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약만 믿었다간 염증 더 악화.. 꼼꼼한 칫솔질이 진짜 '藥'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4. 12. 10. 09:11 수정 2014. 12. 1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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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몸에 염증이 심한 김모(69·서울 성북구)씨는 칫솔질을 할 때마다 잇몸이 아프고 피가 났다. 어쩔 수 없이 칫솔질을 살살 하게 되고, 횟수도 줄었다. 김씨는 대신 약국에서 잇몸을 강화해준다는 약을 구입해 1년 넘게 복용했다. 하지만 증상이 좋아지지 않았다. 치과 의사는 "잇몸약으로는 염증을 치료할 수 없다"며 "칫솔질을 제대로 하지 않고 약만 먹으면 증상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잇몸약, 근본 치료 방해할수도

시중에서 파는 잇몸약은 '잇몸의 부기를 가라앉히고, 출혈을 멎게 하고,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홍보되고 있다. 하지만 일시적인 효과일 뿐 근본적인 염증 치료에 도움이 안 된다고 의사들은 말한다. 고대안암병원 치과보철과 류재준 교수는 "잇몸 염증은 잇몸에 남아있는 세균 탓에 생기기 때문에, 세균을 제거하지 않고 약만 먹어서는 증상을 개선할 수 없다"며 "증상이 일시적으로 완화되면 오히려 꼭 필요한 치료를 미루게 돼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항균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잇몸약도 있다. 하지만 세균의 활동성을 약하게 하는 정도이지 세균을 없앨 수는 없다. 잇몸 염증의 주원인인 잇몸 밖에 서식하는 세균에 작용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강남세브란스치과병원 치주과 문익상 교수는 "잇몸약은 항생제가 아니기 때문에 세균을 죽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게다가 잇몸 염증을 유발하는 세균의 90% 이상이 잇몸 밖에 있는데, 약 성분이 잇몸 밖의 세균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류재준 교수는 "잇몸약은 치료제가 아닌 건강보조식품 정도의 기능을 한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꼼꼼한 칫솔질이 잇몸약보다 중요

잇몸에서 피가 날 때는 약을 먹기보다 '피가 더 나도 상관없다'는 마음으로 꼼꼼하게 칫솔질을 해야 한다. 잇몸 염증을 유발하는 세균은 치아와 잇몸 사이에 있는 2~3㎜ 정도 깊이의 틈(치주 포켓)에 산다. 이 세균을 제거해야 염증도 완전히 없어진다. 류재준 교수는 "피가 한번 크게 나더라도 세균만 깨끗이 없어지면 출혈은 1~2주 안에 멈춘다"며 "잇몸 염증이 있을 때 피가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 걱정하지 말고 꼼꼼히 닦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익상 교수는 "굳이 잇몸약의 효과를 보고 싶다면 치과에서 검진을 받아 염증 치료를 한 후 쓰거나, 스케일링 치료를 꾸준히 받으면서 복용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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