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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거부한 시민인권헌장, 시민이 직접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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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 인권헌장 제정을 축하하는 시민들의 모임(시민모임)이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서울시민 인권헌장 제정을 축하하는 시민들의 모임(시민모임)이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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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서울시가 '서울시민 인권헌장 제정 시민위원회(시민위원회)'측이 지난달 28일 의결한 인권헌장(안) 확정·선포를 거부하면서 5일째 인권단체 등의 시청 점거농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인권의 날인 10일 인권헌장 제정에 찬성하는 시민·인권단체 회원들은 박 시장에게 인권헌장 선포를 요구했다.

'서울시민 인권헌장 제정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모임(시민모임)'은 이날 오후 12시 서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민위원회가 확정한 인권헌장을 예정대로 선포하라"고 밝혔다.
당초 시민모임 측은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인권헌장 제정에 반대하는 종교단체인들이 확성기를 틀며 반발하자 장소를 서울광장으로 옮겼다.

먼저 발언에 나선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는 "인권헌장 제정 과정은 어떤 지자체 사업도 따라올 수 없다고 할 만큼 회의도 많이 열었고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했다"며 "시가 막판에 만장일치가 아니라면 인권헌장을 발표할 수 없다고 해서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인권헌장 제정과정에 참여했던 이종걸 시민위원도 "지난달 28일 인권헌장을 통과시킨 후 환영하고 기뻐할 새도 없이 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합의가 무산됐다고 선언했다"며 "이후 성명서를 통해 명백히 적법한 절차에 따라 통과됐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에 시민들이 직접 선포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시민들은 스케치북에 쓴 인권선언 조항들을 하나씩 읽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후 인권헌장과 세계 인권의 날을 기념하는 떡을 직접 자르며 인권헌장 제정을 축하했다.

시의 합의 무산 선언 이후 지난 6일부터 시청에서 농성 중인 한가람 변호사는 "인권헌장으로 인해 촉발된 농성으로 시민들께는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시민들이 직접 차별 최전선에 있는 성소수자의 인권을 담아 발표하는 것은 너무 자랑스럽지만, 시민들이 직접 발표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박 시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인권헌장과 관련된 질의에 "오후께 입장을 전해드리겠다"고 밝혔다. 인권단체와 시민들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박 시장이 어떤 해법을 내 놓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다만 시 관계자는 "'합의 무산'이라는 입장이 번복되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안경환 시민위원회 위원장은 "66년전 이날에는 유사 이래 인류가 만든 가장 아름다운 선언인 '세계 인권 선언'이 발표 됐다"며 "오늘 낭독한 인권헌장은 시대정신을 담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인권도시 서울의 청사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권헌장 제정 과정에서 나타난 혼란과 갈등을 보다 나은 세상, 그 누구도 인권의 높낮이가 없는 세상을 위한 하나의 진통으로 받아들이자"고 덧붙였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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