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정윤회 문건' 파문] 특별한 통로..문재인·원세훈도 못 피했던 검색대 건너뛰어

이경원 문동성 기자 입력 2014. 12. 11. 04:36 수정 2014. 12. 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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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출석 이모저모..검찰직원 전용 출입문 이용

비선실세 의혹을 부인하며 스스로를 '야인'이라 부르지만 그의 검찰 출석 장면만큼은 '실세급'이었다. 10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나온 정윤회(59)씨는 여느 출석자들과 달리 1층 로비 보안검색대를 통과하지 않았다. 수사관들의 안내에 따라 검색대 반대편에 있는 검찰직원·장애인 전용 출입문 안으로 들어가 그곳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조사실로 올라갔다. 주요 인사들에게도 웬만해선 허용되지 않는 통로였다. 지난해 11월 민주당 문재인 의원, 지난해 7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도 이 통로를 지나지 못했다.

정씨는 오전 9시48분 검은색 구형 에쿠스 자동차에서 내려 옷깃을 여미며 청사 출입구 계단에 올라섰다. 하늘색 넥타이에 말쑥한 코트 정장 차림이었다. 은색 금속테 안경을 쓴 데다 옅은 갈색으로 머리를 염색해 그간 언론에 공개된 사진들과 다른 인상을 줬다.

정씨를 보기 위해 모인 취재진은 일본 중국 등 외신을 포함해 200명에 이르렀다. 검찰은 정씨의 신변보호 요청을 받아들여 포토라인에 선 그의 좌우를 포함, 직원 8명을 배치했다. 취재진에게 포토라인을 지켜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특별한 과보호는 아니다. 다치기라도 하면 사회적 문제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씨가 검색대를 거치지 않은 이유는 "같이 있던 직원이 처음이라 당황해서 '화물용' 엘리베이터로 안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씨는 포토라인에서 미간을 약간 찌푸리고 질문을 받았다. 그는 심경과 국정개입 의혹을 묻는 두 질문에만 답했다. '청와대 인사와 접촉한 적이 있느냐'는 세 번째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과 통화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작게 "없다"고만 했다.

고소인이자 피고발인 신분으로 정씨를 조사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수봉)는 이날 취재진 출입을 통제했다. 복도에 오래 머무르는 이가 있으면 검찰 수사관이 찾아와 살폈다. 문건 유출을 수사 중인 특수2부(부장검사 임관혁)도 취재진 출입을 막았다.

정씨는 점심 식사로 검찰청 근처 한식당에서 볶음밥을 주문해 먹었다. 검찰이 정씨를 불러 조사한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 8월에도 그를 소환했고, 그때도 철저히 비공개를 유지했다. 당시 정씨는 자신이 박지만 EG 회장을 미행토록 지시했다고 보도한 주간지 기자들을 고소한 상태였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행적에 의문을 제기한 가토 다쓰야(48)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사건에서는 핵심 참고인이었다.

그는 당시 "4월 16일 청와대에 간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국민일보 8월 25일자 1면 참조). 그럼에도 세간의 의혹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은 그가 문화체육관광부 인사에까지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연일 언론을 장식하고 있지만 정씨는 현재 직업과 사는 곳조차 알려져 있지 않다. 그를 검찰청까지 태워온 운전기사는 어디서 출발했는지, 정씨가 무슨 말을 했는지 등의 질문에 "아무것도 모른다"고만 했다.

이경원 문동성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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