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문건' 제보자 박 경정과 엇갈린 진술

김정우 남상욱 2014. 12. 9.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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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열 前 대전국세청장 "회동 직접 본 건 아니다" 진술

박 경정, 김춘식과 3자 대질, 정보 최초 출처는 못 밝혀

檢, 정윤회 내일 소환조사

8일 저녁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과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사무실에 늦게까지 불이 켜져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현 정부 비선실세로 거론되는 정윤회(59)씨의 국정개입 정황이 담긴 이른바 '청와대 정윤회 문건'은 전직 지방국세청장의 제보를 토대로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8일 제보자와 문건 작성자인 박관천(48ㆍ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 경정, 고소인 측인 김춘식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 행정관 등을 불러 3자 대질조사까지 벌이는 등 문건 내용의 진위를 확인한 결과 신빙성이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정윤회 문건과 관련한 명예훼손 고소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는 이날 오전 박동열(61) 전 대전국세청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박 전 청장에 대한 검찰 조사는 전날 밤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2010년 6~12월 대전국세청장을 지낸 박 전 청장은 2011년 초 국세공무원교육원장을 지낸 뒤 퇴직했다.

검찰 관계자는 "통화내역이나 이메일 등 여러 객관적 증거와 관련자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 현재로선 박 전 청장이 문건 내용과 관련한 유일한 제보자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건에 '전 육영재단 임원의 처조카로 정씨와의 친분을 과시한다'고 적혀 있는 기업인 김모씨가 제2의 제보자라는 설에 대해선 "아닌 것으로 안다"고 선을 그었다.

검찰은 박 전 청장을 상대로 박 경정에게 정씨와 청와대 비서관, 행정관들의 모임과 관련한 이야기를 해 준 게 사실인지, 해당 모임에 참석하거나 직접 봤는지, 문건에 기재된 '김기춘 사퇴설'의 유포 등을 모임 참석자에게 들었는지 등을 캐물었다. 검찰 조사에서 박 전 청장은 박 경정과 연락하며 지낸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내가 직접 보거나 들은 내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박 경정도 4일에 이어 재소환, 문건 작성 경위를 집중 조사했다. 앞서 박 경정은 "평소 알고 지냈던 박 전 청장으로부터 정씨와 청와대 참모진들이 정기 회동을 갖고 국정을 논의한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제보 내용이나 경위 등에 대한 두 사람의 진술이 상당 부분 일치하지 않는다고 판단, 이들에 대해 대질신문을 진행했다. 검찰은 또, '십상시' 멤버로 지목된 김춘식 행정관도 이날 불러 3자 대질 조사까지 벌이며 김 행정관이 정보의 원출처일 가능성을 따져봤으나 그는 무관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번 사태의 핵심 인물인 정씨에 대해선 10일 오전 고소인 자격으로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정씨는 청와대 인사들과 별개로 문건을 보도한 세계일보 기자 3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으며,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에 의해 고발 및 수사의뢰됐다. 정씨는 우선 고소인 조사를 먼저 받은 뒤, 문화체육관광부 국ㆍ과장 교체 개입 의혹에 대해 피고발인 조사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정씨와 청와대 10인방의 '비밀 회동' 실체 파악을 위한 관련자들의 휴대폰 통화내역 및 기지국 위치 내역 등에 대한 분석 작업도 진행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본인들의 휴대폰만이 아니라 차명폰, 대포폰 등을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시간이 좀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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