당 친이(친 이명박)계는 11일 자원외교 국정조사를 실시키로 한 여야간 합의에 강한 불만감을 표출했다.
특히 국정조사를 요구한 새정치민주연합보다 이를 합의해 준 당 지도부에 대한 섭섭함을 강하게 드러냈다.
청와대 뜻에 따라 '정윤회 비선실세' 의혹 사건을 덮고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연내 추진하기 위해 국가 정책을 국조의 대상으로 골랐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친이계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은 11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야당일 때도 그랬고 야당은 으레 지난 정부를 조사해 보자고 하게 마련"이라면서 "그러나 여당의 태도가 지난 정권을 제물로 삼아 정권 위기를 돌파하려 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공무원연금 문제는 야당과 딜(거래)을 할 게 아니라 이해당사자인 공무원 노조하고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해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증인 출석에 대해 "합리적 평가의 틀에서 벗어나서 전직 대통령과 정권에 모욕을 주려는 것은 정치 보복"이라면서 "거리낄 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 정책 때문에 전직 대통령이 나온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고 못박았다.
이렇게 강력 반발하고 있지만 친이계가 극도의 거부감을 느끼는 4대강사업 국조를 쳐내기 위해 절충점을 찾은 협상 전략이라는 추측도 있다.
야당과의 '빅딜' 추진과정에서 친이계는 4대강사업에 대한 국조를 받을 경우 '분당'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친박(친 박근혜)계에 전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친박계도 친이계를 안고 가지 않을 경우 공무원연금 개혁이나 부동산 3법 등 법률안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전 대통령 재임 당시 특임장관을 역임한 주호영 정책위의장도 협상 타결 전인 지난 10일 오전 이 전 대통령의 삼성동 사무실을 찾아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9일이 이 전 대통령의 대통령 당선일이자 생일이어서 인사차 방문했다는 게 주변 인사들의 설명이지만 현 여당 지도부의 입장과 여야 협상 상황도 언급했을 것으로 보인다.
사전에 친이계와 여당 지도부가 협상 내용에 어느 정도 교감이 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새누리당으로서는 4대강사업 국조는 이명박 정부에 국한해서 진행될 수밖에 없어 야당이 요구했던 자원개발 국조 등 다른 국조보다 더욱 부담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해외자원개발이 원래 '고위험 고수익' 사업으로서 역대 정부 실적과 비교해 봐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게 새누리당의 인식이다.
한 당직자는 "자원외교 국조를 하려면 역대 정부 다 뒤져야 하고,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외국의 공무원과 기업까지 조사를 해야 하는데 그럴 권한도 없다"면서 "어차피 여야간 공방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또 따지고 보면 당시 자원외교의 핵심 부처인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친박(친 박근혜) 실세로 통하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인 만큼 오히려 현 정부로 타깃이 옮겨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때문에 최 장관이 처음부터 자원외교 국조에 대한 거부감을 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ayyss@yna.co.kr,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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