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단체, 인권헌장 폐기 반발하는 서울시청 농성 해산

배문규 기자

서울시의 ‘서울시민 인권헌장’ 폐기에 반발해 점거 농성을 벌여온 성소수자 단체와 시민단체들이 11일 해산하기로 했다.

지난 6일부터 시청 로비에서 점거 농성을 벌여온 ‘무지개농성단’은 이날 “서울시가 향후 논의의 자리를 만들어 나갈 것을 약속했고, 박원순 시장이 ‘진정성 있는 조치를 취하라’는 지시를 한 점을 중요하게 평가한다”면서 농성을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달 28일 시민위원들이 표결을 통해 성소수자 차별금지를 포함한 인권헌장안을 통과시키자, 합의로 볼 수 없다며 헌장을 폐기했다. 또한 지난 1일 개신교 목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해 인권변호사가 인권을 찬반 문제로 격하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반발하며 농성단은 점거농성을 시작했다.

지난 6일 성소수자 단체들이 서울시청 로비에서 점거 농성을 시작하며 ‘성소수자에게 인권은 목숨이다’라는 현수막을 청사 난간에 걸고 있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ghyang.com

지난 6일 성소수자 단체들이 서울시청 로비에서 점거 농성을 시작하며 ‘성소수자에게 인권은 목숨이다’라는 현수막을 청사 난간에 걸고 있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ghyang.com

박 시장은 지난 10일 이들과 만나 인권헌장 제정이 차질을 빚은 데 사과하며, 지속적으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권헌장 제정 재추진은 사실상 포기하기로 했다.

농성단은 “시청 점거 농성이 오늘 마무리된다고 해서 투쟁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세력은 성소수자만이 아니라 인권의 가치를 바닥에 팽개치며 이주민, 장애인, 빈곤층 등 사회적 약자를 공격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 ‘인권은 합의의 대상이 아니다. 성소수자의 존재가 찬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함께 싸우고 행동할 때 차별과 폭력으로부터 안전해질 수 있다’는 원칙을 가지고 계속 싸우겠다”고 밝혔다.


Today`s HOT
러시아 미사일 공격에 연기 내뿜는 우크라 아파트 인도 44일 총선 시작 주유엔 대사와 회담하는 기시다 총리 뼈대만 남은 덴마크 옛 증권거래소
수상 생존 훈련하는 대만 공군 장병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불법 집회
폭우로 침수된 두바이 거리 인도네시아 루앙 화산 폭발
인도 라마 나바미 축제 한화 류현진 100승 도전 전통 의상 입은 야지디 소녀들 시드니 쇼핑몰에 붙어있는 검은 리본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